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행방불명인 묘역. 고상현 기자제주4·3 '2세대' 피해자의 트라우마에 대해 처음으로 국가기관 차원의 조사가 이뤄진다.
28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는 지난 1일 국가종합전자조달 시스템인 나라장터에 '4·3사건 2세대 트라우마 세대 간 전이 연구' 용역 공고를 내 입찰절차를 거치고 있다.
그동안 4·3을 겪은 1세대 연구만 이뤄졌으나, 2세대에 대한 국가기관 조사는 처음이다.
용역 과업지시서에 나온 추진 배경에는 '국가폭력 트라우마는 각종 재난·범죄 트라우마와는 다른 고유한 특성을 보이는 경향이 있으며 치유를 위해선 전문적인 연구 기반이 필요하다'고 나왔다.
'4·3 1세대에 대한 연구는 잘 이뤄져 있으나 2세대에 대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조사·연구는 개별 인터뷰를 통한 분석으로 그치는 등 연구결과를 일반화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2세대의 트라우마 양상과 피해실태를 조사해 특화 치유재활 서비스 개발과 제공을 위한 근거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트라우마 세대 간 전이에 대한 연구를 실시하고자 한다'고 목적을 적었다.
시범운영을 거쳐 2024년 7월 공식 문을 연 국립제주트라우마체유센터는 4·3희생자와 유가족 등을 대상으로 전문심리 치료와 상담, 음악·미술·원예치유 등의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현재까지 누적 이용자 수가 2만3371명에 달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4·3을 겪은 1세대로, 2세대 피해자에 대한 재활 프로그램은 없어 센터 이용에 한계가 있었다.
국립제주트라우마체유센터 관계자는 "그동안 54년생 이전 1세대만 재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2세대는 관련 연구도 없고 마땅한 프로그램이 없어서 문의가 많아도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 용역은 2세대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덧붙였다.
연구 용역에선 4·3 2세대 유가족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국가폭력 트라우마의 세대 간 전이의 유형과 특성을 분석해 1세대와 다른 2세대만의 특징을 도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