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소속 현역 광역단체장들이 전부 당내 경선에서 탈락하면서 당심(黨心)의 향방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선거 직후 전당대회가 예정된 만큼, 당권 후보군들도 이에 대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양새다.
16일 민주당에 따르면, 6.3 지방선거 관련 광역단체장 16곳 중 14곳의 후보가 확정됐다. 이 가운데 민주당 소속 현역 시·도지사 5명(김동연 경기도지사,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도지사, 김관영 전북도지사, 오영훈 제주도지사)은 전부 경선에서 탈락했다.
이를 두고 한 친청(친정청래)계 의원은 "컷오프 없이 모두에게 경선 기회를 준다고 했을 때 다들 현역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 민심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라며 "여의도 민심과 바닥 민심이 다르다는 걸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대표적 사례로 전남광주특별시장 후보 경선이 꼽힌다. 김영록 전남지사가 현역인 데다가 당원 수도 전남이 광주보다 많기 때문에 유리할 것이란 전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경쟁 후보였던 신정훈 의원 등이 탈락 후 김 지사를 지지한 만큼 조직력에서 앞설 거라는 시각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민형배 후보의 승리. 그는 2022년 민주당 주도로 검경 수사권 조정법을 통과시킬 당시 국회 법사위의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하기 위해 탈당했다가 복당한 이력이 있을 정도로 '강성파'로 꼽힌다. 그가 현역을 넘어서자 당내에선 개혁 노선을 앞세워 당심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정청래 대표가 공약했던 당원주권주의가 발현된 것"이라며 "의원들이 줄 선다고 당원들이 따라가던 시대는 끝났다. 다음 전당대회에서도 변화와 혁신, 개혁을 내세우는 이에게 당심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다음 달 국회의장·원내대표 선거부터 이런 당심을 의식한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의장 선거에 당원 투표 20%가 반영된다는 점이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원내대표 또한 의원들이 선출하지만 당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벌써부터 '18개 상임위 독식' 등 강성 당원에 구애하는 공약이 거론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반면 지선 경선 결과를 두고 당심을 일률적으로 파악하긴 어렵다는 반론도 나온다. 경선을 통과한 광역단체장 후보 전체를 보면, 강성 등 성향보다는 각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선출됐다는 것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와 추미애 경기지사 후보 모두 한 번에 과반을 확보하면서 선출됐지만, 성향은 정반대"라며 "각 지역별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찍어준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선 이후엔 개혁보다는 집권 여당으로서의 안정된 리더십이 요구될 것"이라며 "당원들도 그에 맞는 후보에 투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