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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헌 "대전·충남 통합은 행정구역 결합이 아닌 공간과 자산 질서의 재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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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헌 "대전·충남 통합은 행정구역 결합이 아닌 공간과 자산 질서의 재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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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한국미래공간포럼 "통합 찬반 이전에 시민 삶과 자산 가치가 어떻게 바뀌는지 구체적 설명 부족" 지적
    초광역 교통망 구축 시 "역세권 중심으로 주거·상권 가치 급격한 재편 가능성" 진단
    공간 규제·개발 밀도 변화에 대해 "변두리 땅이 핵심 거점으로 전환될 수 있는 구조" 분석
    자산 양극화 우려에는 "통합 재정 활용 시 원도심 재생·노후 주거지 가치 회복 기회" 제시
    "소문·묻지마 투자보다 광역도시계획·교통축 등 공식 설계도 기준으로 자산 판단해야" 강조
    지난 12월 박사급 전문가 포럼을 구성·첫 논의 진행… 통합 과정 전반을 지속 분석·제안할 계획

    ■ 방송 : 대전CBS <이슈 앤 톡> 표준FM 91.7, 홍성 99.3 (17:00~17:30)
    ■ 제작 : 손성경 PD
    ■ 진행 : 권오철 교수
    ■ 대담 : 한국미래공간포럼 최재헌 박사

    최재헌 박사. 자료사진최재헌 박사. 자료사진
    ◇권오철: 요즘 대전·충남 통합 소식, 많이들 접하고 계실 텐데요. 하지만 이 통합을 단순히 정치나 행정의 문제로만 보기에는, 우리 삶에 미치는 변화가 상당히 큽니다. 오늘은 이 통합을 공간과 자산, 그리고 시민의 삶의 구조 변화라는 관점에서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이 이야기 함께 나눠볼 분, 감정평가사이자 부동산학 박사, 한국미래공간포럼의 최재헌 박사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최재헌: 네, 안녕하십니까.
     
    ◇권오철: 박사님은 감정평가사이자 부동산을 오랫동안 연구해 오신 전문가이신데요.
    대전·충남 통합 소식을 처음 들으셨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최재헌: 사실 이 주제를 처음 접했을 때는, 지역에 사는 한 주민으로서 굉장히 반가웠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모든 경제와 산업이 서울에 집중된, 이른바 수도권 일극 체제였지 않습니까. 대전과 충남이 힘을 합쳐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신호로 봤습니다. 다만 동시에, 전문가로서 냉정한 걱정도 함께 들었습니다.
     
    ◇권오철: 어떤 점이었습니까?
     
    ◆최재헌: 대전·충남 통합은 단순히 행정구역을 합치는 문제가 아니라, 말 그대로 마을 전체의 설계도를 새로 그리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권오철: 그래서인지 '한국미래공간포럼'을 직접 기획하셨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요. 이 포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습니까? 
     
    ◆최재헌: 결국 우리가 먹고, 자고, 일하는 모든 활동은 '공간'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행정이 통합되면,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의 구조와 성격 자체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논의는 정치적 찬반이나 행정 논리에 머무른 경우가 많았습니다. 통합 이후 공간은 어떻게 바뀌는지, 시민들의 삶과 자산 가치는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에 대한 전문적인 설명은 부족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렇게 변할 수 있다"는 그림을 시민들께 설명해 드려야 하지 않을까, 그런 문제의식에서 포럼을 기획하게 됐습니다.
     
    ◇권오철: 포럼 출범 초기인데도, 참여하는 분들이 꽤 계신가요?
     
    ◆최재헌: 현재는 대전과 충남에서 실제로 거주하고, 생활하고, 생업을 이어가고 있는 박사급 전문가 약 10분 정도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전문가, 세무사, 기술거래사, 교수 등 각자의 분야에서 현장을 직접 경험해 온 실무 중심의 전문가들입니다. 저희는 이론적으로 "이럴 것이다"라고 말하기보다는, 현장에서 실제로 부딪히는 문제를 짚고, 그에 대한 대안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역 기반의 공간 싱크탱크 역할을 해보자는 취지입니다.
     
    ◇권오철: 그렇다면 지금도 후속 논의가 계속 진행 중인 상황인가요?
     
    ◆최재헌: 네, 계속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통합 논의 과정에서 제기됐던 이슈들을 정리하고 있고, 각 지자체 담당자들을 직접 만나 현장의 고민과 쟁점도 듣고 있습니다. 만약 통합 이후 재정이 투입된다면, 그 효과가 어떤 공간에서, 어떤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을지까지 함께 고민하면서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계속 움직이고 있습니다.
     
    ◇권오철: 이 과정 자체가 일종의 공론화 작업이기도 할 텐데요. 박사님께서 보시기에는 현재 대전·충남 통합 논의에서 주민들에게 충분한 설명과 공론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십니까?
     
    ◆최재헌: 개인적으로는, 아직 더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인터넷 여론을 보면 찬성률이 60~70%로 나오기도 하지만, 현장에서 시민들을 만나보면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통합 이후 무엇이 어떻게 바뀌는지, 구체적인 그림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불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통합됩니다", "이런 이름이 됩니다"가 아니라, "통합되면 이런 점이 좋아질 수 있다"는 체감 가능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수치가 아니라, 시민 스스로 "이건 꼭 필요하다"고 느낄 수 있다고 봅니다. 
     
    ◇권오철: 지금 진행 중인 포럼 논의도 바로 그런 방향이군요.
     
    ◆최재헌: 맞습니다. 저희도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정말 통합이 되는 건지, 통합이 과연 필요한지, 된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달라지는지부터 하나하나 질문을 던졌습니다. 정부가 제시한 큰 로드맵을 분석하고, 그 안에 담긴 변화의 방향을 차분히 살펴보면서 저희 역시 "통합이 된다면 이렇게 준비돼야 한다"는 쪽으로 생각이 정리돼 가고 있는 과정입니다.
     
    ◇권오철: 박사님께서는 이번 통합을 행정구역 개편이 아니라 '공간과 자산 질서의 재설계'라고 표현하셨는데요. 이 표현을 시민 눈높이에서 풀어주신다면요?
     
    ◆최재헌: 대전과 충남이라는 경계는 사실 지도 위에 그어진 선입니다. 하지만 그 선 하나로 학교가 배정되고, 도로가 놓이고, 내 집과 내 땅의 가치가 결정됩니다. 행정구역은 보이지 않지만, 우리 삶의 질서를 규정하는 틀입니다. 이번 통합은 그 선이 사라지는 과정이고, 마치 거대한 도화지를 새로 펼치는 것과 같습니다. 경계가 사라지면 자산 가치 역시 재편될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에는 접경지여서 소외됐던 공간이, 통합 도시에서는 중심축이 될 수도 있고,
    중복된 인프라가 하나로 묶이며 새로운 성장 동력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권오철: 결국 시민들이 가장 체감하는 변화는 자산, 특히 부동산일 텐데요. 감정평가사로서 이 통합 논의가 왜 중요하다고 보십니까?
     
    ◆최재헌: 감정평가사는 가치의 변화를 가장 최전선에서 다루는 전문가입니다. 대전·충남 통합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수많은 시민의 재산권이 재편되는 거대한 경제적 사건입니다. 일반적으로 시민 개인 자산의 70~75%가 부동산에 묶여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익을 보고, 누군가는 손해를 본다고 느끼는 순간 통합은 불신을 낳고 동력을 잃게 됩니다. 그래서 감정평가사의 역할은 공정한 가치 측정을 통해 갈등을 예방하고, 시민의 재산권이 부당하게 침해받지 않도록 지키는 파수꾼이라고 생각합니다.

    ◇권오철: 이 통합이 만약에 이루어진다면, 대전과 충남의 공간 구조에서 박사님 보시기에 가장 먼저 변화가 일어날 영역은 어디라고 보십니까?
     
    ◆최재헌: 제가 하나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지난번 선거 때도 여러 공약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선거가 끝난 뒤에 "아, 이게 확 달라졌네" 하고 체감할 정도로 변화가 있었나 한번 생각해보면요.
     
    ◇권오철: 사실 체감은 많이들 못 하실 것 같습니다. 일일이 설명하면 모를까요.
     
    ◆최재헌: 맞습니다. 저도 크게 체감은 못했거든요. 그런데 선거 이후에 코로나도 있었고, 갑작스럽게 예산을 써야 하는 곳도 생기면서 지역 숙원사업들이 정체된 부분이 많았습니다. 계획은 오래전부터 잡혀 있었는데, 재원 부족이나 행정 절차 때문에 멈춰 있던 사업들이 많았던 거죠. 그래서 통합으로 막대한 재원이 들어오게 되면, 지하철 연장이나 도로 신설 같은 대형 인프라 사업부터 가장 먼저 숨통이 트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시민 입장에서는 "우리 동네 숙원사업이 왜 갑자기 이렇게 속도를 내지?" 하고 느낄 만큼 가시적인 변화가 먼저 시작될 거라고 기대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60분 생활권의 완성입니다. 대전·충남이 60분 안에 연결된다고 계속 이야기하지 않습니까. 그게 가능하려면 결국 철도망과 도로망이 확충될 수밖에 없고, 그 부분이 더 촘촘해질 거라고 봅니다. 또 그렇게 되면, 대전의 R&D 역량과 충남의 제조 기반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면서 초광역 메가시티로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권오철: 지금 여러 가지를 말씀해주셨는데요. 시민들이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건 집값 문제도 있고, 상권도 있고, 1시간 출퇴근 같은 생활 변화도 있을 텐데 그중에서는 무엇이 먼저 체감될 거라고 보십니까? 
     
    ◆최재헌: 우선은 '60분 생활권'이 현실화되려면 결국 광역 철도망이 핵심이 될 겁니다. 그래서 KTX역이나 기존 기차역 같은 역을 중심으로 변화가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크고요. 그를 통해서 출퇴근의 경계가 무너질 거라고 봅니다. 그동안 충남에서 대전으로, 대전에서 충남으로 이동하려면 시간이 꽤 걸렸고, 도로도 정체가 심했는데, 교통망이 더 빠르고 촘촘해지면 체감이 달라지겠죠. 그다음에는 집값의 양극화가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대전역 중심, 서대전역 중심으로 아직 개발이 덜 된 구역들이 더 개발될 가능성이 있고요.
     
    ◇권오철: 지금 말씀하신 흐름의 연장선에서요.
     
    ◆최재헌: 맞습니다. 생활권이 완성되려면 빠른 교통수단이 먼저 들어와야 하니까요. 교통망을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에는 광역 철도망, 그러니까 대전역·서대전역·천안아산역 같은 역세권을 중심으로 변화가 먼저 나타날 것이고, 그다음에는 지하철 1호선·2호선, 트램역, 그리고 추가적인 광역철도망까지 확장될 거라고 봅니다. 
     
    ◇권오철: 그럼 결국 역세권 중심으로 상권도 함께 커지겠네요.
     
    ◆최재헌: 네,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인구가 모이기 때문입니다. 인구가 모이는 곳을 중심으로 대형 상권이 유지되거나 강화될 수 있고요. 이제는 "어디에 사느냐"보다 "어디와 연결돼 있느냐"가 삶의 질을 더 좌우하는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통합은, 우리가 더 편리하게 모여 살 수 있는 지도를 만드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권오철: 박사님 말씀을 듣다 보니까, 저부터도 '서대전역 주변에 땅을 사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최재헌: 그럴 때 비교해볼 만한 게 이웃나라 일본 사례입니다. 일본도 초고령화와 부동산 침체기를 거쳤는데, 그 과정에서 중심이 됐던 곳은 늘 역 중심이었습니다. 연세가 높아질수록 자가용 이동이 쉽지 않기 때문에, 철도역이나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일 수밖에 없고, 사람이 모이면 서비스가 모이고, 상권이 재편됩니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공간에 대한 이해' 자체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권오철: 그럼 공간을 조금 넓혀보겠습니다. 대전에는 대덕특구 연구 기능이 있고, 충남에는 천안·아산의 제조 기반이 있지 않습니까. 이 두 기반이 어떻게 조화롭게 결합할 수 있을까요?
     
    ◆최재헌: 저는 크게 변화할 수 있다고 봅니다. 대전은 대학이 많고 우수 인력이 많이 양성되는데, 지역 내 일자리가 부족해서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충남은 제조 기반이 강하지만 연구 역량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죠. 그런데 이 둘이 하나로 결합하면, 기획부터 시제품 제작, 대량생산까지 한 곳에서 가능한 원스톱 산업벨트가 구축될 수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대덕특구의 기술이 제품화되려면 타 지역 공장을 알아봐야 했는데, 60분 교통망이 열리면 충남 제조 현장으로 즉시 연결될 수 있고, 시간과 비용이 줄어들며 경제적 파생 효과도 커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 과정에서 기업 유치 환경도 달라질 수 있고요. 기술도 있고, 땅도 있고, 초광역 메가시티가 만들어지면 수도권 기업들이 내려오려는 곳이 대전·충남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기대합니다.
     
    ◇권오철: 결국 '1시간 생활권'이 열리면, 주거 입지 지도도 다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씀이시죠?
     
    ◆최재헌: 그렇습니다. 주거 지도를 보는 기준이 이제는 행정지도가 아니라 시간과 연결성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1시간 생활권이 열린다는 건, 거리가 멀어도 심리적으로·경제적으로는 가까워진다는 의미이고요. 그래서 광역 교통 허브를 중심으로 주거 선호도가 달라질 수 있고, 대전뿐 아니라 충남도 고속도로 IC나 신설 철도역처럼 '교통의 혈관이 뚫리는 곳'으로 인프라와 사람이 모일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권오철: 박사님께서는 통합 논의를 찬반이 아니라 '분석과 설계'의 프레임으로 보자고 제안하셨는데요. 이 전환이 시민들에게 왜 중요하다고 보십니까?
     
    ◆최재헌: 이건 큰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과 비슷하다고 봅니다. 수술을 할지 말지만 따지다 보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건 "어떻게 수술을 잘해서 건강하게 회복할 것인가"를 설계하는 겁니다. 
     
    대전·충남도 마찬가지입니다. 메가시티는 세계적으로 큰 흐름이고, 찬반의 이분법에만 매몰되면 통합 이후에 올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건 냉철한 분석과 정밀한 설계입니다. 우리 지역의 자원이 어디에 있고, 역량을 어떻게 결집해야 도약할 수 있는지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그래서 분석과 설계는 행정이 끌고 가는 방식이 아니라, 시민이 주도해서 "우리 동네 미래 설계도"를 함께 그려보자고 제안드리고 싶습니다.
     
    ◇권오철: 박사님은 전문가시니까요. 토지 이용 규제나 공시지가 체계, 개발 밀도 같은 제도 변화가 이 지역의 자산 가치 지도를 어떻게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최재헌: 부동산의 가치는 크게 두 가지로 결정됩니다. 첫 번째는 어디에 있느냐, 그리고 두 번째는 이 땅에 무엇을, 얼마나 높이 지을 수 있느냐입니다. 즉 위치와 이용 규제의 문제입니다. 그동안 대전과 충남은 서로 다른 규제와 개발 밀도를 적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통합이 되면 이 기준들이 초광역 교통망이라는 새로운 축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큽니다.
     
    쉽게 말해, 이전에는 변두리라고 여겨져 규제가 많았던 땅이 통합 이후에는 거점 지역이 되면서, 더 높고 더 넓게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성격이 전혀 다른 땅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겁니다. 감정평가사로서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이 점입니다. 같은 땅이라도 통합 전후로 접근성과 이용 가능성이 달라지면 가치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20년 전만 해도 평범한 농밭이었던 대전 도안지구가 지금은 대전 최고의 주거 단지가 된 것처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도 초강력 생활권의 핵심 상업지로 바뀔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권오철: 그러면 반대로요. 기존 주거지나 원도심에 살고 계신 분들은 이 변화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최재헌: 저도 사실 그 부분에 대한 걱정이 컸습니다. 제 박사 전공이 도시재생이었거든요. 새로운 거점이 생기면 기존 지역은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충분히 공감합니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통합이 노후화된 지역을 새롭게 탈바꿈시킬 결정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재정의 규모입니다. 대전과 충남이 따로 있을 때보다,통합된 메가시티가 됐을 때 확보할 수 있는 예산과 기금 규모는 훨씬 커집니다. 이 재원은 원도심 인프라 개선이나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는 강력한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는 가치의 연결입니다. 지금은 소외된 상권이라 하더라도, 광역 교통망이라는 줄기만 잘 연결되면 메가시티 전체의 유동인구를 흡수하는 특색 있는 로컬 상권으로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결국 통합은 어느 한쪽을 버리는 선택이 아니라, 커진 경제 파이를 바탕으로 오래된 공간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상생의 재설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권오철: 평가사님, 조금 더 직접적으로 여쭤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내 집, 내 땅, 내 상가 가치가 떨어지는 건 아니냐" 이런 걱정을 하시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최재헌: 저도 감정평가사이기 이전에 대전 시민 한 사람으로서 제 집 가치가 어떻게 변할지 늘 궁금합니다. 이건 아마 모든 시민의 공통된 마음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불확실한 시기에 제가 드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답은 변화의 흐름을 읽는 사람이 자산을 지킨다는 겁니다. 과거처럼 가만히 기다리면 집값이 오르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앞으로는 큰 지역 전체가 함께 오르기보다는, 특정 지역, 특정 축을 중심으로 가치가 움직이는 시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제는 통합이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 내 자산이 교통망, 규제 변화, 산업단지 같은 새로운 가치 축과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를 계속 점검하셔야 합니다.
     
    ◇권오철: 아까 서대전역 이야기처럼요. 이럴 때 흔들리지 않고 꼭 점검해야 할 기준이나 원칙이 있다면, 투자 관점에서 어떤 점을 강조하고 싶으십니까?
     
    ◆최재헌: 제가 보기엔 가장 위험한 투자는 "남이 돈 벌었다니까 나도 따라 사야지" 하는 투자입니다. 이른바 묻지마 투자죠. 그 결과는 결국 본인이 감당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딱 두 가지 원칙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공식적인 설계도를 보라는 겁니다. 대전시나 충남도가 발표하는 도시기본계획, 광역도시계획처럼 행정의 방향이 담긴 공적 자료를 먼저 보셔야 합니다. 소문이 아니라, 정확한 지도를 기준으로 내가 관심 있는 지역의 미래를 공부하셔야 합니다.
     
    두 번째는 공부하는 전문가와 가까이하라는 겁니다. 감정평가사나 부동산학 전문가들은 매일 숫자를 분석하고 현장을 발로 뛰는 사람들입니다. 혼자 불안해하지 마시고, 이런 전문가들의 정보와 식견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남의 말에 전 재산을 거는 게 아니라, 데이터 위에서 스스로 확신을 만드는 투자, 그게 지금처럼 격동하는 시기에 시민들의 자산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원칙이라고 생각합니다.
     
    ◇권오철: 말씀을 듣다 보니까요, 저는 우리 평가사님하고 앞으로 자주 뵐 것 같은데요. (웃음) 청취자분들은 이런 전문가 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기회가 많지 않거든요. 앞으로 시민들과 이런 주제를 더 자주, 쉽게 나눌 계획도 있으십니까?
     
    ◆최재헌: 네, 어디든 불러만 주시면 가겠습니다. 시민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 함께 고민하고 싶습니다. 
     
    ◇권오철: 끝으로 청취자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재헌: 대전 시민 여러분, 충남 도민 여러분. 변화는 늘 낯설고, 때로는 불안을 동반합니다. 하지만 변화는 결국 옵니다. 그 변화를 외면하지 말고 정면으로 마주할 때, 비로소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린다고 생각합니다. 대전·충남 통합은 단순히 지도를 합치는 일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의 터전을 더 크게, 더 단단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저희는 늘 시민 여러분 곁에서 함께 공부하고 준비하는 길잡이가 되고 싶습니다. 함께 준비하고, 함께 꿈꾼다면 대전·충남 통합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최고의 메가시티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권오철: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한국미래공간포럼 최재헌 박사님과 함께했습니다.
     
    ◆최재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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