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주시장 경선에 나선 주낙영 예비후보와 박병훈 예비후보. 문석준 기자경북 경주시장 국민의힘 후보 경선을 앞두고 불법 ARS(자동응답시스템) 공방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경쟁 후보들이 주낙영 후보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주 후보는 통화 녹취 등 선관위 사전 검토와 승인 과정을 보여주는 5가지 증빙 자료를 공개하며 위법 의혹을 정면 돌파하고 나섰다.
주낙영 경주시장 예비후보는 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논란이 된 선거운동은 선관위의 공식 자문과 승인하에 이루어진 적법한 행위"라며 신고서와 통화 기록 등 5가지 증빙 자료를 공개했다.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주 후보 측은 지난 4월 1일 오후 4시 30분쯤 경주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자동 동보통신 전화번호 신고서'를 제출하고 팩스 전송을 완료했다. 이어 오후 6시 11분에는 선관위 요청에 따라 음성파일을 공식 번호로 전송했다.
주 후보는 "이를 통해 메시지 내용의 위법 여부를 선관위로부터 사전에 검토받았다"고 설명했다.
주낙영 경주시장 예비후보가 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선거운동 의혹을 반박하고 있다. 주낙영 시장 캠프 제공오후 6시 22분과 25분 사이에는 선관위 직원과의 통화 기록 및 녹취록도 함께 제시했다. 녹취에는 "해당 파일을 자동 동보 방식으로 발송해도 무방하다"는 취지의 답변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주낙영 후보는 "신고부터 승인까지 모든 과정이 2시간 이내 공적 기록으로 남아 있다. 불법 의도가 있었다면 이처럼 철저하게 선관위의 지도를 받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상대 후보 측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상대 후보 측이 '육성 ARS'라는 용어를 사용해 선관위로부터 '답변한 사실이 없다'는 식의 답변을 유도했다"며 "이를 마치 우리가 거짓말을 한 것처럼 확대 해석하는 것은 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은 ARS가 아닌 법이 허용한 '자동 동보통신 음성메시지'에 관한 것"이라며 "용어를 왜곡해 본질을 흐리는 구태 정치는 중단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주낙영 후보는 "공개한 자료를 통해 시민들이 진실을 판단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며 "앞으로도 근거 없는 비방에 흔들리지 않고 정책과 비전으로 평가받겠다"고 강조했다.
박병훈·여준기·이창화·정병두 예비후보가 지난 8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주낙영 후보의 불법선거 운동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독자 제공앞서 박병훈·여준기·이창화·정병두 예비후보는 지난 8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주낙영 예비후보는 불법 선거운동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주 후보가 지난 2일과 4일, 5일 세 차례에 걸쳐 음성을 이용한 사전 선거운동을 했다. 이는 대법원 판례를 감안할 때 명백한 위법 행위"라고 주장했다.
박병훈 예비후보는 "ARS 전화를 이용한 선거운동과 여론조사 시도는 명백한 범죄"라며 "당선무효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경선을 치를 경우 행정 공백과 재보궐 선거 등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양측의 공방이 격화되며 주낙영 후보는 박병훈 후보를 공직선거법 제250조(허위사실공표죄) 위반 혐의로, 박 후보는 주 후보를 공직선거법 제57조의3(당내경선운동) 위반 혐의로 각각 선관위와 검찰에 신고와 고발하는 등 양쪽은 진흙탕 싸움을 펼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정책 경쟁으로 펼쳐지는 것처럼 보이던 국민의힘 경선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결국 서로 간의 비방과 폭로, 법적 다툼으로 변질됐다"며 "한동안 사라진 것 같던 구태정치가 또다시 재현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