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행
"제대 후 다시 카메라 앞에 설 날이 올지 몰랐다."
배우 고수가 5년 간의 공백을 깨고, 영화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로 돌아왔다. 군 복무 기간이 있었지만 제대 후 시간을 고려해도 한참만이다.
고수는 노컷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제대할 때만 해도 카메라 앞에 서는 날이 없을 것만 같았다"며 "너무 오랜만에 작품을 하는 거라 긴장되고 떨린다. 어떤 모습으로 보여질지도 궁금하다"고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작품을 하고 싶었지만, 스스로 부족함을 느껴 준비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서 공백기를 나름대로 즐겼다. 그래서 조금 늦어졌다"고 그 이유도 곁들였다.
사실 고수는 제대 후 복귀작에 대한 관심이 쏠렸음에도 첫 작품으로 대중의 인기를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이 아닌 연극 무대를 택했다.
그는 "(연극) 무대에 서는 것을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고, 군 복무를 하면서 연극쪽 사람들과 가까워졌다"며 "시기적으로 제대 후 곧바로 무대에 서는 게 적당하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연극 무대 경험은 연기자 고수를 더욱 살찌우게 했다. 항상 주위의 떠받듬을 받는 배우가 아닌 스태프의 입장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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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방 순회 공연을 하면서 직접 무대도 만들고 포스터도 붙였다"며 "이런 모든 것들이 앞으로 연기생활하면서 감성적으로나 연기적으로 좋은 작용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극 무대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을까. ''백야행''에서 고수가 보여준 연기는 탁월했다. 감정을 최대한 절제하면서 비극적이고 슬픈 사랑을 해야만 하는 요한 역을 완벽히 소화했다. 드라마 ''피아노''와 비슷하면서도 더욱 깊은 눈빛과 표정이 스크린을 압도했다. 박신우 감독은 "고수는 연기라고 말을 못하겠다. 그냥 요한이 돼 있었다"고 극찬했다.
실제 고수는 ''백야행''을 찍었던 햇살좋은 3~6월까지 낮에는 집 밖엘 나가지 않았다. 더욱이 커튼을 다 쳐놓고, 햇살 하나 들어오는 것도 차단한 채 ''어둠''을 즐겼다. 실제 요한인것처럼 컴퓨터에 ''요한의 일기''를 쓰기까지 했다.
고수는 "요한이의 삶을 알아야 카메라 앞에서 확신을 가지고 표현할 수 있을것 같았다"며 "살인이나 악행은 할 수 없지만 어둠 속에 있다는 게 어떤 느낌일지 몸소 느끼고 싶었다"고 전했다.
유명 원작을 바탕으로 했지만 그 원작조차 읽지 않았다. 오롯이 시나리오 속 요한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시나리오를 반복해 읽으면서 요한의 삶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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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요한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굉장히 제한돼 있다. 대사도 적고, 내레이션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도 없었다"며 "연기적 기교를 최대한 자제하고, 요한의 삶을 그대로 표현하면 진심이 전달될거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BestNocut_R]
고수는 이번 영화가 ''썸''(2004) 이후 두 번째다. 당시 ''썸''이 흥행, 평단 등 모든 부분에서 만족스럽지 못했다. 때문에 이번 작품에 거는 기대와 동시에 부담도 클만하다. 하지만 고수는 "작품에 대한 두려움 없이 해맑은 마음으로 임했다"고 대답했다.
그는 "작품을 할 수 있는 건 저의 운이고, 인연"이라며 "흥행이나 평가에 대한 부담은 크게 없다. 많은 작품을 했던 것도 아니고 아직 영화쪽에선 신인"이라고 말했다. 19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