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
유기징역 상한을 최대 50년까지 확대한 개정형법을 반영해 살인 범죄의 권고 형량을 크게 늘린 양형(量刑) 기준이 대법원에서 최종 의결됐다.
또 마약범죄 수사에 협조해 관련자들이 형사처벌되거나 수사에 기여한 점이 인정된 범죄자의 경우 특별감경 요소를 양형기준에 명시하기로 했다.
피해액이 300억원이 넘는 ''조직적 사기범죄''도 민생침해 범죄 엄단이라는 측면에서 형량이 대폭 강화됐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이규홍)는 21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살인범죄 양형기준 수정안과 마약, 사기, 절도, 식품.보건, 약취.유인, 공문서.사문서 위조, 공무집행방해 등 8개 범죄군에 대한 양형기준안을 확정하고 시행시기를 결정했다.
◈ 살인범죄 양형기준 세분화, 기본형량 강화최종 의결된 양형기준안에 따르면 살인 범죄는 극단적 인명경시 살인과 중대범죄 결합 살인, 비난동기 살인, 보통동기 살인, 참작동기 살인 등 5단계로 세분화돼 각각의 양형 요소에 따라 기준 형량이 결정된다.
지난 2007년 4월 출범한 1기 양형위에서 논의된 살인 범죄 양형 기준은 형법이 개정되면서 2기 양형위에서 다시 논의됐으며 이날 최종 의결됨에 따라 관보 게재를 거쳐 다음달 중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BestNocut_R]
최종안에 따르면 살해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2명 이상을 살해하는 등의 극단적 인명경시 살인의 경우 기본 형량이 기존 10년-13년에서 22년-27년으로 늘어나며 죄질과 피해자 수에 따라 최대 50년 유기징역이나 무기징역 처벌도 가능하다
또 강간살인과 강제추행살인, 미성년자.인질 살해, 강도 살인 등의 중대범죄 결합 살인의 경우도 기본 형량이 17년-22년으로 강화됐다.
이밖에 ''극도의 생계곤란 비관에 따른 자녀 살해''의 경우는 논란 끝에 살인죄 어느 유형으로도 분류하지 않고, 법관이 구체적 사건에 따라 양형인자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절한 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살인 범죄 양형기준 적용대상에서 제외시켰다.
◈ 민생침해 대표 범죄 ''조직적 사기'' 엄단 양형위는 전체 범죄의 17.63%(양형위 통계)를 차지하는 사기범죄가 대표적 민생침해 범죄라는 측면에서 양형기준을 강화했다.
양형위는 사기범죄를 일반사기와 조직적 사기로 분류하고 범죄유형과 피해금액에 따라 양형에 차이를 뒀다.
특히 최근 기승을 부리는 보이스피싱과 사기도박단, 보험사기단 등과 같이 여러명이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거액의 사기범죄를 벌이는 사기의 경우 일반 사기보다 기본형량을 1년-3년 가중하고 피해자 수에 따라 유기징역 상한까지 선고할 수 있게 했다.
일반사기는 피해액이 1억원 미만이면 기본형량이 징역 6월-2년6월, 300억원 이상은 징역 6년-10년이지만, 조직적 사기는 피해액 1억원 미만이 징역 1년6월-3년이고 300억원 이상은 8년-13년으로 높아졌다.
이와 함께 사기행각이 상습적이거나 상당 기간 범죄가 반복됐을 경우 형이 가중돼 유기징역 상한인 50년까지 선고가 가능토록 했다.
◈ 마약범죄 수사협조자 양형 감경 양형위는 또 마약범죄자가 수사에 협조해 마약 공급책이나 유통책이 검거되는 등 수사 협조한 정도가 클 경우 특별 감경요소를 적용키로 했다.
수사협조 정도는 ''일반적 수사협조''와 ''중요한 수사협조''로 나뉜다.
마약범죄자가 수사과정에서 무거운 범죄 유형이나 범죄행위 단계, 다수인 범죄 등에 관해 구체적이고 정확한 사실을 수사기관에 알려 관련자들이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가 ''중요한 수사협조''로 분류된다.
양형위는 또 마약범죄를 투약ㆍ단순소지와 매매ㆍ알선, 수출입ㆍ제조 등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마약 종류별로 형량을 분류해 종전보다 권고형량을 높였다.
객관적이고 통일된 양형기준 마련을 위해 지난 2007년 4월 출범한 양형위 1기는 2009년 7월 살인, 성범죄, 뇌물, 강도, 횡령, 배임, 위증, 무고 등 8개 범죄의 양형기준을 도입했다.
이후 출범한 양형위 2기는 형법 개정에 따른 살인.성범죄.강도범죄 양형기준 수정안과 함께 마약과 사기, 절도, 식품.보건 등 8개 범죄군에 대한 양형기준을 최종 의결해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이날 회의로 2기 양형위 활동은 사실상 마무리되며 다음달 출범하는 3기 양형위는 1,2기 양형위가 다루지 않은 교통과 상해, 폭행, 협박, 공갈, 손괴, 장물, 방화, 선거 등의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 마련 작업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