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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규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사퇴의사를 공식 표명하면서 검찰사(史) 최악의 한 주로 기록될 검찰내 반발기류는 일단 가라앉을 전망이다.
사태의 발단은 청와대와 총리실까지 개입해 극적 합의를 이룬 검경 수사권 관련 정부 합의안이 지난달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수정의결되면서 시작됐다.
바로 다음날인 29일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검찰 입장을 조율하고 대변해온 홍만표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51.사법연수원 17기)이 책임을 통감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홍 검사장은 검찰 내부통신망에 띄운 글에서 "정치권과는 냉정하게 경찰과는 따뜻하게 관계를 유지해달라"고 당부한 뒤 사표를 내고 청사를 떠났다.
이어 실무라인에 있던 김호철 형사정책단장과 구본선 정책기획과장 등 부장검사급 3명도 잇따라 사표를 제출했다.
같은 날 오전 11시40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대검찰청은 선임연구관과 기획관, 과장급 이상 중간간부 28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었다. [BestNocut_R]
이 자리에서는 ''법사위 결정은 졸속적인 절차'' ''검사의 지휘체계가 붕괴된 것으로 받아들임'' ''정보력과 물리력을 갖춘 13만 경찰이 독자 수사권을 우길수 있음'' ''책임을 통감하고 언제든 책임을 질 각오가 돼 있음'' 등의 거친 표현들이 쏟아졌다.
일선 지검과 지청 평검사들 사이에서도 검찰 권한의 핵심 중 하나인 수사지휘권을 지켜내지 못한 데 대한 검찰 수뇌부의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됐다.
같은 날 오후 5시30분쯤에는 신종대 공안부장(51.연수원14기)과 김홍일 중앙수사부장(54.연수원15기)과 조영곤 형사.강력부장(53.연수원16기), 정병두 공판송무부장(50.연수원16기) 등 대검 검사장급 참모진 전원이 책임을 통감한다며 줄사표 행렬에 동참했다.
검찰 내부는 겉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들었고 인천지검과 부산지검 등 일선에서는 평검사 회의들이 속속 개최됐다.
검찰 내부가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을 당시 김준규 검찰총장은 국제검사협회 연례총회 폐회식과 세계검찰총장대회 환영 만찬 등 외부행사에 참석 중이었다.
김준규 총장은 참모진 전원 사의표명 소식을 전달받고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했지만 이명박 대통령까지 참석하는 국제행사가 진행 중이어서 박용석 차장검사를 통해 참모진 설득에 나섰다.
공식 행사 일정을 마친 김 총장은 밤 10시30분 사의를 표명한 검사장들을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로 긴급 호출해 심야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총장은 "현재 검찰을 대표해 중요 국제행사인 세계검찰총장회의를 주최하고 있다"며 "회의가 끝난 다음주인 4일에 직접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다음날인 30일 오후 2시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법사위가 수정의결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74, 반대 10, 기권 16으로 통과시켰다.
본회의 통과를 지켜보던 검찰 내부는 압도적 찬성표에 허탈감과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준규 총장은 오후 "합의와 약속은 지켜져야 하고 합의가 깨지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한다"며 국회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뒤 사퇴할 뜻을 사실상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