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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이순신 장군의 어머니가 살던 곳이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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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기가 이순신 장군의 어머니가 살던 곳이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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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천택지개발사업 2차 지구에 묶여 헐리고 낮은 보상금에 집 떠나게 돼

    이순신 장군의 어머니가 살던 집과 거주자 정평호 씨.
    ''이순신 장군의 어머니가 살던 집''에서 대대로 살아오면서 문화재 관리인 노릇을 해오던 70대 부부가 턱없이 낮은 보상을 받고 정든 집을 떠나게 돼 문화재 관리 행정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전남 여수시 웅천동 송현마을 1420-1번지. 대로변에 서 있는 안내판을 따라 마을로 들어가면 얼마 못 가 이순신 장군의 어머니인 변 씨가 살던 집터가 나온다.

    장군의 어머니가 임진왜란 당시 5년 동안 머물던 곳이다. 주말이면 학생들이나 관광객들이 버스를 타고 몰려와 장사진을 이루기도 한다.

    난중일기에는 장군이 문안인사를 위해 이곳에 들렀다는 기록들이 나온다. 그럴싸한 생가를 기대하고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것은 그러나 집터였음을 알리는 비석 단 두개 뿐. 새겨진 글씨마저 희미해져 초라하기 그지없다. 주변에는 그 흔한 이동식 화장실도 없다.

    비석 옆에는 당시 어머니가 머물던 집이 있는데 이는 충무공의 휘하에 있던 정대수 장군의 집으로 현재까지 정 장군의 후손들이 4백여 년째 살아 왔다.

    현재 집은 백여년 전 새로 지은 건물로 14대손인 정평호(77) 씨가 대를 이어 살고 있다. 보기드문 팔각 대들보에 마루나 꽃무늬 문창살 등에서 고택의 향기가 묻어난다.

    이순신 장군의 어머니가 살던 곳임을 알리는 비석들.
    정 씨는 그러나 이 조상 대대로 내려온 집에서 내년이면 쫓겨나야 할 판이다. 이 일대가 여수시의 웅천택지개발사업 2차 지구에 묶여 집이 헐리기 때문이다. 쫓겨나는 것도 모자라 기대에 턱없이 모자라는 보상금을 받는 처지에 놓였다.

    정 씨는 이 집이 정식 문화재는 아니지만 준 문화재라는 이유로 그동안 거의 손을 보지 못했고, 낡아서 쓰러지는 기와지붕을 수리하기 위해 시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때는 또 문화재가 아니라는 이유로 지원을 받지 못했다.

    결국 몇년 전 자비 천 2백만 원을 들여 기와를 새로 올리고, 내부 시설은 거의 손을 대지 않았는데 오히려 이같은 보존 의지가 화근이 돼 돌아왔다.

    초라하기 그지 없는 재래식 화장실.
    정 씨는 "근처 집들은 내부를 이리저리 수리해 보상금을 더 많이 받았는데, 문화재라며 손을 못대게 해놓고 보상금은 더 낮게 나왔다. 이의를 신청하자 오히려 보상금을 더 깎여버렸다. 법원에 공탁을 한다고 하길래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일단 보상금은 받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정 씨는 결국 그동안 장군의 어머니가 살던 곳이라는 여수시의 홍보 탓에 관광객들로부터 사생활을 침해당하고, 팔자에도 없는 ''문화재 관리사'' 노릇을 해왔지만, 돌아온 것은 아무것도 없는 꼴이 된 것이다.

    여수시는 이 집을 허는 대신 다른 주변은 최대한 살려서 산책로와 정자, 체육시설, 소규모 광장 등으로 이 일대를 이른바 ''이순신 자당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생가 복원 계획은 장기적인 검토 사항일 뿐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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