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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린에 고비용 구조 '만감류' 기반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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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만다린에 고비용 구조 '만감류' 기반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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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올해부터 관세가 사라지는 수입 감귤 '만다린'이 제주 감귤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천혜향과 한라봉 등 제주산 만감류와 출하시기가 겹치는 만다린은 맛과 편의성 면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두고 정면충돌하면서 위기감은 높다. 무관세 시대를 맞은 제주 감귤은 수십 년간 쌓아온 자부심을 지켜내느냐, 아니면 수입산에 안방을 내주느냐 하는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제주CBS는 관세 전면 철폐로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선 미국산 만다린의 실태와 농가, 행정의 대응 전략을 3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두 번째로 수입 물량을 확대하며 고비용 구조의 만감류 기반을 흔들 우려를 낳고 있는 만다린의 실태를 보도한다.

    [제주CBS '만다린 습격' 기획⓶]만다린 공세 강화속 고비용 만감류와 경합
    미국산 만다린 수입 3~4월에 72% 쏠려…오렌지 수입 줄고 만다린 급증
    소비자 선호도 변화에 미국내 만다린 재배면적도 10년간 18% 증가
    젊은층 수입과일 거부감 없어…수입 농산물 '거부반응 없다' 48.8%
    만다린 수입시기 매년초로 앞당겨…국내산 만감류 설자리 위협
    농협 "직접 만감류 사들여 시장공급 조절하는 매취사업 검토"

    제주지역 하우스에서 재배중인 '한라봉'. 박정섭 기자제주지역 하우스에서 재배중인 '한라봉'. 박정섭 기자

    3~4월 수입 비중 72%… 제주 만감류 '급소' 노린다

    미국산 만다린의 공세는 치밀하다. 미국산 만다린은 보통 매년 1~6월 사이 수입되는데 대부분 3~4월에 집중된다. 2025년 기준 3월 36.9%, 4월 35.2%로, 수입비중의 72%가 3~4월에 쏠려 있다.
     
    해상운송을 통해 공급되며, 도매시장에서 중도매인을 거쳐 대형마트 중심으로 공급된다. 온라인 유통의 경우 쿠팡과 마켓컬리, 11번가, G마켓 등 온라인 이커머스는 '30% 할인'이라는 공격적 특판을 앞세우며 가성비 프리미엄 과일로 평가받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만다린 취급량을 2024년보다 10% 확대했고, 롯데마트는 지난해 3월 판매량이 전년보다 25%나 증가했다.
     
    미국산 오렌지의 한국 수입량은 2016년 14만6484톤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2025년 8만756톤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만다린은 2025년 7619톤으로 2024년 2875톤보다 2.7배 증가했다.
     미국산 오렌지. 연합뉴스미국산 오렌지. 연합뉴스

    미국 내 재배 중심축 이동…오렌지 대신 '간식용' 만다린

    미국 내 감귤 산업의 구조적 변화도 무관세 공세를 뒷받침한다. 2015~2024년 동안 미국 감귤류 재배면적은 30% 이상 감소했지만 오히려 만다린 재배면적은 18% 증가했다.
     
    플로리다 오렌지의 구조적인 감소와 주스용 감귤 대신 씨가 없고 껍질이 잘 벗겨지는 간식용 신선감귤로 소비자 선호가 변화하면서 미국내 감귤 소비 중심도 오렌지에서 만다린으로 이동한 것이다.
     
    만다린 수입단가는 관세 인하효과를 등에 업어 2022년 1톤당 3483달러에서 2023년 3217달러, 2024년 2963달러, 2025년 2638달러로 지속 하락하고 있다.

    수입과일에 대한 소비 패턴 변화도 만다린의 국내 정착의 한 요인이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이 급격 확산하면서 외국과일 경험이 축적되고, 해외 현지에서 먹었던 과일을 국내에서 찾아 먹는 소비 변화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수입산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반면 국산 충성도는 떨어지고, 해외여행 경험 증가로 열대과일 선호도는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진지향이나 설국향 등 국내 프리미엄 만감류보다 30% 낮은 가격을 형성해 대형 유통매장을 공략하는 것 역시 소비자를 솔깃하게 하는 요소다.
     
    제주도내 대형마트에서 판매중인 감귤들. 박정섭 기자제주도내 대형마트에서 판매중인 감귤들. 박정섭 기자

    '신토불이'의 몰락… "비싸면 수입산 먹겠다" 39%

    더욱 뼈아픈 대목은 소비자의 인식 변화다. '2024년 농업농촌에 대한 국민 의식조사'에 따르면 수입 농산물에 대해 '별다른 거부반응이 없다'는 응답은 48.8%, '인식은 안좋으나 가격이 저렴해 구매'가 23.3%, '좋고, 거리낌이 없다'는 9.8%를 차지했다.
     
    '수입농산물에 비해 가격이 비싸더라도 우리 농산물을 구매할 것이다'라는 응답은 15.4%로, 조사 이례 최저치를 나타냈다. '우리 농산물이 수입산보다 비싸면 수입산을 구매한다'가 39%를 보여 경제난 등과 맞물린 수입 농산물의 국내 시장 침투는 예상보다 더욱 근거리에 있다.
     
    지난해 봄 기준 주요 대형 유통매장의 미국산 만다린은 1kg당 9900원에 판매, 진지향(1만5990원)이나 설국향(1만4990원)을 가격 면에서 압도했다.
     
    올해 역시 만다린의 대형 유통매장 소매가는 1kg당 8500~1만2000원 수준으로, 천혜향(1kg당 1만1천~1만5천원), 진지향(1만5천원~1만6천원)보다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만다린 수입업체들은 2024~2025년을 국내 만다린 시장의 시험적인 시장 진입기로 평가하고. 무관세가 이뤄지는 올해 이후 수익성과 시장반응을 검증해 본격적인 물량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만다린 수입 시기와 만감류 출하시기가 겹치면서 만감류 가격 하락과 수급 불안이 감귤 농가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만다린 수입량이 해마다 느는 만큼 이같은 우려가 커진다는 것도 만감류 농가들의 고민거리다.
     
    만다린 유통업체들이 시장 정착과 판매 확대를 위해 수입시기를 매년 초로 앞당기는 등 공세를 강화하면서 만감류와의 직접적인 경합도 예고하고 있다.
     
    만감류 신품종 '가을향'. 박정섭 기자만감류 신품종 '가을향'. 박정섭 기자

    고비용 구조의 제주 만감류, 기반 흔들리나

    무관세 만다린이 가격과 물량을 앞세워 만감류 성출하기인 1~2월까지 침범할 경우 국산 만감류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게 농가들의 우려다.
     
    만감류가 고비용·장기회수 구조의 작목이며 최근 고환율로 생산비까지 증가, 가격 경쟁에 절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이다. 만감류가 생산비 구조가 높은 만큼 판매가격 하락 때 농가 수익성 악화와 경영 불안정이 심화될 수도 있다.
     
    이같은 우려와 불안이 현실화할 경우 제주 1차산업 조수입의 25%를 차지하는 제주감귤산업 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은 커진다.
     
    감귤 농가들은 "출하시기 중첩에 따른 가격 형성의 어려움으로 안정적 판로 확보와 감귤산업 전반에 대한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백성익 (사)제주감귤연합회장은 "만감류 조기출하를 자제하고, 고품질을 생산.유통하는 게 선결과제"라며 "상인들이 만다린을 홍보하며 제주산 만감류 가격을 내리려 하는 만큼 계약출하 물량을 공고히하고, 농협이 주도적으로 고품질 감귤에 대한 매취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 제주본부 관계자는 "전반적인 유통 여건을 고려해 농협이 직접 만감류를 사들여 시장 공급을 조절하는 매취사업도 적극 검토하겠다"며 "만감류 가격 안정을 위한 추가 관리 방안과 수입 만다린 유입에 따른 대응 방향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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