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미 PD◆김영미> 지난 한 해 제주CBS 평신도운영위원회 이사장으로 섬기셨습니다. 처음 꾸려진 조직이라 부담도 컸을 텐데, 어떤 마음과 책임감으로 시작하셨습니까.
◇임남관>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 있었죠. 하지만 '오직 하나님만 아시는 길'이라 여기고, 제 판단보다 하나님을 의지하며 담대하게 나아가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하나님이 동행해 주시길' 구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김영미> 이사장으로서 스스로 세운 기준이나 원칙도 있었을까요.
◇임남관> 특별히 원칙을 정해놓은 건 없습니다. 대신 취임식 때 심상철 위임목사님이 축사 중에 하신 말씀이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남의 아픔에 관심을 가지는 이사장이 되시길 바란다"는 말씀이었어요. 그 한 문장이 제게는 기준이 됐습니다. '내가 무엇을 성취하느냐'보다 '누군가의 아픔을 보고, 마음을 내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뜻으로 새기고 한 해를 보냈습니다.
판단은 하나님께서 하시겠지만 저는 '잘했다'기보다 '열심히 했다, 최선을 다했다'는 고백이 먼저 나옵니다. 달란트 비유처럼, 맡겨진 자리에서 성실히 일하면 결과는 하나님이 채우신다고 믿습니다. 저는 그저 할 수 있는 만큼 충성하려고 했습니다.
◆김영미> 추진력 있게 여러 일을 감당해 오셨어요. 이사님들과 함께 조직을 이끌면서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임남관> 기억에 남는 순간이 참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평신도운영위원회 회원들과 함께 CBS 본사를 방문했던 일이에요. 방송이 어떻게 나가는지 직접 보면서, '방송을 내보내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스튜디오와 제작 현장을 보면서 '우리가 응원하고 돕는 일이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구나' 하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또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역을 방문했을 때도 마음이 뜨거웠습니다. 묘역에 새겨진 글들을 보며, 이 땅에서 태어난 우리보다 더 이 땅을 사랑하며 복음을 위해 생명까지 바친 선교사들의 흔적이 깊게 남았습니다. 그 시간을 함께했다는 것 자체가 큰 은혜였습니다.
일일수련회 당시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 방문 모습. 김영미 PD ◆김영미> 당시 일정이 하루였는데도 정말 알찼고, 다녀오신 분들의 만족도가 높았어요.
◇임남관> 맞습니다. 다녀오신 분들이 그런 마음을 품고 한 해 동안 더 마음을 모아 수고해 주셨던 것 같습니다. '함께 보고, 함께 느낀 경험'이 공동체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김영미> 이사장이라는 역할이 장로님의 신앙과 삶에도 영향을 줬을 것 같아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임남관> 직책이 사실 무겁지 않습니까. 그 무거운 책임을 어떻게 지고 갈지 고민하며, 하나님이 늘 동행해 주시길 기도했습니다. 제 부족함은 하나님이 채우실 거라는 믿음으로 한 걸음씩 갔습니다. 결국 '의지할 곳은 하나님뿐'이라는 마음이 더 깊어졌습니다.
◆김영미> 이사장으로서 '이건 참 잘했다' 싶었던 일도 있습니까.
◇임남관> 제주CBS가 합창제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릴 때, 그 열매가 어려운 현장에까지 닿을 수 있었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힘든 가운데서도 노숙인을 돕는 사역을 감당하는 다섯 교회에 각각 100만 원씩, 총 500만 원을 지원한 일입니다. 큰돈은 아니지만, 마음을 모아 '함께 돕는다'는 의미가 분명했던 순간이라 더 소중했습니다.
◆김영미> 장로님은 서점, 문구사업, 그리고 지금은 파크 스크린 골프장 운영까지 오랜 시간 사업 현장을 걸어왔습니다. 사업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경험하신 일이 있죠.
◇임남관> 1984년 9월 2일, 아가페서점을 처음 열었습니다. 시작이 정말 힘들었어요. 아침 겸 점심을 11시에 먹고, 점심 겸 저녁을 5시에 먹는 식으로 하루 두 끼를 먹으며 버티고 기도했던 시절이 제일 생생합니다. 그때 '더 많이 기도하며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러면서도 하나님이 때마다 시마다 채워주셔서, 어느덧 문구·서점 사업도 42년 가까이 지나 마무리 단계까지 오게 됐습니다.
◆김영미> 오랫동안 했던 문구사업을 정리하는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임남관> 모닝글로리 제주 대리점을 하며 보람 있던 일들이 많습니다. 특히 임대해 쓰던 곳에서 땅을 매입하고, 건물을 지어 자기 사옥에서 사업을 한다는 건, 지금 생각해도 제가 할 수 없는 일이었어요. 하나님이 도와주셔서 감당하게 하셨고, 그 축복을 맛보게 하셨습니다.
◆김영미> 사업은 위기도 많잖아요. 장로님을 다시 일으켜 세운 힘은 어디에 있었다고 보세요.
◇임남관> 저는 '2% 부족한 사람'이 아니라, 100% 부족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늘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려고 했습니다. 기도하면서,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말씀을 붙들고 암송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요. 하나님이 능력 주시면 길이 열리는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기도한 것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나게 하시고, 더 좋은 장소를 보게 하시고, 그걸 통해 더 많은 열매를 주시는 일들이 이어졌습니다.
◆김영미> 지금 운영하는 파크 스크린 골프장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죠.
◇임남관> 작년 8월 9일에 오픈했는데, 요즘 와서 행복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행복한 쉼터'라고 이름을 붙였어요. 단순한 사업장을 넘어서, 많은 분들이 편히 쉬고 웃으며 돌아가는 곳이 되길 바랍니다. 가능하다면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도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여기서는 시작부터 끝까지 웃음꽃이 피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김영미> 파크골프는 온 가족이 즐기는 스포츠 같아요.
◇임남관> 처음엔 어르신들 운동으로만 알았는데, 요즘은 젊은 분들도 많이 치고 3대가 함께 어울리는 모습도 봅니다. 운동하며 행복을 느끼고 소통하면서 하나가 되는 장면이 참 좋습니다. 제주도민이 지금 1만 명 정도라고 들었는데, 앞으로 더 늘지 않을까 기대도 합니다.
새벽기도회 때 온 가족 찬양 모습. 임남관 장로 제공 ◆김영미> 장로님은 언제부터 신앙생활을 시작하셨습니까.
◇임남관> 고등학교 2학년 때 친구를 따라 교회 교육관에 갔던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탁구를 무료로 칠 수 있다고 해서 갔는데, 토요일 학생 모임에 한 번 참석해 보라는 권유를 받고 갔다가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 시간이 기다려지더라고요. 이후로는 주일을 거의 놓친 적이 없을 만큼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주보를 가리방으로 만들어 봉사하던 시절도 참 행복했습니다.
◆김영미> 긴 신앙의 시간 속에서 다음 세대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임남관> "하나님께 가까이 붙어 있으면 손해 볼 일 없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좋은 때든 어려운 때든 하나님께 붙어 있으면, 하나님이 책임져 주셔서 평안한 길로 인도해 주신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김영미> 얼마 전 새벽기도에서 3대가 함께 찬양하는 모습을 보여 많은 감동을 줬다면서요.
◇임남관> 우리 교회에서는 매월 첫 토요일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새벽기도가 있습니다. 그 시간에 손주부터 자녀, 그리고 저희 부부까지 3대가 함께 찬양을 맡았는데, 저에게도 참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목사님께서 그 장면을 사진으로 남겨 선물로 주셨고, 많은 분들이 "참 행복해 보인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믿음의 대물림이 쉽지 않은 시대지만, 하나님께서 여기까지 인도해 주셨다는 생각에 지금도 마음에 오래 남아 있는 장면입니다.
◆김영미> 기도제목 있으면 나눠주세요.
◇임남관> 파크골프 사업을 시작한 지 이제 몇 달 됐는데, 이 일을 앞으로 어떻게 잘 이어가야 할지 계속 기도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사업이 잘되는 것보다, 이 공간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만큼 그 만남 속에서 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하나님께 묻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주 파크골프 스포츠클럽 회장을 맡으면서 믿지 않는 분들을 만날 기회도 더 많아졌는데요. 그분들과의 만남 속에서, 말로 앞서기보다 삶으로 어떻게 하나님을 전할 수 있을지 지혜를 구하고 있습니다. 그 길을 하나님께서 잘 인도해 주시길 기대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