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 V와 마징가 Z가 싸운다면 누가 이길까?''''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두 만화 로봇의 대결은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떠올려보았을 상상이다. 바로 이 질문에 로봇 태권 V를 탄생시킨 장본인, 김청기 감독이 대답했다.
''''당연히 태권 V가 이긴다.''''
최신 디지털 기술로 30년 만에 복원돼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상영(10월 9일, 11일)되는 만화영화 <로봇 태권 v>의 김청기 감독이 CBS TV <정범구의 시사토크 누군가?!>에 출연해 태권 V 제작과 복원에 얽힌 뒷이야기, 태권 V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말했다.
김 감독은 한일 양국의 자존심을 건 태권 V와 마징가 Z의 맞대결을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했다.
그는 ''''인간에게는 ''''도(道)''''가 있어서 기계가 결코 뛰어넘을 수 없는 경지가 있다"며 "인간 수준의 로봇, ''''도''''를 가지고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태권 V가 이긴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道의 경지에 오른 로봇 태권 V가 당연히 이긴다 김청기 감독은 "태권 V가 마징가 Z 등 무기를 사용하는 일본 로봇과 달리 무술 로봇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며 ''''태권 V가 상영된 뒤 ''''김청기 감독은 유단자''''라는 소문이 날 정도로 태권도 동작을 세심히 연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렌즈에 떠있는 동작 하나하나를 거울에 비춘 뒤 종이를 올려놓고 그림을 그리는 기법(로토스코핑)을 월트 디즈니 만화영화 <신데렐라>에서 알았다"며 "그래서 태권도 유단자의 대련 과정을 16미리 카메라로 실제 촬영해 한 프레임씩 그림을 그려 태권 V의 무술 동작을 만들어냈다''''고 제작과정을 설명했다.
김 감독은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마징가 Z 모방 논란에 대해서 ''''괴롭다''''며 자세하게 반론을 펼쳤다.
그는 ''''마징가가 히트했을 때 로봇 만화의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점은 부정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양심적으로 말해서 어떻게 하면 마징가를 닮지 않을 수 있는가가 제작진의 가장 큰 숙제였는데 광화문 네거리로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이순신 장군 동상을 우연히 보게 됐다. 이순신 장군을 닮은 로봇이 우리의 태권 무술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밝혔다.
그는 "태권 V가 투구를 쓴 모습으로 제작된 이유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마징가를 닮지 않는 것이 제작진의 가장 큰 숙제였다" 그러나 ''''반공 논란''''에 대해서는 일부 시인을 해 눈길을 끌었다.
김청기 감독은 ''''당시는 이데올로기가 매우 첨예했던 시기였던 만큼 모든 적을 ''''붉은 제국''''으로 설정하고 붉은 제국을 이긴다는 것을 통쾌해 하던 시절이었다"며 "그래서 붉은 제국을 의식해 악당 카프 박사의 뒷 배경을 보면 붉게 처리돼있는 것을 볼 수 있다''''고 고백했다.
악당 카프 박사, ''''붉은 제국''''을 의식해 그린 점 인정 한편 김청기 감독은 ''''한국의 월트 디즈니가 되고 싶어서 만화영화 감독의 길로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또 김 감독은 극장, 출판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파산했던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서울 잠실에 극장을 설립하고 <우뢰매>라는 월간지를 운영(18권까지 출간)하다가 1996년 파산했다.
김청기 감독은 "20년간 쌓아온 것이 하루 아침에 무너졌다"며 "설상가상으로 출판 산업 관행상 처리 안 됐던 영수증 때문에 5억 8천만 원의 세금을 강제징수 당했다"고 부침을 겪으며 어려웠던 시절을 고백하기도 했다.
최근 3D 애니메이션 <광개토태왕>을 제작하며 본격적인 재기를 꿈꾸고 있는 김청기 감독은 ''''과거에는 전투 씬을 제대로 그릴 수 없었지만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해보니 안 되는 것이 없다"며 "이제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된다. 광개토대왕에서 그런 긴장감을 살려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디지털 시대가 나를 흥분시킨다 한편 이 프로그램은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 162번 채널)과 각 지역 케이블방송을 통해 10월 7일(오전 10시20분, 오후 10시20분)과 8일(오후 3시) 세 차례 방송되며 www.cbs.co.kr로도 볼 수 있다. 방송 후에는 인터넷 주소창 누군가 로 접속해 VOD를 볼 수 있다.
(자료제공=CBS TV ''정범구의 시사토크 <누군가?!> 제공)
노컷뉴스 김민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