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어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가 ''제인 에어''란 인물로 차별화 됐다. 부모를 잃고 새엄마와 이복언니의 구박을 받던 소녀가 왕자님을 만나 행복하게 살았다는 신데렐라 이야기는 로맨스 이야기의 단골 소재다. 21일에 개봉될 영화 ''제인 에어''도 마찬가지다.
''제인 에어''는 일찍 부모님을 잃고 자신을 학대하는 숙모 밑에서 자란 가정교사 제인(미아 와시코브스카)이 귀족 로체스터(마이클 파스밴더)를 만나 행복하게 산다는 이야기다. 설정만 놓고 보면 신데렐라 스토리의 전형이다.
하지만 1847년 소설 ''제인 에어''가 발표된 이후 22차례나 영화로 만들어질만큼 사랑받은 이유는 여느 신데렐라 이야기의 주인공과 다른 여주인공 ''제인 에어'' 때문이다. 특히 이번 작품은 "원작 소설을 가장 충실하게 반영했다"는 평단의 평가를 받으며 제인의 매력을 확실히 보여준다.
''제인 에어''의 시대적 배경은 19세기. 영국 최초 여왕이 선출됐지만 여성들의 지위는 나아진 것이 없었다. 이런 사회에서 제인은 책과 그림을 벗삼아 당당함과 꿋꿋함으로 자신을 방어한다.
숙모의 온갖 구박과 폭언에도, 훈육만 있는 기숙학교에서도 제인은 기죽지 않고, 언제나 당당하다. 당시 여자에게 필수적인 교양 대신 내면의 성장에 필요한 지식을 쌓으며, ''가정교사''란 직업을 스스로 택해 기숙학교를 떠난다.
사랑에서도 제인은 당당함을 잃지 않는다. 귀족과 가정교사라는 신분의 차이에도 "가난하고 어리석고 평범하다 해서 감정도 영혼도 없는 줄 아냐"고 따지며 "우리의 영혼은 동등하다"는 당돌한 말을 한다. 로체스터의 비밀을 알고 떠날 때도, 다시 돌아올 때도 제인은 언제나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한다.
지난 해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존재감을 알린 미아 와시코브스카가 매력적인 제인을 제 몸처럼 소화해 냈다. 영화 ''300''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마이클 파스밴더가 제인의 상대역 로체스터를 연기했다. 또 영화 ''빌리 엘리어트''에서 발레리나를 꿈꾸던 탄광소년 제이미 벨이 세인트 존 역을 맡아 눈길을 끈다.[BestNocut_R]
등장인물들의 의상과 머리스타일은 물론 마차와 창틀까지 19세기 영국을 완벽하게 재현한 모습도 볼만하다. 굳이 원작을 보지 않았더라도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느낌의 신데렐라 스토리로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을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