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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 손예진, 성큼성큼 성장해 이름의 무게를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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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출'' 손예진, 성큼성큼 성장해 이름의 무게를 더하다

    • 2005-08-2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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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시간 동안 진행된 베드신, "기혼남녀의 사랑이라 불가피"

    지난 23일 7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참석한 '외출' 기자시사회와 기자회견에 참석한 손예진. (한대욱기자/노컷뉴스)

     


    영화를 보는 관객의 눈은 간사하다. 앞 뒤 잴 새 없이 말초적인 장면에 오감이 먼저 자극되니 말이다.

    영화 속 배우의 상황, 행동 그로부터 펼쳐지는 연기를 감상하기 전에 눈에 띄는 것은 언제나 ''폭력신'', ''키스신'' 그보다 더한 건 ''베드신''이다.

    그런 면에서 영화 ''외출(감독 허진호, 제작 블루스톰)''에서 지금까지의 영화 출연 중 가장 파격적인 베드신을 연기한 손예진을 보는 관객의 눈은 새롭다.

    허진호 감독의 연출과 한류스타 배용준의 출연, 촬영 전 아시아 7개국 순차 개봉이 결정되는 등 ''호재''를 안고 시작한 ''외출''이 지난 23일 기자시사회를 통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시사회 직후 반응이 엇갈리는 중이지만 손예진의 가일층 된 연기력에 이견을 달기는 힘들 것 같다.

    배우자의 외도를 알게 된 상대 배우자들 사이에서 피어나는 걷잡을 수 없는 사랑을 그린 이 영화에서 손예진은 ''살림하는 주부'' 서영을, 배용준은 공연 조명감독 인수로 분해 도덕적이지 못한 사랑에 빠져든다.

    "결혼한 남녀의 사랑이기 때문에 육체적인 관계 빠져서는 안된다"

    영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와 ''내 머릿속의 지우개'' 등에서 순애보적 사랑을 펼친 손예진은 이 작품을 통해 한층 성숙했다. 남자배우에게 어쩔 수 없이 가려졌던 전작들과는 달리 출발선에 나란히 선 느낌이다.

    물론 손예진의 성숙을 확인시켜주는 일면은 부정할 수 없이 베드신이다.

    "결혼한 남녀의 사랑이기 때문에 육체적인 관계가 빠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소재가 불륜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두 주인공의 감정이 복잡다양하고 미묘해 어려웠지만 9시간 동안 찍은 베드신을 보니 감정이 잘 표현된 것 같아 참 다행이다."

    그의 말대로 사랑과 도덕적 가치가 뒤섞여 표현된 이 신은 ''뭔가를 바라는'' 관객들에게는 분명 실망스럽다. 하지만 스며들듯 찾아온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기에는 이보다 더 깔끔할 수 없으리라는 평가다.

    주어진 대사 없이 감정을 잡아야 하는 게 어려워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가 그러했듯 이 작품 역시 허진호 감독 특유의 정적인 감정이 살아았다. 전작에 비해 대사가 더 줄어든 게 다른 점이랄까. 주어진 대사가 없으니 상황을 이해하고, 감정을 잡아야 하는 배우들의 고충은 더 했을 것.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

    "모든 신에서 인수(배용준)와 서영의 감정을 나타내기가 정말이지 쉽지 않았다. 더구나 주어진 대사 없이 눈빛과 표정만으로 연기해야 할 때가 많았는데 자칫하면 지루한 느낌이 들 수도 있어 많이 걱정했다. 할 수 있는 것은 디테일한 연기를 위해 노력하는 것 뿐이었다."

    손예진은 촬영 중 대부분을 강원도 삼척에 머물렀다. 바다를 끼고 있는 조용한 도시여서 일까, 아니면 극 중 서영의 감정에서 빠져나오기 힘들어서 일까. 그는 촬영 중 짬이 나도 묶던 호텔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게 전부였다고 했다.

    허진호 감독, 배용준과 직접 술 먹고 연기

    베드신만큼이나 화제가 된 장면은 실제로 배용준과 함께 술을 마시고 촬영한 부분. 영화 속에서는 인수와 서영의 관계가 진일보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빨갛게 달아오른 손예진의 얼굴이 인상적인데, 그는 취기가 올라 "우리 사귈래요?"라고 묻는 즉흥대사까지 만들어냈다고 했다.

    "술 마시고 영화를 촬영한 것은 처음이다. 실은 감독님도 함께 드셨다(웃음). 리얼한 느낌이 나왔다. 인수와 서영의 대사들이 즉흥적인 것이 많아 더 리얼하게 느껴졌을 텐데, 보는 나도 재미있다."

    미안한 얘기지만 이 영화에서 손예진이란 이름이 차지하는 무게는 허진호, 배용준에 비해 가벼웠다. 하지만 배우 손예진은 자신을 누러던 부담감을 영리하게 극복해냈다. 모습만큼 조용히 차근차근.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거는 영화라 나 뿐 아니라 스태프들도 촬영 전 느끼는 부담이 컸다.하지만 막상 영화를 찍으면서는 자연스럽게 서영과 인수에게 빠져들어 무리 없이 진행했다. 나에게는 정말 특별한 영화이다."

    9월 8일 개봉.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해리기자 dlgof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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