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기불황, 문화적 코드의 회귀는 새로운 복고문화를 재생산 해낸다.
무엇이 우리를 ''''말죽거리''''에 ''''혹''''하게 하는가?
''''말죽거리 잔혹사''''는 개봉 사흘만에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던 ''''실미도''''를 2위로 끌어내렸다. 급기야 열흘 만에 200만을 돌파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렇듯 ''''말죽거리 잔혹사''''가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복고바람 타고 세월도 흐른다 2001년 ''''친구''''로 시작해 ''''해적, 디스코 왕 되다'''', ''''품행제로'''', ''''클래식''''으로 이어졌던 복고풍이 ''''말죽거리 잔혹사''''에서도 보여졌다. 그러나 그 동안의 복고풍 영화는 트렌드라고 하기에는 미약했다. 오히려 ''''두사부일체'''' 이후로 2,3년간 코미디가 유행했고, 그런 코미디의 가벼움에 이제 싫증을 느낀 관객들이 복고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보여지는 복고 무드는 영화 감상하는 맛을 한층 높여준다. 이소룡과 쌍절곤, 펜트하우스 같은 도색잡지, 마분지 소설, 올리비아 핫세 주연의 로미오와 줄리엣, DJ가 있는 떡볶이집, 빵집, FM라디오, 엽서 사연, 버스차장, 올드 팝송과 통기타, 대학가요제, 고고장, 기차에서의 삶은 계란과 사이다, 교련복, 교련 선생….
이렇듯 이 영화에서는 수많은 복고 코드가 존재하고 그것들은 젊은이들에게 7,80년대의 정서를 한껏 느끼게 해준다. 또한 동시대를 살았던 중ㆍ장년층에게도 옛 시절의 기억을 되살리고 감상에 젖게 한다.
유신정권 시절의 대한민국 고등학교가 배경인 만큼 그 시대의 학교생활에 대해 묘사하는 부분이 자주 등장한다. 태극기 단 승용차가 교문 안으로 들어오자 모두들 가던 길을 멈추고 서서 ''''충성!''''하고 거수경례를 한다. 선생님은 아이들을 때리고 선생님도 교장에게 맞는다. 아이들끼리도 강한 자와 약한 자 사이에 서열을 정하고 강자가 약자를 때리고 억압한다. 불황으로 인해 불안한 요즘의 젊은이들은 불가항력적 억압을 받으며 살았던 옛 젊은이들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그들을 외면할 수 없게 된다.
또한 ''''말죽거리 잔혹사''''에는 시대를 막론하고 주위에 한 명씩은 꼭 있는 친구들이 등장하는데 특히 햄버거, 치타, 찍새 등의 캐릭터들은 실감나는 성격묘사로 영화 속 옛 젊은이들과 옛 모습에 생소함을 느끼는 현재의 젊은이들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다.
하지만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보여 주고자 하는 과거의 모습들은 다른 영화에서도 익히 보여지던 터라 강도가 약하고 흐지부지하게 끝나버리는 스토리 전개는 ''''잔혹사''''라기 보다는 ''''잔혹담''''이 더 어울려 높은 인기를 설명하기엔 부족함이 있다.
''''몸짱'''' 권상우, 그리고 조연들의 빛나는 연기''''말죽거리 잔혹사''''의 흥행성공에서 권상우를 빼놓을 수 없다. ''''몸짱'''' 스타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권상우는 캐스팅 당시 현수 역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이정진과 배역이 바뀐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이소룡으로 분한 그는 몸짱으로 소문이 난 몸매를 과시하며 스턴트 대역 없이 액션 씬을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그리고 학교 짱 우식역의 이정진과 올리비아 핫세를 닮은 강은주 역의 한가인도 안정된 연기를 보여주었고 조연들의 열연까지 가세해 전반적으로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주었다는 평이다.
''''말죽거리 잔혹사''''의 인기 상승에 힘입어 O.S.T에 관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여러 포탈사이트나 관련 홈페이지에는 영화에 삽입된 곡에 대한 질문으로 넘쳐나고 있다. 샌드 페플즈의 ''''나 어떡해'''', 진추하와 아비의 ''''One summer night'''', ''''graduation tears'''', 양희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같은 옛 노래들이 젊은 관객층에게도 크게 어필하고 있다. 덕분에 올드 송이 다시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78년 유신정권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교복, 갈래머리, 올드 송에서 느끼는 옛 정서, 주연배우 권상우의 주가 상승. 관객들의 눈길이 이런 요인들에 붙잡히고 있는 이상은 ''''말죽거리 잔혹사''''의 흥행 질주는 계속될 것이다.
CBS노컷뉴스 박혜란/장은영 뉴스헬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