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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계가 ''이수정 매력''에 흠뻑 빠졌다. 모델 겸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이수정(24)은 지난달 28일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경기에 시구자로 나섰다. 정확한 폼으로 포수의 미트에 강속구를 꽂아 넣어 화제의 인물이 됐다.
훤칠한 키에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며 긴 머리를 야무지게 동여 맨 그는 투구판에서 홈플레이트까지 정식 거리인 18.44m에서 위력적인 시구를 선보여 팬들을 흥분시켰다. 단번에 포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네티즌들은 ''제2의 홍드로 등장'', ''시구계 이수정 시대의 도래''라며 그를 주목했다.
<스포츠서울닷컴>은 2일 오후 영등포구 문래동에 있는 본사 사옥에서 ''시구 본좌''로 떠오른 이수정을 만났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시구만큼이나 인터뷰 내내 솔직하고 당당한 성격이 돋보였다. 이수정은 "마운드에서 내려 올 때만 해도 이렇게 큰 관심을 받게 될 줄 몰랐어요"라며 짜릿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 폭발적인 반응이다. 시구자로 인연은 어떻게 됐는가.제가 운동을 좋아하고, 활동적인 성격이에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예전에 인연을 맺은 광고 업체에서 KIA-삼성 경기에 시구자로 소개를 해주셨어요. 신기하고 좋았죠. 사실 평소에도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캐치볼 연습은 했었거든요.(웃음) 시구자로 결정이 되고나서 정말 열심히 연습했어요. 원래 무언가에 마음을 뺏기면 빠져드는 성격이에요.
- 한 달간 연습했다고 들었다. ''제2의 홍드로''를 꿈 꿨는지.시구를 해서 스타가 되겠다는 마음을 갖지는 않았어요. 정말 마운드에서 멋있게 던져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죠. 실제 프로 선수들의 영상을 많이 보고 연습했어요. 연예인 시구 장면은 제가 표정, 자세를 무의식중에 따라 할까봐 보지 않았어요. 그날 하루만큼은 정말 ''투수''가 되고 싶었죠. 주변에서 만류했지만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진 것도 그 이유였고요.(웃음)
ㅇㅇ
- 일반 남성도 던지기 힘든 18.44m의 정식 거리에서 던졌는데.한 달 동안 주 3회, 하루 2시간 정도 연습을 했죠. 다른 일정으로 연습을 못할 때에도 투구 리듬을 잃지 않으려고 몸을 계속 움직이기도 했어요.(웃음) 야구에 푹 빠져서 지냈던 것 같아요. 제가 재미없으면 하지 않는 성격인데 정말 즐거웠어요. 지금 생각해도 너무 흥분 되네요.
-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 심경은 어땠나.광주 무등 경기장에 도착해서 몸을 풀고 있는데 긴장이 많이 되더라고요.(웃음) 연습한 결과를 꼭 보여줘야 하는데…. 그라운드로 입장할 때는 입술이 부들부들 떨렸어요. 애국가도 제 생애 최고로 열심히 불렀죠.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어요. 마운드에 올라 연습한 대로만 던지자고 굳게 다짐하니 떨리는 것도 사라지고 무덤덤해졌어요.
- 관중들의 환호성에 남다른 기쁨이 있었을 것 같다.이상하게 관중들의 함성이 들리지 않았어요. 제 기분에 취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공이 정확하게 들어 갈 줄은 상상도 못했거든요.(웃음) 짜릿한 기억을 계속 간직하고 싶어요. 경기가 끝날 때까지 자리에 있었는데, 소속사에서 포털 검색어 1위에 올랐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행복하더라고요. 만약 공이 제대로 안 들어갔다면…속상해서 못 참았을 거예요.
ㅇㅇ
- 실제 프로야구에서 좋아하는 팀, 선수가 있는가.사실 저는 ''천하무적야구단''밖에 몰랐어요.(웃음) 그 프로그램에 서포터즈로 출연했었거든요. 하지만 시구를 통해 야구에 더욱 관심을 갖다보니 특정 팀을 응원하기 보다는 멋진 플레이를 선보이는 팀이 좋은 것 같아요. 선수들이 잘 해야 응원하는 팬들도 신이 나지 않겠어요?(웃음) 이번 시구를 할 때 최희섭 선수를 가까이서 봤는데 멋있더라고요. 키도 크고 덩치도…. 남자 옆에서 왜소한 느낌을 받은 게 처음이라 좋았어요.(웃음)
- 아직 이수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을 표현한다면.나는 양파다. 까면 깔수록 계속 나오니까!(웃음) 과거에 활동했던 영상, 사진으로만 저를 판단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향후 다양한 매력들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전 운동 외에도 요리를 좋아하고 잘하는 편이에요. 된장찌개, 김치찌개, 한식은 모두 자신 있어요. 닭볶음탕이 주특기죠.(웃음)
-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주위에서 운이 따르는 사람이라고 말씀을 많이 해주세요. 사실 노력을 많이 한 사람은 아니었어요. 이번 시구를 위해 연습을 하면서 느낀 것이 많았어요. 열심히 준비하니까 운도 따라 줬구나 하고요. 인생을 살아가면서 목표와 노력 없이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아직 어리다 보니 다양한 경험을 통해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뮤지컬, 영화배우, 모델, 방송일 등 하고 싶은 것이 많은데요. 열심히 살아가는 제 모습, 기대해주시고 응원 많이 해주세요.
ㄴㄴ
스포츠서울 신원엽 기자/ 노컷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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