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안준호 삼성 감독은 베테랑 가드 이상민(37)에 대해 "이종범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프로야구 KIA의 정신적 지주 이종범(39)은 올해 고비 때마다 제몫을 해내며 12년만의 우승을 이끌었다.
한국시리즈(KS) 7차전에선 허리 통증으로 성치 않은 몸에도 출전하는 투혼을 보였다. KS MVP 나지완 등 선수들이 입을 모아 우승의 숨은 주역이라고 말할 정도다.
삼성에서 그런 존재가 이상민이라는 것이다. 이상민 역시 고질인 허리 통증이 완전히 낫지 않았음에도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27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SK전은 왜 안감독이 그런 말을 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이상민은 이날 18분여를 뛰며 5점 5도움을 기록했다. 수치는 대단치 않았지만 영양가 만점이었다.
특히 73-77로 뒤진 4쿼터 종료 2분 12초 전 통렬한 3점포를 성공시켰다. 이날 처음 시도한 3점슛이었지만 깨끗하게 림을 갈랐고 추격의 발판이 됐다. 승부처 집중력을 알 만했다.
또 78-79, 1점 차로 추격한 종료 1분여 전에는 수비가 빛났다. 올 시즌 빠른 돌파로 주목받는 상대 신인 변현수(2점 3가로채기)의 길목을 미리 차단했고 당황한 SK 가드진은 볼을 뺏겼다. 이게 이정석(5점, 4도움)의 역전 레이업 속공으로 이어졌다.
80-80으로 맞선 종료 10여초 전에는 주포 테렌스 레더(25점 5리바운드)에게 침착하게 볼을 연결했다. 결국 레더는 종료와 함께 버저비터슛을 연결시켜 82-80 역전승을 만들었다. 삼성은 혼혈선수 이승준까지 18점(6리바운드)을 올려주며 공동 5위에서 공동 3위(3승 2패)로 올라섰다.
SK는 최근 광대뼈 골절상을 당한 김민수(17점 5리바운드)가 보호대 투혼을 발휘했지만 개막 4연승 뒤 첫 패배를 안았다. 시즌 전 KT&G에서 이적해온 주희정은 양 팀 최다인 7도움(6점)을 올렸지만 경기 막판 자유투 실패와 가로채기를 당했다.
한편 SK 관계자는 "종료 12초 전 SK 공격 때 상대 이정석이 패스 전에 주희정에 어웨이 파울을 했다"면서 "자유투 1개와 공격권을 받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억울함을 토로했다. 경기 규칙 제 97조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경기 후 안감독은 "이상민은 점점 몸이 좋아지고 있다. 오늘처럼 승부처에서 활약해줄 것"이라고 칭찬했다. 김진 SK 감독은 "변현수 등 속공이 나오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BestNocut_R]
이상민은 "변현수가 왼손잡이고 빨라서 돌파를 예상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직 완전치는 않지만 지난 시즌 개막 때보다 몸이 좋다. 15~20분은 너끈히 뛸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