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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강화 해병 2사단 소초에서 발생한 총기사고는 ''기수열외''로 대표되는 부대내 왕따 문제와 부실한 무기관리,유명무실한 군 인성검사시스템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사고''였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인권단체 "기수열외 시정해야"…해병대 "공식용어 없다"
동료 전우들에게 소총을 조준,발사한 김모 상병은 5일 대전국군병원에서 진행된 필답 형식의 진술에서 "이번 사고원인이 집안 문제나 개인신상 문제냐"는 물음에 "아니다.너무 괴롭다.죽고 싶다.더이상 구타,왕따,기수 열외는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기록된 김 상병의 메모 내용 중에는 "XX야,기수 열외 시켜봐..너 죽여 버리고 싶은데.."라는 표현이 담겨있다.
김 상병이 기수열외 대상자였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해병대의 기수열외는 부대원들 사이에서 특정 해병을 후임자들이 선임 취급도,선임자들이 후임 취급도 해주지 않는 것을 뜻한다.
해병대 일부 전역자들에 의하면 기수열외는 부대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부대원 눈 밖에 난 병사들을 대상으로 몇몇 선임들이 주도해 특정 병사를 집단으로 따돌리고 무시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반대로 후임이 선임을 기수열외 시키는 일도 있다고 일부 해병 전역자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그동안 일부 인권단체가 해병대의 기수열외 문제에 이의를 제기하며 시정을 요구했으나 해병대 측은 "부대내에서 기수열외라는 용어는 공식적으로 없다"며 실상파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국가인권위는 4일 사건 현장을 방문해 기초 조사를 한 결과 "기수 열외 등에 의한 가혹행위 등 인권침해 행위가 있었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번 총기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를 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병대 측은 "기수 열외라는 말은 병사들끼리 사용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공식적으로 그런 용어는 없다"면서 "김 상병의 일방적인 진술만으로 해병대에 그런 것이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되며 전체적으로 사고 조사가 끝나면 진실이 가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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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발생 소초 무기관리도 ''엉망''이번 총기사건이 발생한 해병부대 소초는 당시 무기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군이 발표한 중간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고 발생 직전인 4일 오전 10시∼10시20분쯤 상황실에 있어야 할 상황부사관은 자리를 비웠다.
김 상병은 이틈을 타 상황실 총기보관함에서 K-2 소총을, 간이탄약고에서 실탄 75발과 공포탄 2발,수류탄 1발을 절취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신학용(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당시 상황부사관은 총기보관함을 열어둔 채 담배를 피우러 밖으로 나갔다.
상황부사관은 근무에 투입되는 병사에게 소총을 지급하기 위해 보관함을 열었다가 초소에서 철수하는 근무자의 소총을 받아 넣겠다며 보관함을 그대로 열어뒀다.
총기보관함에 이중 잠금장치를 해 상황부사관과 상황병이 열쇠를 각각 1개씩 보관하게 돼 있지만 당시 상황부사관이 열쇠 2개를 모두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규정을 지키지 않은 허술한 무기관리가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軍 인성검사시스템 유명무실
총기 사건을 일으킨 김모 상병은 신병훈련소에서 성격장애와 정신분열증 등의 이상 징후가 발견됐는데도 현역으로 입대한 것으로 밝혀져 군 입영시스템에 문제가 있는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들에게 제출한 ''사고원인 및 경위''란 제목의 자료에서는 소초장인 모 중위가 김 상병에 대해 "훈련소에서 실시한 인성검사 결과 불안,성격장애,정신분열증 등이 확인돼 지난해 9월7일 소속대 전입 후 특별 관리대상으로 관리해 왔다"고 밝히고 있다.
또 자료에는 "소초원들에 의하면 다혈질이고 불안정한 성격과 임무 부여 시 게으르고 귀찮아하면서 오전 취침 시간에 잠을 자지 않고 돌아다니는 등 이상징후를 보여왔다"고 적혀 있다.[BestNocut_R]
문제는 신병훈련소에서 성격장애와 정신분열 등의 증세가 확인된 사병이 현역부적합 판정을 받지 않고 그대로 근무해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현역부적합 자원을 가려내기 위한 인성검사시스템이 유명무실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