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명을 돌파한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을 연출한 박광현 감독. (한대욱기자/노컷뉴스)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이 화제다.
개봉 23일만에 관객 500만명을 돌파했고, 역대 한국영화 중 ''실미도''와 함께 11일만에 300만명을 돌파한 두 번째 영화가 됐기 때문이다(1위는 ''태극기 휘날리며''). 물론 정재영, 신하균, 임하룡 등 관객 동원력과는 관계가 먼(?) 배우들의 등장으로 값진 결과를 얻어냈다는 점도 박광현 감독의 데뷔작이란 것도 화제의 대상에서 빠질 수 없다.
하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이야기 중 하나는 박광현 감독이 강혜정을 캐스팅한 ''뒷 얘기''. 박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삼고초려(三顧草廬)''다.
박광현 감독은 지난 26일 CBS 표준 FM(98.1Mhz) ''김종휘의 문화공감''에 출연해 강혜정을 영화 속 ''여일'' 역으로 캐스팅하기까지의 과정을 소상히 밝혔다.
광고 촬영장에서 우연히 강혜정을 보고 캐스팅 결심장편 데뷔작을 준비하던 박 감독은 우연히 광고 촬영장에서 강혜정을 만났다. "혼자 노는 모습이 아주 신선했고, 나에게는 독특한 경험이었다"는 그는 "그동안 영화속에서 강혜정씨가 강한 역할을 주로 맡아 약간의 오해가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촬영장에서 우연히 마주한 천진한 모습에 ''여일''을 떠올린 것.
그 뒤 박 감독은 "삼고초려하는 심정으로 강혜정씨를 세 번 만났는데 ''여일'' 역을 설명할 때마다 번번히 돌아오는 대답이 ''정말 미친여자냐?''는 물음이었다"고 했다. 지금껏 한국 영화에서 등장하는 ''미친여자''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 딱히 설명할 길이 없던 박 감독은 비로소 네 번째 만남에서 강혜정으로부터 "''순수한 역할이냐''는 물음을 받고 우리 둘이 그 것에 타협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런 타협 이면에는 "여일은 인간과 신의 중간 정도되는 인물"이라고 모호하게 정의하고 싶은 박 감독의 속마음이 숨겨져 있다.
비록 ''삼고초려''의 수고는 거쳤지만, 강혜정의 출연과 영화의 흥행은 박 감독과 강혜정 모두에게 ''행운''이 된 셈.
8년동안 광고회사 PD로 활동, 감독 데뷔작8년동안 광고회사 PD로 일해온 박 감독에게 ''웰컴 투 독막골''은 장편 데뷔작. 신하균이 등장한 코믹한 ''맥도날드'' CF와 국내 티져 광고의 효시가 된 ''선영아 사랑해''가 그의 아이디어일 만큼 광고계에서는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CF감독의 영화 데뷔작에 선뜻 투자할 제작사는 쉽게 나타나지 않았고, 박 감독은 위기 타계책으로는 이색적으로 프리젠테이션을 택했다. 배급사 ''쇼박스''를 찾아가 스태프들과 프리젠테이션을 펼쳐 결국 투자를 이끌어낸 것.
''영화판''에 대한 이해가 덜해 오히려 성공할 수 있었던 박 감독이 앞으로 펼칠 이야기는 착한 소시민들이 부조리한 사회와 싸워 이기는 내용. "소재가 달라지더라도 줄기는 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항상 거대권력들에 치여 살아가는 착한 소시민에게 관심이 가고, 그들이 싸워 이겼을 때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는 박광현 감독이 펼친 ''웰컴 투 동막골''의 숨겨진 제작기는 CBS 홈페이지(www.cbs.co.kr)를 통해 다시 들을 수 있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해리기자 dlgofl@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