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속
''포화속으로''는 1950년 8월 11일, 경상북도 포항에서 북한군과 학도병 사이에서 펼쳐졌던 실제 교전을 모티브로 지금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71명 학도병들의 슬프고도 위대한 전투를 그린 전쟁 블록버스터.
권상우, 차승원, 김승우, 최승현(TOP) 등 주연배우들은 전쟁 블록버스터의 위용에 걸 맞는 호연을 펼쳤다. 이재한 감독 역시 할리우드 전쟁영화 못지않은 전쟁신을 만들어 냈고, 올 상반기 화제작에 걸 맞는 완성도를 선보였다. 16일 개봉.
신진아기자(이하 신진아) 총제작비 113억 원이 투입된 대작답게 시쳇말로 때깔이 죽인다. 할리우드 전쟁영화에 버금가는 시각적 효과와 영상미가 압권이다.
황성운기자(이하 황성운) 크게 두 번 오프닝과 엔딩을 장식하는 전쟁신이 기대이상으로 스펙터클해 깜짝 놀랐다. 단지 규모로 압도하는 게 아니라 연출력이 돋보이는 기발한 장면이 많았다. 미국 스탠포드대학 상영회에서도 한 한국전쟁 참전용사가 "학도병이 방어하는 전술이 굉장히 놀랍다"고 극찬했었다.
신진아 이재한 감독이 데뷔작 ''컷 런스 딥''부터 비범한 영상미로 눈길을 모았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도 스토리만 보면 뻔한 멜로지만 색다르게 찍어 그 진부함을 날렸었다. ''포화속으로''는 감독의 영상언어가 만개한 느낌이다. 전쟁영화인데도 멜로영화처럼 서정적인 느낌이 묻어난다.
황성운 긴장감 넘치는 전쟁신 가운데 웃음을 유발하는 기발함은 또 어떤가. 학도병과 북한군이 대치한 그 긴박한 순간에 가전제품 고장 났을 때 흔히 쓰던 ''때리기 전법''이 나올지 미처 몰랐다.
신진아 북한군 차승원이 딱 관객입장에서 반응해주잖나. 김승우가 차승원의 명장면으로 꼽기도 했다.
황성운 탑 최승현에 대한 여성관객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사실 연기를 굉장히 잘한 것은 아니지만 그야말로 굿 캐스팅이 아니었나. 연기 초보인 그의 모습이 극중 서툴고 미숙한 학도병 오장범 캐릭터와 맞물려 마치 의도된 연기처럼 보일 정도였다. 최승현이 인터뷰 때 극 중 편지를 쓰는 모습 등 오장범과 닮은 점이 많다고 하더라. 학도병 이우근의 실화를 기반으로 했는데 최근 이우근의 자필 편지가 공개됐다.
신진아 좀 과장해 ''포화속으로''는 최승현의 영화다. 권상우 차승원 김승우가 주인공 최승현이 부각되게 잘 받쳐 준데다 잘 맞는 옷을 입은 최승현이 제 몫을 제대로 해냈다. 모성애를 자극하는 눈빛에 마음을 울리는 목소리까지 그냥 시선을 사로잡더라.
황성운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들도 눈에 띈다. 특히 오프닝 전쟁신에서 북한군에 밀려 후퇴하는 군용차량과 어머니를 남겨두고 학도병에 자원한 오장범이 탄 군용차량을 동시에 보여주는데 강한 인상을 남긴다.
신진아 전쟁이 아니었음 엄마가 해주는 따뜻한 밥 먹으면서 공부했을 나이다. 설상가상 총도 한번 쏴보지 못했는데 어처구니없이 진짜 군인들은 낙동강 사수하러 다 떠나고 그들끼리 남아서 북한군과 전투를 벌인다. 얼마나 황망하고 두려웠을지 당시 그들이 느꼈을 감정들이 잘 전달됐다. 마지막에 감정을 응집시켜 폭발시키는 힘이 다소 약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눈물을 쥐어짜지 않아서 좋았다.
황성운
지금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들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최승현과 권상우 사이의 감정 흐름이 다소 어설프다.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다 죽음을 함께 하는 전우로 거듭나는데 그에 따른 설득력이 다소 부족하다. 또 마지막 학교 옥상에서 권상우와 최승현이 마치 ''람보''처럼 활약한다. 나중에 시체 더미 쌓여져 있는 건 좀 ''오버'' 아닌가(웃음).
신진아 최승현과 그의 어머니 모습을 반복해 보여주는데, 좀 더 많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포석임이 느껴진다. 또 문득 북한군이 왜 굳이 한적한 곳에 위치한 학도병과 전투를 벌이는지 의문이 든다. [BestNocut_R]
황성운 실제 배경이 된 학교는 포항 시내여서 전투가 불가피했다고 한다. 극중에서는 학교를 통째 부셔야 해서 경남 합천의 한 폐교에 세트를 지었다. 또 실제 전투는 8월에 이뤄졌는데 겨울에 촬영해 들판에 녹음이 없다. CG로 해결할지 고민하다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해 관뒀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