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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이 이익 되는 '이상한 노동의 나라'…정상화 선언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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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이 이익 되는 '이상한 노동의 나라'…정상화 선언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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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장 고용·상습 체불 등 노동 현장 불법 관행 만연
    노동부, 정상화 TF 가동…가짜 3.3·포괄임금제 등 대책 착수
    현장선 "징벌적 손해배상·과징금 없인 불법 구조 못 깬다"

    기사 내용와 직접적 관련 없는 주차장 이미지. 연합뉴스기사 내용와 직접적 관련 없는 주차장 이미지. 연합뉴스
    노동 현장 곳곳에서 노동법상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기 위한 꼼수와 불법이 만연한 지 오래다. 서류상 사업장 쪼개기부터 무늬만 개인사업자인 '가짜 3.3' 위장 고용, 수년에 걸친 악의적인 고액 임금체불까지 수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10일 정부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이런 현장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지난 7일 '고용노동 분야 정상화 과제 추진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대대적인 단속과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하지만 적발 시 부과되는 페널티가 사실상 미미한 현행법 체계 아래에서는 단발성 근로감독만으로 곪을 대로 곪은 비정상적 관행을 뿌리 뽑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직까지' 최저임금 개념 없는 곳도…'가짜 3.3' 등 꼼수 만연

    법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구체적인 피해 사례는 이른바 '이상한 노동의 나라' 현실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준다.

    서울의 한 기초자치단체가 시장 상인회에 운영을 맡긴 공영주차장에서 일했던 A씨 사례만 봐도 "아직도?"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A씨는 올해 초까지 약 5년간 주차관리원으로 근무했다.

    근로계약서는 작성되지 않았다. A씨는 주 47시간(주휴시간 제외)에 달하는 고된 노동을 했음에도, 2021년 첫 출근부터 퇴사 때까지 매달 최저임금에 수십만 원 못 미치는 월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약 5년에 걸쳐 누적된 최저임금 미달액과 단 한 푼도 받지 못한 퇴직금을 합치면 체불액은 4천만 원이 넘는 것으로 보고, 현재 노동지청에 진정을 제기한 상태다.

        
    돌봄 노동과 청년 노동 현장에서도 법을 비웃는 편법은 횡행하고 있다.
     
    정의당 대구시당 등에 따르면 대구 달서구의 H재가복지센터는 노동자들의 퇴직금 지급을 피하기 위해 1년에서 하루 이틀 모자란 '364일짜리' 근로계약을 반복적으로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곳 요양보호사들은 출근 시간보다 1시간 일찍 강제 출근해 차량 운행 업무까지 맡아야 했다고 주장했다.

    1시간으로 정해진 점심 휴게시간조차 어르신 돌봄 때문에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채 쉴 틈 없이 일했고, 사측은 대체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요양보호사들에게 주방 조리 업무까지 맡겼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포괄 지급하는 전형적인 포괄임금제 오남용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대구 수성구와 서구에 진출한 유명 프랜차이즈 L미용실은 교묘한 '사업장 쪼개기'로 청년 노동자들을 착취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용사들은 실질적인 대표 1명의 지휘·감독 아래 대현점과 황금점, 다사점 등 3개 지점을 수시로 오가며 근무했다고 한다.

    사측은 매장 비품을 공동 관리하고 단체 메신저로 매출과 교육 일정을 통제하면서도, 정작 직원들은 3.3% 사업소득세를 내는 개인사업자(프리랜서)로 계약했다. 동시에 서류상 대표를 여러 명으로 쪼개 각 지점 상시 근로자 수를 5인 미만으로 맞춘 정황도 발견됐다.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과 정의당 등은 지난 7일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 지역 내 공짜노동과 불법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기획근로감독을 요구했다.

    이들은 "노동자를 무늬만 프리랜서로 위장해 최저임금과 주휴수당, 연차휴가, 가산수당, 퇴직금 등 각종 노동법 적용을 회피하고 있다"며 "사업장 쪼개기를 통해 근로기준법 핵심 조항이 적용되지 않도록 하는 관행도 여전하다"고 비판했다.

    고급 아파트에서도 꼼수…정부 '정상화' 시동 

    기사 내용와 직접적 관련 없는 헬스장 이미지기사 내용와 직접적 관련 없는 헬스장 이미지
    수많은 아파트 커뮤니티센터 운영 역시 노동법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한 유명 주상복합 아파트 커뮤니티센터에서는 4년간 출퇴근 시간과 근무 장소를 통제받으며 일한 헬스 트레이너가, 위탁업체 변경 과정에서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받아 부당해고 여부를 두고 다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습적인 고액 임금체불도 여전히 노동자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부산 동구의 한 요양병원은 올해 1월과 2월 두 달 동안 노동자 임금 4억 8천만 원을 체불해 지난 3월 고용노동청의 전수감독과 시정지시를 받았다.

    하지만 사측은 이후에도 3월과 4월 임금 및 퇴직금까지 잇따라 체불했다. 결국 노동당국은 이례적으로 즉각적인 추가 전수감독을 예고하고 강제수사를 포함한 엄중 조치에 나선 상태다.

    현장의 불법 행태에 정부도 '비정상의 정상화'를 내세우며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노동부는 지난 7일 김영훈 장관 주재로 '고용노동 분야 정상화 과제 추진 TF'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가짜 3.3 계약과 포괄임금제 남용, 임금체불, 산업안전 사각지대 등 노동시장을 왜곡하는 구조적 비정상을 바로잡기 위한 논의가 이뤄졌다.

    김 장관은 "일터에서 편법과 불합리한 관행으로 노동자들이 불행을 겪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노동부가 노동부답게 정상화되는 과정과 실질적 변화를 국민이 온전히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불법이 이득인 구조 깨야"…징벌적 제도 도입 요구

    정부의 잇따른 정상화 선언에도 현장의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노동계와 전문가들은 현재의 단발성 근로감독만으로는 노무법인까지 개입해 기형적으로 진화하는 꼼수 관행을 뿌리 뽑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사업장 규모 축소와 위장 고용을 원천 차단할 명확한 실질 판단 기준을 법제화하고, 고의적 임금체불 사업주에게 강력한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는다면 정부 대책도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른바 '가짜 3.3' 문제를 지적해온 하은성 공인노무사는 "임금을 체불하거나 노동자를 위장 고용해 인건비를 착복해도 적발되면 원래 지급했어야 할 금액만 지급하거나, 합의를 통해 깎인 금액만 주면 끝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업주 입장에서는 불법이 발각되지 않으면 막대한 이익을 남기고, 적발되더라도 사실상 무이자 대출을 받은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라며 "편법을 쓰지 않으면 오히려 시장 경쟁에서 밀리는 기형적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장 고용을 통한 인건비 절감은 선량한 사업주와의 공정 경쟁을 파괴하는 부당행위"라며 "불법적 이익을 원천 환수할 수 있는 강력한 과징금 처벌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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