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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금곰상 케킬리, 포르노출연에 대해 사과 안해

베를린 금곰상 케킬리, 포르노출연에 대해 사과 안해

  • 2004-02-23 16:09
지난 12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54회 베를린 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한 터키계 독일인 지벨 케킬리(왼쪽)가 영화 스태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

 


지난 14일 열린 제 54회 베를린영화제에서 ''벽을 향해''라는 영화로 황금곰상을 수상한 터키계 독일인 지벨 케킬리(23)가 포르노영화에 출연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가족들의 살해위협을 받고 있는 와중에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과거는 자신의 것일 뿐 가족과는 별개라는 심경을 토로했다.

22일(현지시간)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케킬리는 "먼저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포르노영화에 출연한 것은 단순히 금전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었을 뿐이었다"고 밝혔다.

케킬리는 "나는 엘리베이터걸, 디스코텍 지배인, 채소장사 등 돈이 되는 일은 닥치는 대로했고 최근까지 에센시청 청소과에서 근무했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베를린영화제에 출품될 정도의 거작에 출연을 결심했다면 과거의 포르노촬영에 대한 얘기도 퍼질 만 한데 모든 것을 감수하고 영화에 나온 이유가 무엇인가"를 물었다.

이에 대해 케킬리는 "물론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이 사실을 처음 폭로한 연예신문 ''빌트''지가 이렇게 대서특필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내 이름이 1면에 큰 기사로 나갔으니 가족들이 기가 막힐 만도 하다"고 덧붙였다.

케킬리는 "특히 내 부모님은 터키에서 태어나신 전통적인 가치관을 가진 분들이며 이런 분들이 나의 과거를 아시는 것이 얼마나 큰 고통인지 알고 있지만 어려서부터 나는 세상에서 부정적인 것으로 간주된 모든 것에 대해 참으면 참을수록 더욱 하고 싶다는 강한 충동을 느껴왔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를 처음 폭로했고 그 뒤에도 부모님과 계속 인터뷰하며 사태를 악화시킨 빌트지에 대해 할 말이 있느냐는 물음에 케킬리는 "이들은 나를 ''포르노스타''라고 부르면서 ''필름디바''라는 별칭도 사용했다"며 "지나친 과찬에 감사할 뿐"이라고 비꼬았다.

케킬리는 "나는 유명 인사도 아니고 단지 포르노물 4편에 출연한 무명배우일 뿐"이라며 "내 과거에 대해 가족들에게 미안하긴 하지만 사과하고 싶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케킬리는 "포르노를 통해 나는 나 자신을 망치긴 했지만 위법을 저지르지 않았고 다른 사람에게 해를 준 적도 없다"며 "그런데, 보도가 나간 뒤 내가 일하던 에센시청 청소과는 내가 그것에서 오래 일하지 않았다며 나와의 관계를 끊으려 했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또, "내 여동생도 나에 대해 잊으려 한다는 말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며 "당분간 가족과는 연락을 하지 않을 것이며 연락을 해도 가족들의 마음만 더 아플 뿐"이라고 말했다.

케킬리는 "내 나이가 23살인 것을 감안하면 아마 인생여정이 평탄하지는 않았겠지만 이것은 내 인생이며 과거의 잘못은 내 스스로 고쳐야하고 다른 누구에게도 사과할 필요 없이 꿋꿋이 살아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빌트지가 케킬 리가 과거 결혼한 적이 있었다는 보도를 한데 대해 "동거하던 독일인 남자친구와 결혼을 하려고 피로연까지 열었지만 터키에서 호적관련 서류가 빨리 도착하지 않아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헤어졌다"며 보도내용을 부인했다.

케킬리는 여러 차례 베드신이 나오는 `벽을 향해서''에서도 알몸신으로 능숙하게 연기해 이슬람을 주로 믿는 터키 이민자들 사회에도 충격을 줬으나 현대적 사고방식을 가진 그녀는 이에 개의치 않는다.

역시 터키계 이민 2세인 독일 감독 파티 아킨스는 그녀의 이러한 경력을 전혀 모른 채 케킬리를 영화제 출품작인 ''벽을 향하여''에 출연시켰고 그녀의 신인답지 않은 훌륭한 연기에 감탄했다.

CBS노컷뉴스 이서규기자 wangsob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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