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부산 남구청 앞에서 '이기대 입구 아파트 사업계획 반려 촉구 기자회견'이 열린 모습. 김혜민 기자 부산 이기대공원 입구에 아파트를 짓는 사업을 둘러싸고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규모 축소 등을 거쳐 마지막 단계인 구청 승인만 남은 가운데, 난개발을 우려하는 시민사회 대응도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는 23일 오전 11시 부산 남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구청은 이기대 입구 고층아파트 사업계획을 즉각 반려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부산 대표 자연경관이자 소중한 휴식 공간인 이기대공원이 또다시 난개발 위기에 놓여 있다"며 "사업이 그대로 승인되면 이기대 경관은 심각하게 훼손되고 시민들이 누려온 조망권과 공공적 가치는 돌이킬 수 없이 침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기대입구에 아파트를 지으려는 계획은 철회와 규모 축소 등을 거쳐 왔다. 아이에스동서는 이기대공원 인근 일명 섶자리 일대 2만 4천여㎡ 부지에 2024년 3개 동 31층 319세대 규모로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난개발 논란과 주민 반발이 거세게 일자 사업을 한차례 철회했다.
이후 지난해 9월 아이에스동서는 아파트 규모를 2개 동 28층 308세대로 규모를 줄여 사업을 다시 추진하고 나섰다. 그러나 부산시 주택사업공동위원회가 경관·건축 분야 재심의를 의결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사업이 다시 추진 국면으로 접어든 건 지난해 말 부산시 경관·건축 소위원회가 사업계획을 조건부 의결하면서다. 아이에스동서는 2개 동 25층 288세대로 규모를 더 줄여 제출했고, 소위원회는 근린생활시설 100㎡ 이상 공공 기부와 공개공지 확보 등을 조건으로 사업계획을 통과시켰다.
아이에스동서가 추진 주인 부산 남구 이기대 앞 아파트 조감도. 아이에스동서 제공 이제 남은 행정 절차는 남구청의 사업계획 승인뿐이다. 부산 남구청 관계자는 "사업계획 승인 절차는 건축 허가에 해당하는 단계로, 승인이 이뤄지면 착공 신고와 입주자 모집 공고 등 후속 절차가 본격 진행된다"며 "법정 처리 기한은 오는 5월까지지만, 보완 요구 사항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심사 기간은 더 걸릴 수 있다. 관련 부서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공공성 훼손과 절차상 문제를 이유로 들며 사업계획을 승인해선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관계자는 "이기대 일대는 '2040 부산도시기본계획'에 해안생태 보전지역으로 관리되는 공간이며 '2030 부산경관계획'에는 부산의 핵심 해안 경관축으로 지정돼 있다. 또 해양문화관광지구와 이기대 예술공원 조성도 추진되고 있다"며 "부산시는 도시계획의 일관성과 공공성을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부산시 주택사업공동위원회 통합심의는 교통·건축·경관·개발행위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일괄 판단하도록 한 제도인데, 부산시가 경관·건축 등 2개 분야를 소위원회로 넘겨 '조건부 의결'한 것은 제도 취지를 무너뜨린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 지구단위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지 않고 주택법상 의제 처리 방식으로 추진한 점과 공공기여의 실효성, 경관 분석 자료의 객관성 등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대는 이달 중순 부산시 행정 절차를 문제 삼으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해 둔 상태여서 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