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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시

    SC제일은행 성과급 도입하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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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파업 24일째, 감정싸움 양상…노사 ''치킨게임''에 예금주 외면할 것

     

    SC제일은행 총파업 사태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20일 SC제일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이날로 24일째를 맞는 유례없는 총파업이 영업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SC제일은행측이 지난달 27일 노조의 총파업 돌입 후 43개 영업점의 운영을 중단하는 조치를 내리자 파업기간 동안 1조원 가량의 예금이 인출되는 등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

    권혁세 금감원장조차 SC제일은행의 파업 장기화에 대해 직접 우려를 표명할 정도로 사태는 악화일로다.

    ◈한달이 지나도 평행선, 감정싸움 양상

    더 큰 문제는 다음주면 총파업에 돌입한지 한달이 되가지만 노사양측의 평행선이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SC제일은행은 노조가 배포한 국민호소문과 성명서가 은행의 명예를 실추시켯다며 김재율 위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종로경찰서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BestNocut_R]

    노조는 노조대로 리처드힐 행장이 노조를 찾아와 교섭을 제안하던 시점에 사측이 고소장을 접수시켰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애초에 SC제일은행이 SC그룹의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목적으로 추진했던 성과급제 도입때문에 자칫 은행 자체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상황에까지 직면한 것이다.

    ◈은행권 성과급제 도입 명분은 이해가지만…

    상당수 은행권 인사들은 SC측이 주장하고 있는 개인성과급제 전면 실시 주장에 대해 "나름 일리있는 지적"이라며 공감대를 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도 금융규모에서 아직도 호봉제를 고수하고 있다는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와 분명히 역행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성과급제 도입을 위해 SC측이 취하고 있는 조치에 대해서는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성과급제는 임금단체협상 사안으로 노사 양측이 문서로 합의를 하지 않는이상 사측이 일방적으로 도입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노조를 설득하지 않는 이상 현실적으로 완전 성과급제를 도입할 방법은 없는 셈이다.

    ◈ 전략적 유연함은 사라지고 오로지 정면돌파만

    하지만 SC측의 자세는 설득이라기 보다는 고압적이란 설명이 어울릴 듯 하다.

    노조측에서는 TF팀을 구성해 사측과 노측 인사들이 참여해 성과급제 도입을 논의하자고 제안하고 있지만 사측에서는 내년 1월1일 성과급제를 도입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TF도 구성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노조가 지난 몇년동안 논의기구를 만들자고 해놓고 막상 때가 되면 딴청을 피웠다는 것이 조건을 내건 이유지만 사실상 노조의 완전항복을 요구한 셈이다.

    성과급제 문제가 SC제일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라 상위노조인 금융노조도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노조가 한발 물러설 수 있는 여지는 남겨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노사 치킨게임에 예금주들 외면할 것

    일각에서는 SC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나치게 내세운 나머지 국내 노동운동의 특수성을 무시한채 강성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실제로 사측은 노조와의 협상전략을 수립하는데 있어서 기존 제일은행 임원들보다 SC에서 영입한 인사들의 힘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양측의 힘겨루기 사이에서 애꿎은 예금주들의 불편만 늘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한 은행권 인사는 "글로벌 스탠더드와 선진금융기법의 도입도 중요하지만 더이상 파업이 장기화 된다면 선진금융기법을 적용할만한 국내 영업기반 자체가 남아있지 않게될 것"이라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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