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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산업

    현정은vs김윤규 갈등, 퇴출의 기로

    • 2005-08-0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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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회장 체제 이후 김윤규 부회장 위상 변화, "새 술은 새 부대에"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이 금강산 건물 신축과정에서 무상으로 지분을 취득한 의혹 등으로 퇴출의 기로에 놓였다.

    하지만 개인비리가 불거진 배경에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갈등관계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그룹, 내부감사 통해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 개인 비리 의혹 포착

    현대그룹은 지난 6월 27일부터 실시한 그룹 내부감사에서 현대아산 김윤규 부회장의 개인문제를 적발하고 ''''추가 보강감사를 거쳐 적절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8일 밝혔다.

    감사보고서가 지적한 김 부회장의 개인비리는 몇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것이 금강산 옥류관 분점 신축과정이다.

    김 부회장은 40여억원이 소요된 금강산 옥류관 분점 신축과정에서 친분이 있는 투자자들로부터 무상으로 지분을 취득한 의혹을 받고 있다.

    현대그룹은 감사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을 적발하고 투자지분을 회사가 모두 사들이면서 원상회복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회사 돈을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한 의혹 등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룹관계자는 ''''보기에 따라 달리 판단할 수 있는 소소한 문제''''라고 말했다.

    현대, 대북사업에 영향 미칠지 우려

    김 부회장의 개인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현대의 대북사업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윤규 부회장은 지난 89년 정주영 명예회장이 최초로 방북해 북한당국과 금강산 관광 의정서를 체결할 때 수행했고 99년 초에 공식 출범한 현대아산의 대표이사 사장에 오르면서는 현대의 대북사업을 주도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 고 정몽헌 회장은 유서에서 "명예회장님이 원했던 대로 모든 대북사업을 강력히 추진하기 바란다"는 말을 남기기까지 했다.

    사실상 대북사업의 산증인인 셈인데, 예기치 않은 개인비리 문제로 대북사업의 도덕성 문제와 불투명성이 부각되고 있다.

    현대그룹은 그러나 ''''김 부회장의 거취와 상관없이 현대의 대북사업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근거로, 현정은 회장이 최근 금강산을 방문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단독면담을 갖는 등 대북사업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는 점도 들었다.

    하지만 백두산 관광과 개성관광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짐에 따라 일정이 차질없이 추진될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개인비리 배경, 현정은 그룹회장과 ''갈등성''에 관심

    지난 2003년 8월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사망 이후 부인인 현정은 회장이 그룹회장을 맡아왔다.

    현대그룹의 마지막 가신으로 불려온 김윤규 부회장은 대북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살아 남았다.

    이에 앞서 ''''왕자의 난'''' 등 현대가의 굵직굵직한 위기 때에도 정주영 명예회장이나 정몽헌 회장의 신임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위치를 확보했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현대아산에 대해 그룹 내부감사를 실시한 것과 관련해 현정은 회장체제를 확고히 하기 위한 수순밟기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차원에서 지난 3월 인사때 용단을 내렸어야 했다''''고 말했다.

    "당시에 때를 놓치면서 험한 일을 겪게 된 것''''이라고도 말했다.

    현정은 회장은 지난 3월 김윤규 당시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윤만준 현 사장을 역시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켜 현대아산을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외형상 승진시켰지만 실무에서 점차 발을 빼도록 하면서 김부회장의 위상이 약화되기 시작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그룹은 8일 ''''현단계에서 김윤규 부회장의 거취문제를 거론할 단계는 아니지만,앞으로 추가 감사를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김 부회장의 자진사퇴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김윤규 부회장, ''반격준비(?)'' 추측 속…그룹, ''자연스런 사퇴'' 준비

    김윤규 부회장은 8일 사무실에 나오지 않은 채 외부에서 입장을 정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리의혹 제기에 반발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김윤규 부회장은 그동안 사석에서 ''''정주영 명예회장이나 정몽헌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아직도 할 일이 남아 있다''''는 얘기를 수차례 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불명예스럽게 물러나기 보다는 반격을 준비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현대그룹은 이에 따라 김 부회장이 자연스럽게 물러날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른바 퇴로를 마련해 주겠다는 것이다.

    현대그룹은 8일 긴급 임원회의 결과 ''''대북사업에서 차지하는 김 부회장의 비중을 감안해 당분간 일정부분 역할을 맡아 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대표이사직을 자연스럽게 사퇴시키되, 부회장직은 유지시켜 파장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현대그룹의 내부 갈등과 김윤규 부회장의 비리의혹 파문이 어떻게 전개될 지 여부는 김윤규 부회장의 대응에 달려 있는 상황이다.

    CBS 경제부 이재웅 기자 leejw@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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