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로리딘 망구베르디호 시승식. 허성무 의원실 제공대한민국이 개발한 고속철이 실크로드 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30년 전 프랑스로부터 기술을 들여오던 나라가, 자기 손으로 만든 열차를 우즈베키스탄 대륙으로 보내는 나라로 도약한 첫 순간이다.
더불어민주당 허성무(창원시성산구) 국회의원이 지난 2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타슈켄트 구간에서 진행된 K-고속철 '잘로리딘 망구베르디호' 시승식에 참석했다. 이는 대한민국 고속철의 첫 해외 수출 차량이 외국 철도망에서 정식 운행에 들어간 역사적 순간이다.
이번 일정에는 허성무 의원을 비롯한 국회 대표단 4인과 구윤철 부총리, 원도연 주우즈베키스탄 대한민국 대사, 현대로템 이용배 사장을 포함한 협력사 대표단이 함께했다. 우즈베키스탄 측에서도 인프라부총리, 교통부장관 등 정부 관계자 다수가 참여해 양국 간 철도 협력의 의미를 더했다.
본격 운행에 앞서 2일에는 사마르칸트에서 타슈켄트까지 약 2시간 반 구간에서 시승식이 진행됐다. 허 의원은 같은 노선을 운행하는 기존 외국산 차량과 K-고속철을 같은 날 비교 시승하며, 진동·소음·흔들림 등 주행 안정성을 좌우하는 요소에서 K-고속철의 우위를 직접 확인했다.
동력분산식 설계 철학에서 비롯된 가속의 매끄러움, 곡선 구간에서의 안정적인 차체 제어, 정차 직전 잔진동 없는 마무리까지 — '속도'를 넘어 '이동의 질'을 구현하는 단계로 K-고속철이 진입했음을 보여준 자리였다.
시승을 마친 허 의원은 "준비의 시간이 마침내 운행의 시간으로 건너온 순간이었다"며 "이는 우리나라 고속철 역사상 최초의 해외 수출 운행 사례로, 기술 도입국에서 기술 수출국으로 전환됐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밝혔다.
대한민국은 1990년대 해외 기술 도입을 통해 고속철 시대를 열었으며, 이후 30여 년간의 기술 축적과 혁신을 거쳐 독자 기술로 고속철을 개발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이번 본격 운행 개시는 그 30년에 걸친 기술 자립의 여정이 마침내 해외 시장의 첫 결실로 이어진 결정적 장면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단순한 차량 공급을 넘어 설계·제작·운영·유지관리 전반이 결합된 '시스템 수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K-고속철은 속도와 안전성, 정숙성, 승차감 등 핵심 요소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며 글로벌 철도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허 의원은 "타슈켄트에서 시작된 이번 노선은 중앙아시아를 넘어 유라시아로 확장될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대한민국 고속철이 세계를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필요한 역할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운행 개시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대한민국 철도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신뢰받을 수 있도록, 국회 산자위 위원으로서 현행 철도산업발전기본법을 K-철도의 시스템 수출 시대에 맞게 보완·개정하고, 필요시 'K-레일웨이 특별법(가칭)' 제정도 함께 검토하는 등 입법 노력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잘로리딘 망구베르디호 시승식. 허성무 의원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