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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김치 논란에, 세 중국인이 묻는다

  • 2005-10-12 22:30

 



- 증거 없는 언론 보도, 한중 우호 걸림돌
- "가격만 맞추라"는 한국 수입업자가 문제
- 불법 유통되는 김치부터 제대로 단속 해야


중국 김치 유해성 논란이 한중 외교 갈등 원인으로까지 부상하고 있다. 특히 주한 중국 대사관 관계자가 ''''언론이 식약청 같은 공신력 있는 기관의 주장"을 외면한 채 " 증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편견성 보도를 한다면, 한중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까지 해 주목된다.

주한 중국 대사관 경제상무처 사진관 서기관은 12일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저녁 7:05 - 9:00)에 출연해 ''''식약청 발표를 봐도 중국산 김치에선 국제 납 허용 기준인 0,3 PPM의 6분의 1 수준인 0.05PPM이 검출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언론이 객관적인 증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혹시나 편견에 바탕해서 오보를 낸다면 한중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김치 공장인 연길 동북아식품 유한공사를 운영하는 이명실 사장은 같은 프로그램에서 ''''최근 중국산 김치 보도 이후 수출물량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있다'''' 며 다음 주부터는 수출품에 대해 기존의 '''' 미생물 검사, 농약 검사에 이어 중금속 검사도 받게 된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이 과정에서 이 사장은 특히 중국산 김치 안정성 논란에서 한국 수입업자 역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지적해 눈길을 끈다. '''' 중국김치를 수입해가는 일본 수입업자들만 해도 ''''품질'''' 유지를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한국 업자들은 ''''가격''''에만 집착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가격을 맞출 수 없으니 싼 농산물로 대체할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같은 프로그램에서 중국 연변 과기대 식품공학과 길미정 교수 역시 한국 검역당국의 책임 문제를 지적한 점도 눈길을 끈다. 길교수는 식약청과 고경화 의원 조사 결과가 상이한 것은 ''''식약청은 정식 통관된 중국 김치만 검사한 듯 하고 고경화 의원은 불법으로 들여온 것까지 포함해 조사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결국 주목해봐야 할 것은 ''''많은 한국인들까지 포함된 보따리 장사에 의해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저가 상품''''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한국 식품 검역 당국의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 명의 중국인의 질문에 대한 우리 정부의 답이 주목된다.


<----- 이하 방송 내용 전문 ----->


◎ 사회/김어준>

중국 당국이 최근 ''한국의 중국 김치 안전성 보도''와 관련해 불만을 표시한 일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어떤 불만인지 주한 중국 대사관 경제상무처의 사진관 서기관의 이야기부터 들어보겠습니다.


◑ 사진관 서기관>

이번에 우리 중국 정부도 식품 안전 문제에 대해 아주 정확히 하고 있습니다. 국내 식품과 수출 식품도 모두. 안전에 합격해야 시장에 나갈 수 있고, 수출할 수 있습니다. 얼마전 식약청이 발표한 결과에 근거해서 보더라도, 중국산 김치에선 국제 납 허용 기준인 0,3 PPM의 6분의 1 수준인 0.05PPM이 검출됐습니다. 한국에서 생산하는 김치와 특별한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요. 일부 매체에서 중국산 김치의 납함량이 3-5배 가량 높다고 보도했는데, 그건 권위있는 검사 결과가 아니거든요. 앞으로도 김치 뿐 아니라 중국에서 들어오는 제품에 대해 문제가 있다면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보도했으면 좋겠습니다.



◎ 사회/김어준>

이번엔 중국 연길에서 김치 공장을 운영하는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중국 김치에 납이 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어떠셨나요?


◑ 이명실 사장>

자격지심이 작용하나봐요. 중국산 김치가 한국산 김치에 비해 크게 차이점이 안나잖아요. 선입견이 있는 것 같아요.

◎ 사회/김어준>

운영하시는 공장에 실제로 타격이 있었나요?


◑ 이명실 사장>

보도가 나간 이후로 수출 물량이 반으로 줄었어요.

◎ 사회/김어준>

보도된 바로는 중국산 김치의 원료가 되는 배추나 고추에 중금속 함량이 많다고 하는데요. 배추나 고추는 어디서 어떤 식으로 수급하십니까?


◑ 이명실 사장>

산지에서 조선족들이 직접 심고 재배합니다. 제 생각에는 한국산과 별 차이 없을 것 같습니다.

◎ 사회/김어준>

김치는 어느 나라에 수출하시나요?


◑ 이명실 사장>

주로 일본과 한국에 합니다.

◎ 사회/김어준>

일본쪽 수출량도 줄었나요?


◑ 이명실 사장>

아니요. 일본쪽 수출량은 꾸준합니다.

◎ 사회/김어준>

일본에서는 한국에서 이런 논란이 있는 걸 모르나요?


◑ 이명실 사장>

모르는 것 같더라구요.

◎ 사회/김어준>

한국과 일본에 수출할 때 관행 등에서 차이점이 있나요?


◑ 이명실 사장>

한국은 일단 가격깎기에 바쁩니다. 한국에서는 가격을 제시하고 그 가격에 맞춰주길 바랍니다. 일본은 그렇지 않아요. 일본에선 가격에 상관없이 품질을 높여달라고 합니다.

◎ 사회/김어준>

그러다보면 가격에 맞추기 위해 싼 원료를 쓸 수도 있겠네요?


◑ 이명실 사장>

아주 가끔 그러기도 합니다. 가격에 맞추려면 어쩔 수 없이.

◎ 사회/김어준>

중국에서도 식품안전과 관련된 검사가 있겠죠?


◑ 이명실 사장>

예. 수출하려면 미생물 검사, 농약 함량 검사, 대장균 검사 등을 다 거쳐야 하구요. 다음 주부터는 중금속 검사까지 받아야 합니다.

◎ 사회/김어준>

한국에서는 막연하게 ''중국의 공장이 위생상태가 안좋고 시설이 낙후됐을 것이다''란 이미지가 있거든요.


◑ 이명실 사장>

직접 와보시면 그런 생각이 다 편견이란 걸 아실 거에요. 위생상태는 한국 못지 않습니다. 제가 한국의 대표적인 김치 공장도 자주 다니는데요. 우리와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아요.

◎ 사회/김어준>

규모가 작은 공장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 이명실 사장>

그건 한국도 마찬가지일 거에요. 한국에서도 위생상태가 좋은 곳이 있고 나쁜 곳이 있잖아요. 하지만 수출할 김치의 경우 위생허가가 안떨어지면 수출을 할 수가 없습니다. 중국에서는 허가 따기가 무척 힘들어요.

◎ 사회/김어준>

중국산 김치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하실 말씀이 있다면?


◑ 이명실 사장>

저희도 한국에 자주 다니면서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중국산이라고 하면 일단 무조건 나쁘다는 편견은 버려주셨으면 좋겠어요.



◎ 사회/김어준>

이번엔 중국 연변 과기대 식품공학과 길미정 교수님의 말씀을 들어보겠습니다.
중국산 김치 파문에 대해 조선족 분들은 뭐라고 하시나요?


◑ 길미정 교수>

일반적인 조선족들은 아직 반응이 없지만, 그동안 농수산물이나 식품가공에 대해 편향보도하는 것은 굉장히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 사회/김어준>

중국산 김치의 위생수준은 어떤가요?


◑ 길미정 교수>

제대로 시설을 갖춘 곳도 있고, 가내수공업처럼 하는 곳도 있는데요. 김치가 수출되려면 2군데를 거쳐야 합니다. 일단 중국의 상품검역소가 있구요. 그 다음에 한국 식약청에서 받아들여야 수출할 수 있습니다.

◎ 사회/김어준>

중국의 상품검역소는 엄격한가요?


◑ 길미정 교수>

굉장히 엄격한데요. 중국 검역소의 기준이 한국에서 원하는 기준과 동일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사회/김어준>

중국산 김치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보십니까?


◑ 길미정 교수>

식약청에서 조사한 건, 식약청을 통과한 것만 조사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겠죠. 그런데 고경화 의원은 불법으로 들여온 것까지 포함해 조사한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당연히 차이가 있을 수도 있지요.

◎ 사회/김어준>

그러니까 한쪽은 제대로 검역을 통과한 김치이고, 다른 쪽은 제대로 검역을 통과하지 않은 김치일 수도 있다?


◑ 길미정 교수>

예.

◎ 사회/김어준>

한국에서는 김치 뿐 아니라 중국의 농수산물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인식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길미정 교수>

제가 중국에서 13년째 살고 있는데요. 한국에서 가공되는 식품 중에 중국산 재료를 쓰는 게 많은데요. 납성분 같은 건 원재료에서 문제가 나올 수 있거든요.

◎ 사회/김어준>

중국의 원재료들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길미정 교수>

있을 수도 있지만, 한국산 재료도 문제가 아예 없는 건 아니잖아요. 중국이라고 특별히 더 문제가 있는 건 아니고, 오히려 품질이 더 좋은 것도 있어요.

◎ 사회/김어준>

이건 일종의 이미지 문제군요, 그리고 우리 검역 당국의 문제일 수도 있고?


◑ 길미정 교수>

예, 그럴 수도 있구요. 예를 들어 보따리 장사들에 의해 들어온 김치가 유통되는 과정에는 분명 한국 사람들도 포함되어있을 거라고 봅니다.


▶진행:김어준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월~토 오후 7시~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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