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2주 만에 '차량 5부제→2부제'…다음은 민간 확대?

  • 0
  • 0
  • 폰트사이즈

정책일반

    2주 만에 '차량 5부제→2부제'…다음은 민간 확대?

    • 0
    • 폰트사이즈

    오늘부터 공공기관 차량 2부제·삼진아웃제 시행
    공공만으론 효과 한계…민간 5부제 확대 관측
    6월 지방선거 앞두고 규제 부담 변수로
    전문가 "가격 신호 왜곡·전력 낭비부터 바로잡아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입구에 차량 5부제 실시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류영주 기자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입구에 차량 5부제 실시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류영주 기자
    정부가 공공부문 차량 운행을 2부제로 묶는 고강도 에너지 수요 통제에 돌입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원유 수급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다음 수순으로 민간 차량까지 규제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8일 기후에너지환경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공공기관 차량 5부제를 시행한 지 불과 2주 만인 이날부터 이를 2부제(홀짝제)로 대폭 강화했다.

    이에 따라 전국 1만 1천여 개 공공기관과 지자체, 국공립학교 등에서는 홀수일에는 차량 번호 끝자리가 홀수인 차량, 짝수일에는 짝수인 차량만 운행할 수 있다.

    기존 5부제에서 제외됐던 경차와 하이브리드 차량까지 포함해 약 130만 대가 통제 대상에 오르며, 3회 위반 시 징계하는 '삼진아웃제'도 도입돼 강력한 이행을 유도한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영주차장 약 3만 곳에 대해서도 5부제 의무화를 시행한다.

    이처럼 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속도전으로 도입되면서, 에너지 절약 조치가 민간 영역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동 전쟁 여파로 원유 수급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공공부문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기후부가 공공기관 5부제 시행 당시 추산한 석유 절감량은 하루 약 3천 배럴 수준으로, 우리나라 하루 원유 소비량의 0.1%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단순 추정치일 뿐 실증된 데이터는 아니다.

    게다가 제도의 맹점을 이용해 직장 인근 사설 주차장이나 이면도로에 주차하는 '꼼수'까지 겹치면서 실제 교통량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현장의 비판도 잇따른다.

    현재의 위기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에너지 소비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민간으로 규제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이미 삼성, 현대차, SK 등 주요 대기업과 금융권은 선제적으로 자율 5부제에 동참하고 있다. 약 2400만 대에 달하는 민간 차량이 참여할 경우 단순 계산으로도 상당한 에너지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지난 1991년 걸프전 당시 강제 차량 10부제가 유류비 절감 효과를 냈다는 연구 결과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역시 국제유가 급등 시 민간 부문 5부제 의무화를 검토할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다만 민간 대상 차량 부제 의무화가 실제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단계적으로 적용하더라도 규제에 따른 피로감이 클 수밖에 없고, 이는 오는 6월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를 앞둔 정부와 정치권이 반발을 무릅쓰고 강제 조치를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국가가 사용권을 제한하면서 세금과 보험료는 그대로 걷겠다는 것은 권리를 빼앗고 의무만 남기는 행정편의주의"라며 "부제를 시행하려면 운행 금지 일수에 비례한 자동차세 환급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영주 기자류영주 기자
    전문가들은 강압적인 차량 통제보다는 경제적 유인과 정책 조합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처럼 재택근무 확대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이를 민간으로 확산할 경우 고용노동부가 기업의 재택근무 인프라 구축과 인건비를 지원했던 전례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전기를 절약하면 발전용 천연가스와 석유 수입을 동시에 줄일 수 있는 만큼, 야간 미디어 파사드와 간판 소등, 개문 냉방 단속 등 도심 내 불필요한 전력 낭비를 줄이는 현장 밀착형 수요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공공기관 5부제 시행 이후에도 실제 통행량은 크게 줄지 않았고 이면도로 주차 등 꼼수가 나타나듯 이동 자체를 통제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며 "차량 운행 제한보다는 심야 전광판, 실내 조명, 개문 냉방 등 명확한 낭비 요인을 줄이는 것이 실효성 있는 수요 관리"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정부의 규제 방식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온다. 유 교수는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가 산유국인 미국보다 주유소 가격이 더 낮은 기형적인 구조를 유지한 채 통제만 강화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민간 부제 확대를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 최고가격제로 억눌린 가격 신호를 정상화해 자발적 절약을 유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