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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타운'' 정연준, ''슬로우 잼''으로 R&B판도 바꾼다

''업타운'' 정연준, ''슬로우 잼''으로 R&B판도 바꾼다

  • 2005-09-18 18:16

[노컷인터뷰]즐기는 R&B ''슬로우 잼'', 국내 첫 도입

프로듀서로 활발히 활동 중인 정연준이 새로운 R&B를 전하는 앨범 '슬로우 잼'을 발표했다. (오대일기자/노컷뉴스)

 


"진짜 R&B는 슬로우 잼(Slow jam)이다!"

90년대 초 ''본토냄새'' 물씬 풍기는 R&B를 선보인 그룹 업타운으로 낯선음악을 낯익은 R&B로 바꿔놓은 정연준이 "진짜 R&B는 슬로우 잼"이라고 외치며 새로운 앨범을 내놓았다. ''R&B 전도사''의 자기반성인 동시에 또 다른 모험이다.

슬로우 잼은 R&B가 태어난 이유이며, R&B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연인이 함께 ''즐기는'' 혹은 ''즐기면서'' 듣는 음악인데 정연준의 말을 빌려 길게 설명하면 이렇다.

"우리나라에서 R&B는 슬픈 노래이거나 감상용이다. 하지만 원래 R&B는 슬픈 장르가 아니고, 슬픔을 담기 위한 창도 아니다. 만약 연인이 함께 노래를 듣는다고 해보자. 슬픈 노래가 나오면 둘의 사랑이 돈독해지기는 커녕 옛 사랑이 떠오른다. 우리에게는 혼자만의 노래가 아니라 둘이 듣는 노래가 필요하다."

즉 우리나라 R&B가 본연의 색을 찾지 못했고, 그렇기 때문에 자기 모습을 찾기 위한 새로운 장르의 도입이란 얘기다.

슬로우 잼은 사랑할 때 듣는 노래

장황한 설명을 걷어내고 솔직히 말하자면 슬로우 잼은 사랑할 때 듣는 노래다. 사랑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그것을 모두 포용하는 음악이 슬로우 잼이다. 때문에 의미를 깊이 따지다보면 ''선정적''이라는 우려를 낳을 수도 있다. 물론 수록곡 모두가 심의를 통과했지만.



이런 우려를 나타내자 정연준은 시원하게 대답한다.

"그런데 뭐, 성인이라면 솔직히 다 알지 않나. 다 알면서, 그쪽으로 관심도 많으면서 솔직히 표현하지 못하는 이중성이 있다. (슬로우 잼에 대한)비호의적인 여론도 느꼈지만 하고 싶은 음악일 뿐이다. 하나님이 주신 아름다운 사랑이고 음악이다."

장르도 ''슬로우 잼'', 그룹 이름도 ''슬로우 잼''

슬로우 잼은 R&B의 한 장르이기도 하지만, 정연준이 교포출신 가수 앤(Ann)과 결성한 그룹 이름이기도 하다. 이미 두 장의 정규앨범을 통해 가창력을 인정받은 앤은 정연준이 점찍은 ''슬로우 잼에 가장 적합한 목소리''를 가진 가수. 정연준이 직접 나서 "너의 노래"라고 설득해 참여하게 됐다.

이번 앨범은 좀 독특하다. 아직까지는 낯선 ''프로듀서 앨범''이기 때문. 쉽게 말해 가수는 없고 음악만 있는 앨범으로 상황에 따라 적합한 가수가 노래를 부르는 식이다. 앤은 수록된 12곡 중 타이틀곡 ''다가와''와 ''필 굿(FEEL GOOD)'', ''반지'' 등 3곡을 불렀다.

슬로우 잼을 들고 나오기까지 정연준의 활동이 뜸했던 것 같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그 만큼 활발히 활동한 프로듀서를 찾기 힘들 정도다. 본격적인 힙합 R&B의 시작을 알린 업타운을 시작으로 타샤니, T, DJ DOC, 박화요비, 핑클, 조관우, 이효리의 음악에 꾸준히 참여했다.

지금도 SS501, 박화요비, 핑클의 음반을 작업 중인 그는 "우리나라에 힙합R&B가 전무할 때도 지금과 똑같은 싸움을 했다"고 말했다. 남이 하지 않은 음악을 시작하고, 알리고, 인정받는 험난한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가 또다시 출발선에 섰다는 얘기다.

"영어로 된 슬로우 잼을 듣는 사람들도 한국어로 노래하면 듣지 않는다"고 꼬집는 정연준은 "슬로우 잼은 더이상 소수의 음악이 아니라 세계 젊은이들이 즐기는 트랜드"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해리기자 dlgof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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