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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미선 "누가 내 영화를 봐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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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전미선 "누가 내 영화를 봐줄까…"

    • 2005-09-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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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인터뷰]여성 성장영화 ''연애'' 통해 첫 주연

    자신의 영화 첫 주연작 '연애'의 개봉을 앞둔 배우 전미선. (류승일기자/노컷뉴스)

     


    [노컷인터뷰]여성 성장영화 ''연애'' 통해 첫 주연

    차승재 대표(싸이더스FNH)가 답답했던 모양이다. 배우 전미선이 몇 달 동안 영화 ''연애(감독 오성근, 제작 싸이더스FNH)'' 출연을 망설이자 마침내는 이렇게 말했다.


    "기회가 있는데 왜 안해? 너를 위한 시나리오도 있잖아. 지금 연기에 물이 올랐는데 지금이 아니면 대체 언제 할 거냐?"

    이 말을 들은 전미선은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

    ''연애''는 오롯이 전미선 혼자 이끌어 나가는 영화다. 시종 그의 동선을 좇고 그의 시선을 따르기 때문에 관객은 그와 호흡할 수밖에 없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연애''는 이혼 후 여자가 생계를 위해 전화방 접대부로 나서는 설정과 그곳에서 만난 남자에게 사랑의 감정을 키워나가는 이야기. 인과관계가 있지만 어쨌든 전미선은 ''성을 파는 여자''를 연기해야 했다.

    "누가 내 영화를 봐줄까?"

    그렇다고 해서 전미선이 영화 출연을 망설인 이유가 ''몸파는 여자''를 연기하기 때문은 아니다.

    "누가 전미선의 영화를 봐줄까, 내가 과연 힘이 있나? 이름을 거니까 책임감이 커졌다. 원톱은 자신이 없었고 모험을 하고 싶지도, 할 수도 없었다. 설령 맡는다고 해도 과연 해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

    얼마간 걸려오는 전화도 받지 않았지만 결국 차 대표의 뼈있는 한 마디에 승부를 걸게 된 것.

    전미선은 지난해 7월부터 꼬박 3달을 영화배경인 부산에서 살았다. 영화 대분이 전미선을 담기 때문에 자연히 촬영량도 그에게 집중됐다.

    "연애는 미친짓일까?"

    영화 ''연애''의 원제는 ''연애는 미친짓이다''. 싸이더스FNH가 제작한 ''결혼은 미친짓이다'', ''연애의 목적''에 이은 연애 3부작의 완결편 격이다. 하지만 ''연애''는 앞선 두 작품처럼 극적인 전개가 돋보이는 이야기가 아니다. 한 여자의 삶 일부분을 친절한 설명없이 ''툭'' 잘라 덩그러니 보여주는 게 전부다. 스릴있는 사건이 벌어질리 없다.

    "여자의 감성을 놓치고 살아온 여자가 스스로 여성으로 성장해가는 성장영화라고 보면 된다.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여자가 한 발짝씩 나아가는 영화다. 그냥 삶의 중간을 덩그러니 보여줄 뿐이다."

    때문에 주인공이 전화방 접대부로 일하는 설정은 사실 중요하지 않다. 짝사랑을 시작한 여자의 마음 속에서 ''이게 연애일까''라고 피어나는 사소한 물음이 영화의 맥이다.

    "내 영화가 왜 무시당하지?"



    오랜만에 만나는 여성의 성장드라마라는 점에서 특히 중년 여성의 새로운 성장인 면에서 ''연애''는 특별하다. 하지만 촬영이 끝나고 1년이 다 돼도록 개봉날짜를 잡지 못했다. 이는 작은영화가 마딱드려야 하는 벽이기도 하다.

    지난 1년은 누구보다 전미선에게 힘든 시간이었다. "왜 개봉 안 하지, 왜 무시당할까 1년동안 고민했다"는 그는 심지어 "밥 값도 못하는데 밥은 왜 먹나"는 생각까지 했다. 그때 마다 제작사는 ''기다리자''고 할 뿐이었다.

    다음달로 개봉이 확전된 지금, 전미선은 1년을 돌이키며 "미숙아 전미선이 인간 전미선으로 성숙했다"고 말했다. 세상 일이 마음대로만 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해준 소중한 때이기도 하다.

    "이제야 배우가 됐다"

    1989년 드라마 ''토지''에서 어린 ''봉순''역으로 데뷔한 그는 햇수로 연기경력 17년을 맞는다. 사이사이 드라마 ''왕건'', ''인어아가씨''에도 출연했지만 영화만 본다면 ''8월의 크리스마스''부터 ''번지점프를 하다'', ''살인의 추억''으로 차근차근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하지만 전미선은 "''연애''를 끝내고서야 비로소 연기자가 됐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관객이 원하는 역할만 충실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더라. 첫 주연작의 개봉이 늦춰지니 조급해지고 답답하기도 했지만 하고 싶은게 다 잘되는 게 아니다. 배우가 연기만 하면 끝나는게 아니란 걸 이제 알았다."

    배우의 ''맛''을 안 전미선의 차기작은 이범수와 부부로 호흡을 맞추는 ''잘 살아보세(감독 안진우)''다. 70년대를 배경으로 ''아들 딸 구별없이 둘만 낳자''는 산아제한 정책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해리기자 dlgof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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