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외출' 기자회견에 참석한 (왼쪽부터) 배용준, 손예진.허진호 감독 (한대욱기자/노컷뉴스)
아시아 10개국에서 개봉예정인 영화 ''외출(감독 허진호, 제작 블루스톰)'' 기자회견이 23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 하모니룸에서 7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한국적 서정성이 풍부한 멜러의 대표 주자인 허진호 감독은 이날 "영화가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물론 비난 받을 부분 있을 것이고 이해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면서 "나름대로의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류열풍의 진원이자 뉴스메이커인 주인공 배용준은 "허진호 감독의 작업스타일에 대한 도전"이라고 영화 총평을 한뒤 "인수라는 인물과 실제 배용준이 동일시 돼도 좋을 만큼 진실되게 영화를 찍었다"고 말했다.
영화를 찍으면서 처음으로 실제 술을 마셔가면서 실감나는 연기를 보여준 손예진은 "찍고나서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고 상황에 몰입하려 노력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날 시사회를 본 각 매체와 영화 관계자들은 대체적으로 "허진호 감독의 전작보다 좀더 세심한 인물 탐구가 돋보인다"는 반응이었다. 자칫 월드스타인 배용준 개인에게 너무 흐르는 영화가 되지 않은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오후 2시 가진 기자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는 주연배우 배용준(인수 역), 손예진(서영 역)과 허진호 감독이 참석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일문일답Q : ''외출''이 일본에서는 ''4월의 눈''이란 제목으로 개봉하는데, 중화권에서는 어떤 제목으로 개봉할 것인가.
A : (허진호) ''외출''과 ''4월의 눈''이란 제목을 갖고 많이 고민했다. ''외출''이란 의미가 외국어로 번역될 때 정확하지 않다고 해서 다른 제목을 생각하다 해외에서는 ''4월의 눈''이란 제목으로 개봉하기로 정했다. 중국에서도 ''4월의 눈''으로 한다.
Q : 배용준은 일본, 동남아권에서는 대스타다. 이번 영화를 통해 중국 대륙에 한류스타 배용준을 홍보할 계획은 있는지.
A : (배용준) 중국의 많은 가족분들이 서명운동을 벌이며 ''외출'' 중국 개봉을 준비 중인것으로 안다. 곧 개봉 할 것 같다. 한류스타이기 보다 국내에서 더 열심히 활동해 아시아 각국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Q : 허진호 감독에 대한 기대때문에 시나리오 전에 작품 선택했다고 하는데, 허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A : (배용준) 어느 순간부터 잘 할 수 있는 작품보다는 어려운 작품을 선택해 왔다. ''외출''을 선택한 것도 허진호 감독의 작업 스타일에 대한 도전이다. 지금까지 시도했지만 해볼 수 없던 스타일을 하고 싶었다. 나와 정말 안 맞는 부분도 있었지만, 끝난 지금은 앞으로 할 작품들을 통해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이번 작업은 힘들었지만 의미있었다.
Q: 영화 속에서 인수의 슬픔이 깊게 표현되는데 어떤 마음으로 연기했고, 인수의 마음을 얼마나 이해했는지 궁금하다.
A : (배용준) 마치 내가 실제로 체험했던 일들을 공개하는 마음이라 부끄럽기도 하다. 기존에는 캐릭터를 만드는 여러 작업을 했지만, 이번 작품은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인물이 돼야만 했다. 인수와 배용준을 동일시 생각해도 된다.
Q : 기획단계부터 한류스타들의 만남, 일본 시장에서 고정팬을 가진 허진호 감독의 연출 등으로 많은 화제를 낳았다. 이런 기대와 화제가 영화를 찍으면서 어떤 부담으로 작용했는지.
A : (허진호) 외적인 부담보다는 내적인 부담이 크다. 같이 연기한 배우들도 현장에서의 치열함이 외적인 부담감보다 더 컸다.
(손예진) 나 뿐 아니라 많은 스태프들도 기대를 하는 영화라 촬영 전에는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영화를 찍으면서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고, 영화만 생각하면서 서영과 인수를 위해 연기했다.
(배용준) 많은 분들의 기대가 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아시아에서 동시에 개봉하는 것 때문에 관심이 더 큰 것도 같다. 앞으로 아시아 문화의 활발한 교류를 위해서 ''외출''이 아시아 영화들이 동시에 개봉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Q : 일본 팬들은 이 영화의 개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특히 걱정됐던 손예진과의 베드신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일본 팬들에게 (베드신을) 안심하고 보라는 당부의 말을 해달라.
A : (배용준) 아시아에 있는 가족 여러분들이 많이 기다렸을텐데, 이제야 ''외출''이 개봉하게 됐다. 이 영화를 통해 사랑에 대한 특별한 경험을 하길 바란다. 안심하고 볼 수 있을 것이다(웃음).
Q : 영화에서 강도높은 베드신을 연기한 것은 처음인데, 촬영할 때와 직접 본 후의 느낌은 어떤가.
A : (손예진) 결혼한 남녀의 사랑이기 때문에 육체적인 관계가 빠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찍으면서 감정들이 힘들었다. 인수와 서영이 그 순간의 감정보다는 여러 복잡다양한 생각들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미묘한 감정을 표현하기 어려웠다. (베드신은)9시간 동안 찍었는데 영화를 본 후 서영과 인수의 감정이 잘 표현된 것 같다.
Q : 대사와 움직임이 절제돼 있으면서 정적인 표정이 주를 이룬다. 연기하가가 어땠는지(배용준 손예진), 어떤 의도의 연출이었는지(허진호).
A : (허진호) 인물에게 거리를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전작보다는 인물에 카메라가 가까이 갔고, 그래서 표정이 살았다. 배우들의 표정이 정직했으면 좋겠고, 거짓말을 안 했으면 좋겠고, 그런 면에서 작은 움직임들이 잘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두 배우가 만족스럽게 잘 해줬다.
(손예진) 모든 신에서 인수와 서영의 감정을 나타내기가 쉽지 않았다. 대사 없이 눈빛과 표정만으로 연기를 해야 돼 자칫하면 지루한 느낌이 들 수 있기 때문에 디테일한 연기를 위해 노력했다.
(배용준) 대사가 절제된 것은 대사가 없어서 그랬다(웃음). 구체적인 상황과 대사가 주어지지 않았다. 이런 면들이 허진호 감독의 특징이고 매력이다. 기존의 것과는 다른 스타일로 새로운 연기에 도전할 수 있었다. 어두운 터널 속에 갇혀있는 느낌도 많았다.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거짓말을 하나도 안 한 연기다. 진실하게 그 순간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한 작품이다.
Q : 술 마시는 장면은 실제로 술 마시며 연기했는데, 그냥 연기할 때와 술 마시고 난 후의 연기 느낌은 어떤가.
A : (손예진) 술 마시고 영화를 촬영한 것은 처음이다. 감독님도 함께 드셨다. 리얼한 느낌이 나왔다. 인수와 서영의 대사들이 즉흥적인 것이 많아 더 리얼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배용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다. 색다른 느낌을 받았는데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상황과 대사가 주어져 내 반응이 생생하게 담겼다.
Q : 서영이 거울 앞에서 속옷을 입고 몸을 보는 장면이 있다. 어떤 의미인가.
A : (허진호) 첫 번째는 손예진씨의 몸이 예뻤고, 두 번째 이유는 그 다음신이 베드신으로 연결되는데 서영의 설레임을 나타낸 것이다.
Q : 인수와 서영이 처음에는 동질적 상황에서 시작되나 한 사람의 배우자가 죽어 상황이 달라졌다. 또 전체적으로 롱테이크가 많은데 두 사람의 사랑을 화면에서 어떻게 표현하고 싶었나.
Q : ''봄날의 간다''에서도 여자가 먼저 연애를 시작하는데, 이 영화도 비슷하다.
A : (허진호) 서영이 먼저 말은 했지만, 그것은 자조적인 농담이다. "일하는 여자가 매력있죠"라고 물을 때 인수가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눈빛에 서영이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이 문제는 어렵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남궁성우/이해리기자 dlgofl@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