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임시청사가 자리 잡은 부산 동구 수정동에 '해수부 이전 환영'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혜민 기자 해양수산부가 부산 시대를 연 지 두 달째로 접어든 가운데, 지역에서는 상권이 살고 대학가도 들썩이는 등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관련 기업 이전과 산업 육성으로 이어져 '해양 수도 부산'을 실현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나온다.
평일 오후 해양수산부 임시청사가 들어선 부산 동구 수정동 일대. 전통시장 입구와 거리 곳곳에 '해수부 이전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두 달 전만 해도 한적했던 거리는 붐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유동인구가 눈에 띄게 늘었다.
일대 상가는 새로 들어온 음식점이나 카페들로 가득 차 공실을 찾아볼 수 없었다. 간판에 '수정점' 대신 '해양수산부점'으로 표기한 가게들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해양수산부 이전 이후 새로 들어선 한 카페 간판에 '해양수산부점'이라는 표기가 등장했다. 김혜민 기자 이곳 주민과 상인들은 해양수산부가 이전한 뒤로 동네에 활기가 돈다고 입을 모았다.
50년 넘게 수정동에 살고 있다는 오태선(72·여)씨는 "해수부가 이전한 뒤로 새로운 카페와 식당도 많이 생기고 동네에 확실히 활기가 돈다"며 "점심 시간에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많고 배달 오토바이도 많아졌다. 식당 앞에 길게 줄을 선 모습도 생소했다"고 말했다.
고깃집 사장 김성진(53·남)씨는 "회식하는 해수부 직원들이 가게를 자주 찾아줘 최근 매출이 15% 정도 늘어난 것 같다"면서 "해수부 직원들도 부산에 오니 먹거리도 다양하고 '가성비'가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저녁 장사를 위주로 하고 있는데 주변 식당들은 직원들을 겨냥해 점심 특선 메뉴도 많이 내놓고 있다"며 웃었다.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해수부 임시청사 유치 소식이 나온 뒤로 일대 상가 임대료가 20%가량 올랐다. 그런데도 가게들이 새로 입점하고 있다"며 "실거주 수요는 기대한 만큼 늘진 않았지만 인근 한 아파트도 현재 공실이 없는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해수부 이전이 부산 동구 일대 상권에 불러온 변화는 수치로 확연히 드러난다. 한국신용데이터(KCD)가 해수부 이전 전후 10주 동안인 지난해 11월 10일부터 올해 1월 18일까지 부산 소상공인 매출을 분석한 결과, 동구의 평균 주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산 전체 매출 증가율 평균인 3.7%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동구는 부산 16개 구·군 가운데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특히 해수부 임시청사가 있는 수정동, 인접한 초량동 외식업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수정동 외식업 매출은 지난해보다 9.1%, 초량동은 7.3% 늘었다.
평일 오후 해양수산부 임시청사가 들어선 부산 동구의 한 거리. 김혜민 기자 해수부 이전으로 특수를 누리는 건 상권만이 아니다. 해양·수산 계열 학교들은 일자리 창출 기대감에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해운계 특수목적고인 국립부산해사고등학교는 2026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전년 대비 15명 늘어난 471명이 지원해 경쟁률 3.66대 1을 기록했다. 해군 부사관 인력양성 기관인 해군과학기술고도 경쟁률이 전년도 1.28대 1에서 올해 1.57대 1로 상승했다.
대학가는 더욱 열기가 뜨겁다. 국립부경대는 올해 정시모집에서 경쟁률 7.19대 1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해양공학과 14.6대 1, 생물공학과 13.8대 1 등 해양 관련 전공 학과들에 지원자가 몰렸다. 국립한국해양대도 올해 정시모집에서 경쟁률 6.73대 1을 기록해 1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립부경대 관계자는 "정시 경쟁률 자체도 역대 최대 경쟁률이지만 특히 해양·수산 관련 학과 경쟁률이 높았다"며 "해수부와의 교류 확대, 산학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고 대학 입시설명회에서도 관련 내용을 앞세워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본관. 송호재 기자지역에서는 해수부 이전이 '일시적 특수'가 아닌, 부산 산업 지형을 해양 중심으로 바꾸는 출발점이 될 거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은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이들 기업은 올해 상반기 안에 부산에서 업무를 시작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양산업 전문 운용사인 워터라인 파트너스도 올해 상반기에 부산 남구에 지역 사무소를 설립하고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할 계획이다.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 박재율 공동대표는 "해수부 이전이 주변 상권 활성화 효과 등으로 이어진 현상은 이제 첫 단추를 끼운 것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며 "해수부 이전을 필두로 향후 해양기업과 관련 공공기관 이전도 이어짐으로써 부산이 명실상부한 해양 수도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구만이 아니라 부산 전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