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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戰 파국 피했다지만…시한부 휴전에 산업계 '살얼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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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산업

    이란戰 파국 피했다지만…시한부 휴전에 산업계 '살얼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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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이란 2주 휴전…'조건부 개방'에 불확실성 여전
    구름 속 호르무즈 통행 조건…'7척' 신속 출항 관건
    중동산 완전 대체 불가능…수입선 다변화도 시급

    연합뉴스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하면서 고사 직전이던 산업계에 안도감이 퍼지고 있다. 다만, '이란의 통제 하 호르무즈 통행 허용'이라는 조건부 개방인 만큼 산업계는 종전협상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욱이 2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좁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 하는 등 제약이 적지 않은 만큼, 실질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해협 내 대기 중인 유조선의 조속한 출항과 수입선 다변화가 당면 과제가 됐다.

    일단 한숨 돌린 정유업계…일주일치 원유 수급 가능할듯

    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 내 대기 중인 국내 정유사 관련 유조선은 7척이다.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 한 대 당 200배럴을 싣을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선적된 물량은 1400배럴로, 이는 우리나라 전체가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당장 셧다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은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의 쌀'인 나프타 수급에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그동안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가동률 저하를 막기 위해 대체 물량 확보에 고군분투해왔지만 치열한 수급 경쟁과 불안정한 공급 탓에 사실상 한계에 직면한 상태였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나 베네수엘라산으로 대체하는 것에 분명한 한계가 있어서 이제는 중동산 원유를 신속하게 도입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었다"라며 "조금씩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가능해지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미국산 셰일오일 등은 국내 정유 설비에 최적화된 중질유가 아닌 가벼운 경질유에 가깝다. 단독 정제 시 공정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경유 등 핵심 제품 생산량이 급감할 수밖에 없어서 중동산 원유를 완전 대체하기는 어렵다.

    호르무즈 교통난 뚫는 것도 난제

    호르무즈 해협 통과하는 유조선. 연합뉴스호르무즈 해협 통과하는 유조선. 연합뉴스
    급한 불을 끈 것은 맞지만 실무적인 불확실성 탓에 산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대기 중인 선박은 수백 척으로, 폭이 좁은 지리적 특성상 이들 선박들에 대한 교통 정리에만 며칠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호르무즈에 갇힌 국내 유조선 7척이 당장 내일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여기에 휴전 기간 동안 새 물량을 확보하더라도 국내로 들여오기까지는 많은 난관이 있다. 당장 통행세 등 통행을 위한 구체적인 조건들조차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빈 유조선을 보내기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며 "호르무즈 인근에 있는 배를 물색해 원유를 싣고 해협을 통과하기에도 2주는 빠듯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10일로 예정된 미국-이란 간 협상에서 종전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휴전 기간을 늘리는 식으로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상수된 중동 리스크…산업계 '탈중동·수입선 다변화' 사활  

    연합뉴스연합뉴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을 통해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를 절감한 만큼 수입선 다변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산 셰일오일의 도입 비중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한편, 중질유 수급이 가능하면서도 지정학적 간섭이 적은 오만 등 호르무즈 해협 외곽 지역의 대체 노선 확보가 이젠 필수가 됐다는 것이다.

    특히 대통령 특사단이 사우디아라비아, 카자흐스탄, 오만을 잇따라 방문 중인 가운데 단순한 물량 확보를 넘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급망을 선점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오만은 해협이 완전 봉쇄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지정학적 간섭 없이 한국으로 원유를 보낼 수 있는 유일한 중동 국가다.

    당장 종전이 되더라도 전쟁 기간 동안 파손된 시설 등 에너지 인프라와 공급망 복구에 최대 6개월까지 걸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만큼,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구조적 체질 개선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데에도 이견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사우디 원유를 홍해로 우회해 가져오는 방법도 있지만, 홍해 역시 예멘 반군 등의 위협으로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비중동권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기존 설비 내에서 다양한 성상의 원유를 최적으로 혼합해 소화할 수 있는 기술적 운용 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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