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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값은 계속 오르는데 소값은 거꾸로 떨어지고 소를 계속 키워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입니다"
보령시 천북면에서 한우 130여 마리를 키우고 있는 김일태씨는 요즘 계속 떨어지는 소값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 8일 소 2마리를 출하했지만 1등급을 받은 380kg 암소도 400만원을 받는데 그쳤다.
송아지 한마리를 입식하는데 160-170만원이 들었고 출하를 할때까지 사료비가 한마리당 평균 260만원이 들어 갔는데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을 받은 것이다.
당진군 고대면에서 한우 70마리를 사육하는 강관묵씨는 사정이 더 심각하다.
10마리 정도가 출하시기가 됐지만 지역 소사육 농가의 출하대기량이 밀려 있는데다 소비자들의 수요가 줄면서 쇠고기를 판매하는 지역 정육점의 수요도 덩달아 감소해 출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말과 올해초 전국을 휩쓴 구제역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충남지역 한우 사육농가들이 이번에는 가격폭락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협 충남지역본부에 따르면 600kg을 기준으로 한 지난주 한우의 산지가격은 415만 3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69만 3천원에 비해 150만원 이상이 떨어졌다.
그나마 한달전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마리당 18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조금은 회복된 가격이다.
이처럼 한우가격이 폭락한 것은 전국적으로 한우 사육두수가 적정규모를 크게 초과하고 있는데다 구제역 파동 등으로 오히려 소비는 줄었기 때문이다.
충남 농협에 따르면 전국적인 한우 사육두수는 290만 마리로 적정 사육두수 250만 마리를 40만마리나 초과하고 있다.
특히 구제역으로 가축이동이 제한됐다 거의 동시에 풀리면서 고급육 출하 시기인 30개월 안팎의 도축 대기물량이 전국적으로 19만마리나 돼 적정 대기물량인 15만 8천마리를 25%나 웃돌고 있는 게 가격하락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 구제역 여파로 한우소비가 감소한 것도 가격 하락의 주요한 요인이다.
한우고기의 최대 소비시기인 올해 설연휴 기간의 한우 판매량은 지난해 설에 비해 크게 줄었다.
올 설연휴 농협 안영동 하나로마트의 한우 판매액은 4억 1,000만원으로 지난해 설의 6억 7,500만원에 비해 40%인 2억 6,500만원이 감소했다.
당진축협의 한우고기 판매량도 올 설에는 1억 3,500만원에 그쳐 지난해의 2억 2,400만원에 비해 역시 40%인 8,900만원이 줄었다.
문제는 이같은 가격하락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BestNocut_R]
충남농협은 가격폭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우농가를 위해 지난달 아산과 충남도청에서 대규모 한우고기 소비촉진행사를 가졌다.
또 한우협회 충남지회와 함께 80개월 이상으로 생산능력이 떨어지는 암소 2만 3천마리를 도축하기로 하는 등 사육두수 줄이기에 나섰다.
하지만 여름철 쇠고기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적체된 한우 사육 물량을 도축해 소비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어 한우사육농가의 어려움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