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파일'에 포함된 제프리 엡스타인과 피해자 등의 관계를 나타낸 문건. 연합뉴스미국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이 아프리카 여러 곳에서 국가적 사업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5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가 지난달 말 공개한 엡스타인 파일에는 그가 남부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과 접촉해 짐바브웨 화폐 개혁을 시도하려 했으며, 콩고에서는 오일 펀드를 취급할 민영 은행 설립을 추진하려 한 정황이 담겼다.
엡스타인은 지난 2015년 일본 출신 사업가이자 전 매사추세츠 공대(MIT) 미디어랩 소장인 이토 조이치와 주고받은 서신에서 무가베 당시 대통령 대통령과 접촉해 천문학적 인플레이션으로 폐기된 짐바브웨 화폐를 대신해 새 화폐를 발행하도록 할 것을 제안했다.
2017년 미 연방수사국(FBI) 문건에는 엡스타인이 무가베 전 대통령의 자산을 관리했다는 증언도 담겼다.
다만 엡스타인의 짐바브웨 화폐 개혁 구상은 실현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짐바브웨는 무가베 대통령 재임 때인 2009년 당시 천문학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자국 화폐가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되자 미국 달러 등 외국 화폐를 법정 통화로 채택한 바 있다.
콩고와 관련해선 엡스타인과 오래 친분을 유지한 영국 노동당의 중견 정치인 피터 맨덜슨 전 산업장관이 콩고에 민영 은행을 설립하려는 콩고 관리에게 엡스타인을 소개해주려 한 정황이 이메일에 담겼다.
맨덜슨은 이메일에서 엡스타인에 대해 "누구보다 재무 분야에 대해 잘 안다"며 "완전히 믿을만한 좋은 친구"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엡스타인과 콩고 관리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고 해당 은행도 설립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엡스타인은 2008년 미성년 성매매로 유죄를 받고 2019년 다시 미성년자 상대 성매매 알선 혐의로 체포돼 재판을 기다리던 중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