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이 MBC TV 토요일 무모한 도전에서 연탄나르기를 하고 있는 장면(MBC 제공/노컷뉴스)
지난 5월, 한 한국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홍보 담당자들이 벙어리 냉가슴 앓듯 속앓이만 하고 있었다. 남녀 주인공들이 도무지 영화 홍보에 나설 생각은 않고 자존심 싸움만 하고 있던 것.
이제는 영화 홍보 마케팅의 코스가 된 TV 토크쇼 동반출연과 무대인사, 각종 인터뷰에 비협조적으로 나왔다. 가뜩이나 경쟁작들과 치열한 싸움을 벌여야 하는 마당에 주인공들이 적극 나서주지 않아 제작진과 홍보 담당자들은 거의 마케팅을 포기해야 할 판이었다. 하도 배우가 도움을 주지 않아 내용증명까지 오갔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였다.
영화홍보에 애먹이는 배우들영화를 크랭크 업 하고 나서 마지막 여세몰이의 중심은 배우들이 된다. 자신이 출연한 영화에 대해 애정을 갖고 홍보전쟁에 함께 뛰어줬으면 하는 것이 제작진의 솔직한 속마음이다. 하지만 영화계에서 안 도와주기로 유명한(?) 몇몇 배우는 영화를 촬영한 것을 끝으로 한 두 군데 인터뷰만을 소화하고 나몰라라 다음 영화 찰영에 들어가기 일쑤다. 여기에 사진기자는 누구로 해달라, 장소는 어디로 해달라, 그 매체는 어떻다 하면서 몽니를 부릴때는 담당자는 화장실에 숨어서 서러운 눈물을 훔치기도 한다.
영화 마케터들,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 1순위 그래서 더욱 차승원은 영화 마케터들에게 인기가 높다.
차승원은 자신의 11번째 영화 ''박수칠때 떠나라''(어나더 선데이, 장진 감독)의 개봉과 함께 마치 제작자의 심정을 아는 듯 영화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천후 홍보 폭격을 스스로 자임하고 있는 차승원에게 가장 화제를 일으킨 것은 바로 지난 13일 방영된 MBC TV ''토요일-무모한 도전'' 출연이다.
일명 ''연탄일병구하기''.차승원은 이날 노홍철과 조를 이뤄 연탄 빨리 쌓기 도전을 했다. 차승원은 머리에는 보호 헬멧을 쓰고 흰색 타이즈같은 쫄티에 빨간색 트렁크를 입고 줄무늬 양말을 신은채 열심히 연탄을 날랐다. 이 프로그램은 자칫 무모해 보일 수있는 갖가지 상황을 주고 도전하는 코미디다.
중요한 것은 이제까지 영화계 톱 클라스 배우들중에 이렇게 열성적으로 프로그램에서 몸을 내던지며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준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이날 이 방송을 본 영화 관계자들은 "과연 차승원 답다", "저건 차승원 아니면 출연하기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게시판에는 "차승원에 대해 놀랐다. 홍보만 하러 나온 사람 같지 않을 만큼 진지했다"면서 놀랍다는 반응이다. 이날의 방송은 다음날도 화제가 됐다. 용산의 한 극장 무대인사에 올라선 차승원에게 관객들은 ''어제 TV 너무 잘봤다''며 환호성을 질러 분위기에 고조된 차승원은 급기야 춤으로 화답했다. 그만큼 관객과 소통이 잘되는 배우임이 임증된 셈이다.
찍는 영화마다 끝까지 애프터 서비스 하는 배우그동안 배우들이 영화촬영을 마치고 출연하는 TV 프로그램은 일정했다. MBC TV ''놀러와'', SBS TV ''야심만만'', 역시 SBS TV ''즐겨찾기'', KBS TV ''상상플러스''같은 이야기중심의 프로그램들이다. 결코 온몸 던져 망가지는 프로그램에는 출연하는 경우가 없다. 그래서 영화계에서는 차승원을 ''영화를 끝까지 책임질 줄 아는 배우'' 1위에 올려놓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코믹한 이미지를 잘 살리는 최고의 프로페셔널 영화 홍보담당자를 감격케 하는 차승원의 열성적인 홍보마인드에 대해 영화 관계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영화 평론가 심영섭 씨는 "좋은 배우의 평가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연기를 잘하는 것이 제일이지만 그 다음으로 감독과의 소통에서도 원할하며 홍보도 열심히 잘하는 배우는 어느 제작자에게든 사랑 받는다"면서 "차승원의 경우 자신의 코믹한 이미지를 잘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볼 때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차승원은 그렇기 때문에 프로페셔널한 면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영화사 ''아침''의 정승혜 대표는 "차승원씨의 적극적인 홍보방식은 그가 가진 유쾌한 이미지와 맞물려 반감이 적다"면서 "영화 관계자들이 보기에는 ''저런 프로그램까진 안해도 될 정도인데'' 라고 인정할 만한 부분이 있는데도 본인이 나서서 하는 것을 보면 정말 근성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TV에서 지나친 영화 홍보는 시청자 우롱한다는 지적도
한편, 영화 개봉을 앞둔 상황에서 배우들이 방송 프로그램에 나서서 간접적으로 영화 홍보를 하는 뻔한 방식에 문제제기가 강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 영화평론가는 "어치피 영화가 대중성을 담보로 하는 마당에 적극적인 홍보는 중요한 사안이지만 방송사의 캐스팅과도 밀접한 연관이 돼 야합하는 식으로 시청자에게 홍보성 방송을 하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부정적인 시각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는 따끔한 지적도 이어진다.
하지만 11편의 영화를 통해 조만간 통산 2000만 관객 동원이라는 기록을 수립하게 되는 차승원의 티켓팅 파워 비결은 바로 이러한 스스로의 영화사랑에서 기인한다. 자신이 출연한 영화에 대한 무한 애정이 바로 영화 흥행으로 이어진 셈이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남궁성우 기자 socio94@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