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당신의 알몸, 지금도 찍히고 있다

  • 0
  • 0
  • 폰트사이즈

사건/사고

    당신의 알몸, 지금도 찍히고 있다

    • 0
    • 폰트사이즈

    전국 목욕탕 70% CCTV 설치…30%는 탈의실-샤워실까지 ''몰카''

     

    얼마전 대중 목욕탕에서 표를 사던 A(25 여)씨는 안내 데스크안 모니터 화면을 보고 깜짝 놀랐다. 수건으로 살짝 가려진 틈새로 여탕 탈의실 장면이 고스란히 생중계되고 있었기 때문.

    A씨는 "평소 자주 찾는 곳인데 카메라가 있는 줄은 몰랐다"며 "다른 데도 아니고 탈의실이라니…"라며 황당해 했다.

    현행법상 대중 목욕탕의 탈의실이나 발한실 같은 곳에는 무인감시카메라(CCTV)를 설치할 수 없게 돼있지만, 실태는 이처럼 정반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중 목욕탕과 찜질방 3곳 가운데 1곳은 탈의실 주변이나 샤워실 내부 등 인권 침해 우려가 큰 장소에도 CCTV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기 때문.

    국가인권위원회는 14일 "전국 420곳 대중 목욕시설에 설치된 CCTV 가운데 30.3%가 탈의실 주변과 목욕 샤워실 내부, 화장실 입구, 수면실 등에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인권위가 백석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지난 4월부터 6개월간 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중 목욕시설 420곳 가운데 CCTV가 설치된 곳은 71.7%인 301곳이었다.

    백석대 송병호 교수는 "CCTV가 설치돼 촬영중이란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는 곳도 37.1%인 156곳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현행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은 탈의실 등에 CCTV를 설치했다가 최초 적발되면 개선 명령을 내리고, 두 번 걸리면 15일 영업정지에 처하고 있다.

    또 세번째 적발되면 한 달간 영업 정지에 처하고, 그래도 설치하다 걸리면 폐쇄 조치를 내린다.

    하지만 목욕시설 업주들이 "절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CCTV 설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데다, 행정당국도 단속에 소극적이어서 실제 개선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러다보니 시민들은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은밀한 장면을 촬영당할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있는 셈이다.

    CCTV에 의한 사생활 침해 우려는 비단 목욕탕뿐이 아니라,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가 이번 실태 조사를 통해 직장인과 대학생, 가정주부 등 6가지 생활 유형별로 CCTV 노출 빈도를 확인한 결과 적게는 하루에 59번, 많게는 110번 찍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83.1번, 9초당 한 번꼴로 본인 뜻과는 무관하게 다른 개인이 운영하는 CCTV에 노출되고 있는 것.

    직장인 B씨의 경우 오전 7시 20분 출근길에 나서 오후 7시 50분 퇴근해 귀가할 때까지 아파트 입구와 편의점, 지하철과 커피전문점, 회사 엘리베이터와 복도 등에서 93번이나 찍혔다.

    가정주부인 C씨 역시 오전 9시 30분 아파트를 나서 백화점에 갔다가 오후 4시 30분 귀가할 때까지 86대의 CCTV에 노출됐다.

    주택가와 상가, 지하보도와 인도, 대학과 시장 등 생활 전 영역에 걸쳐 CCTV 촬영이 일상화됐기 때문에 그 누구도 ''감시의 눈길''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

    특히 상당수 CCTV는 회전 기능과 줌(zoom) 기능도 갖추고 있어, 프라이버시 침해 소지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BestNocut_R]

    인권위 관계자는 "원격 제어가 가능한 네트워크 카메라 보급이 확산되면서, 이를 해킹해 인터넷망에 유포하는 등의 사생활 침해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인권위는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도 "정부가 입법발의한 ''개인정보보호법 제정 법률안''에 CCTV 등에 의한 사생활 침해 방지를 보장하는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