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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 누드남녀 앞에서 침울한 까닭''

스페인 판화 거장전, 롯데갤러리 본점, 피카소 · 달리 · 미로 5인의 판화작품 6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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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의 판화 작품<포도밭의 사나이>(에칭,바로 위 작품)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의자에 앉아 있는, 포도관을 쓴 젊은남자는 무슨 까닭으로 우수가 가득할까.그 옆의 벌거벗은 남녀 역시 침울하다.

이 장면은 디오니소스의 축제적인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롱펠로우의 ''술잔치 노래''를 보면, 디오니소스는 영원한 젊음을 간직한 얼굴에 담쟁이가 관처럼 자라있고, 그의 주위에는 아름다운 신도들이 손에 손에 악기를 들도 포도밭에서 미친듯이 술잔치 노래를 부르고 있다.이게 대체적인 디오니니소스 신화 풍경이다.

그러나 피카소가 그린 어두운 분위기의 디오니소스는 카라바지오가 그린 그것과 닮았다. 카라바지오가 그린 디오니소스는 병색이 완연한데, 이는 디오니소스가 처음으로 만든 포도주, 혹은 술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암시하는 듯하다. 피카소는 <포도밭의 사나이>를 통해 성적으로 전혀 흥이 나지 않는, 침울한 분위기와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고 싶었던 것일까.

피카소는 92세까지 살면서 2번의 결혼과 5명의 소문난 애인이 있을 정도로 여성 편력이 화려했다. 하지만 젊은 시절 짧은 무명기간� 있었고 그 기간동안 파리에서 힘든 생활을 하였고 그 시기의 작품에서 우울함을 느낄 수 있다. 이 작품 역시 제작 연도를 알 수 없지만, 피카소 작품 초기에 해당하는, 파란색이 많이 쓰인 청색시대(1901-1904) 그림으로 추정된다. 청색(blue)은 우울하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1일 롯데갤러리에서 개막한 ''스페인 거장 판화전''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피카소, 달리, 미로를 비롯해 칠리다, 타피에스까지 스페인이 낳았지만 20세기 현대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현대미술 거장 5인의 판화작품 60여점이 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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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작가의 판화 작품들은 각기 독특한 작품세계를 드러내, 판화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북돋운다. 공산당원이었던 피카소의 판화책 ''나라''에 얽힌 이야기,성과 종교를 날카롭게 풍자한,달리의 영원불멸 시리즈, 스페인 내전의 암울한 상황에서도 희망의 메세지를 단순하고 강렬한 색상대비로 표현한 미로, 흑백의 강한 대비로 시적이고 철학적인 깊이를 드러낸 칠리다, 동양화의 먹선을 연상시키는 타피에스.작가들의 작품을 옮겨갈 때마다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을 갖게 된다.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작품 <나라(1944)>는 그의 사회적 참여를 엿볼수 있다. 2차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4년 무렵, 공산당원이었던 피카소는 공산당의 재정지원을 위해 발간한 판화책 ''나라''의 판화 제작을 맡는다. 그의 작품 <쉬고 있는 광대(1905)>나 <말의 목을 축이는 모습(1905)>는 가장 초기의 판화작품이다.피카소는 일찍이 전문판화가와 출판업자의 합작이라는 끈끈한 동업을 통해 2,000장이 넘는 판화를 남김으로써 판화의 부흥을 이끈 장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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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도르 달리(1904-1989)의 <영원불멸의 10개의 처방전(1973)>은 ''영원불멸''을 주제로 각 권마다 유사한 형식의 글과 판화 혹은 혹은 오브제로 구성된다. 똥으로 쌓여진 바벨탑, 그리고 페니스 형상이 등장하는 <유전적 제국주의의 영원불멸> 등 기발한 상상력이 웃음을 자아낸다.

호안 미로(1893-1983)의 이번 전시작품은 그의 노년기 작품들로 선의 확고함과 사람의 독톡한 형상, 그리고 스페인 내전동안 두드러졌던 검은색이 주조를 이룬다. 검은색이 주조를 이루면서도 빨강, 노랑 등 밝고 강렬한 색상의 사용은 따스한 희망의 메세지를 전한다. 까치호랑이나 우리 민화풍의 그의 그림을 대하면 천진한 아이의 장난기와 활기가 느껴진다. 그가 자란 카탈로니아의 환상적인 자연과 스페인의 열정은 초현실적이며 몽환적인 작업의 토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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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두아르도 칠리다(1924-2002)는 추상조각의 아버지로 불리며, 흑백판화로 유명하다. 그의 판화작업 역시 철제조각에서 오는 견고함과, 설명이 필요없는 단순함을 특징으로 한다.극도로 절제된 구성과 흑백의 강한 대비는 긴장감을 유도하며 그의 철학적 깊이를 느끼게 한다.

안토니 타피에스(1923-)는 동양철학의 영향을 받았다. 그의 작품은 굵은 먹글씨로 휘갈긴 듯한 드로잉 위에 노랑,빨강, 검은 색의 강령한 석판으로 마무리했다.초현실주의의 대가 달리를 상징하는 <프레고리(1969)>는 달걀모양의 은박지 위에 장난스럽게 달리의 수염을 붙여 웃음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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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도 디에즈, "한국관객들이 판화가 진정한 예술임을 알기 바래요."

이번 전시에서 자신의 소장품을 제공한 페르난도 디에즈의 판화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 "한국 관객이 판화가 진정한 예술임을 알기 바래요.판화는 작품을 복제한 게 아니라 작가의 영감을 작품으로 표현한 독자적인 영역인 거죠."스페인 거장들의 판화를 모아온 페르난도 디에즈( ''갤러리 아르떼 10'' 관장)씨는 30일 기자간담회에서이 같이 말했다. 그의 판화에 대한 인식은 일반적인통념과 다르다. 그는 "판화는 작가에게 중요하다. 영감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한 표현수단이다. 작가의 본질적인 것을 표현하기 위해 찍게 되고,많이 만들어 보급하게 된 것이다."고 강조했다.

디에즈는 어떻게 해서 판화수집에 뛰어들게 되었을까? 심장학 의사인 그는 어려서부터 예술을 좋아했고, 작은 돈으로 시작할 수 있는 판화수집에 나섰다고 한다. 올해 60세인 디에즈는 20년 동안 젊은 작가의 작품에서부터 대가의 것까지 200명작가 1500점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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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즈의 판화수집 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아하는 것''이다. 우선 마음에 끌리는 작품이고, 다음은 작품해석과 이해를 통해 좋아하게 된 작품이다. 그는 미술전문가들로부터 조언을 받아 작품해석과 이해의 깊이를 더해나갔다. 그는 "미술관을 자주 방문하고, 많이 보게 된 것이 공부가 되었다. 점차 작품을 보는 안목과 작품을 이해하는 정도가 더욱 풍부해졌다."고 했다.

디에즈는 판화를 수집할 때 투자가치도 고려한다. 그는 작품에 투자한게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했다. 그가 젊서서 칠리다의 작품을 1,000유로에 구입했는데 10년이 지나 10배로 뛰었다고 한다. 큰 조각으로 유명한 칠리다의 조각을 사고 싶었지만, 그 조각을 살 수 없어 판화를 구입했다. 물론 투자가치도 감안했다. 검고 흰색으로 구성된 칠리다의 작품을 애호가들이 좋아하니까 그 작가의 작품을 사게 된 것이다. 그는 "중요한 건 작가의 사인이다.며" 소장가의 철칙을 뀌띔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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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7.1-7.31
문의:02-726-4428 롯데갤러리(에비뉴엘 9층에서 롯데백화점 본관 14층으로 이전) [BestNocut_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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