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5초에 한 잔, 63빌딩 240개 쌓았다"…이천쌀 음료 대박난 비결[여차저차]

  • 0
  • 0
  • 폰트사이즈

생활경제

    5초에 한 잔, 63빌딩 240개 쌓았다"…이천쌀 음료 대박난 비결[여차저차]

    • 0
    • 폰트사이즈
    핵심요약

    한 달 30만 잔 판매, 5초에 한 잔씩 팔리며 대학가와 MZ세대 입맛 점령
    전국의 쌀을 조사해 찾은 '이천쌀'로 텁텁함 없는 고소한 풍미 구현
    100번 넘는 테스트와 개발자의 3kg 증량 투혼이 빚어낸 황금 레시피


    커피 일색인 프랜차이즈 카페 시장에서 최근 이례적인 '역주행' 기록이 탄생했다. 한 달 판매량 30만 잔, 시간으로 환산하면 5초에 한 잔씩 팔려나간 더벤티의 '이천쌀' 시리즈가 그 주인공이다.

    이 성공의 비결은 두 가지 요소의 완벽한 결합에 있었다. 비옥한 토질과 큰 일교차가 빚어낸 이천쌀 특유의 고소하고 깊은 풍미, 그리고 이 맛을 음료 한 잔에 온전히 담아내기 위해 전국의 쌀을 직접 밥 지어 먹으며 100번 넘는 테스트를 거듭한 개발자의 집요함이다.

    쌀 특유의 텁텁함을 잡기 위해 몸무게가 3kg 늘어날 정도로 연구에 몰두했던 개발자의 열정은 우리 농산물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확실한 근거가 되었다. 유슬비 개발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 뜨거웠던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를 기록했다.

    한 달 30만 잔의 기록, 아침 풍경을 바꾼 '쌀 음료'의 저력

    ◇ 김나영> 30만 잔이면 어느 정도인가요?

    ◆ 유슬비> 한 달에 30만 잔이라고 하면 거의 63빌딩을 한 240개 쌓은 정도고, 5초에 한 잔 정도 팔린 셈이라고 하더라고요. 사실 개발자로서는 소비자분들이 이렇게 좋아해 주시니 너무 기분이 좋고 뿌듯했습니다. 이천 시장님께서도 야 맛있다며 시원하게 말씀해 주셔서 정말 뿌듯하고 좋았습니다.

    ◇ 김나영> 원래 보통 오전에는 커피가 많이 팔릴 것 같고, 오후에는 카페인이 안 들어간 이런 음료들이 많이 팔릴 것 같아요. 왜냐하면 3~4시쯤 되면 또 달달한 게 당기잖아요. 그런데 이 음료는 오전에도 많이 팔렸다면서요?

    ◆ 유슬비> 그렇죠. 오전에 잘 팔렸던 이유는 제가 생각하기로는, 이천쌀 라떼 같은 경우에는 우선 식사 대용으로도 먹을 수가 있어요. 되게 담백하고 고소해서 부드럽게 꿀떡꿀떡 먹을 수 있기 때문이죠. 또 커피를 안 좋아하는 사람들도 편하게 먹을 수 있잖아요.

    그리고 우유를 원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귀리로 변경이 가능해요. 그렇기 때문에 유당불내증이 있는 분들도 아침에 식사 대용으로 든든하게 드실 수 있어서 아마 아침에도 많이 팔렸던 것 같습니다.

    100번의 실패를 딛고 찾아낸 '임금님표 이천쌀'의 고소함

    ◇ 김나영> 그런데 쌀로 결정하시고 나서 이천쌀, 연천쌀 등 쌀 종류가 되게 많잖아요. 여러 가지 다 드셔보셨어요?

    ◆ 유슬비> 연천 쌀, 조선 향미 등등 여러 가지 밥을 다 먹어봤는데 그냥 먹어보기만 해서는 안 되잖아요. 제일 고소한 맛을 찾아야 그게 쌀가루가 되었을 때 맛있어지는 거니까요.

    그리고 또 하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텁텁하지 않음이었어요. 쌀가루가 음료로 만들어지면 맛이 너무 직관적이라서 좀 텁텁한 느낌이 올라오거든요. 우리 곡물 음료 먹으면 입안이 꺼끌꺼끌하잖아요. 그걸 가장 잘 없애준 게 이천 쌀이었어요.

    저희 브랜드 같은 경우에는 이천쌀 라떼 하나만 출시하는 게 아니라 쌀을 가지고 다양한 베리에이션 메뉴를 출시했잖아요. 그래서 말차랑 어울리는 것, 흑임자랑 어울리는 것, 커피랑 어울리는 것들을 같이 찾아보고 싶어서 가장 무난하고 담백하며 고소한 느낌의 이천 쌀을 선택했습니다.

    ◇ 김나영> 쌀 중에서도 이천 쌀을 골랐는데, 이걸 제품으로 개발하는 건 또 다른 얘기잖아요. 과정상의 어려운 점은 뭐가 있었나요?

    ◆ 유슬비> 어려운 점은 우선 다채로운 비주얼을 내기가 어려웠어요. 이천 쌀 자체는 흰색이나 약간의 베이지 색깔이니까요. 그런데 다채로운 색깔을 조금 덜어내니 오히려 맛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어려웠던 부분은 아무래도 쌀이 좀 텁텁하다 보니 입에 많이 걸리더라고요. 그 걸림을 줄이고 고소함을 극대화하려면 쌀가루를 더 많이 넣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쌀가루를 많이 넣으면 사람들이 시음했을 때 텁텁하다고 느끼고요. 그래서 고소함은 극대화하고 텁텁함을 줄이려고 하니 우유 맛밖에 안 나더라고요. 그 중간점을 찾는 데 굉장히 오래 걸려서 연구소랑 많은 협의를 거쳤고, 그때 제가 쌀 음료를 엄청 먹었습니다. 몸무게로 증명이 되는데 그때 한 3kg 정도 쪘어요.

    ◇ 김나영> 그런 세부적인 것까지 다 합치면 진짜 100번 이상의 시도 끝에 나온 음료들이네요. 개발자로서 느낀 이천쌀의 맛이나 특징도 좀 알려주세요.

    ◆ 유슬비> 고소한 맛이 가장 큰 특징이에요. 그래서 부담 없이 남녀노소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고, 또 하나는 담백하면서도 물리지 않는 맛이라는 점입니다. 고소하고 담백한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나영> 정말 잘 팔렸나 봐요.

    ◆ 유슬비> 너무 뿌듯합니다. 한 달에 30만 잔 정도가 팔렸다고 하는데요. 30만 잔이라고 하면 거의 63빌딩을 한 240개 쌓은 정도고, 5초에 한 잔 정도 팔린 셈이라고 하더라고요. 사실 개발자로서는 이렇게 소비자분들이 좋아해 주시니 너무 기분이 좋고 뿌듯했습니다. 이천 시장님께서도 야 맛있다며 시원하게 말씀해 주셔서 정말 뿌듯하고 좋았습니다.

    ◇ 김나영> 내부적으로는 어느 정도 예상을 하셨어요?

    ◆ 유슬비> 그래도 지역 에디션이고 지역 특산물이니까 어느 정도는 잘 나가겠지 정도로만 생각했지, 목표 판매량을 많이 잡지는 않았거든요. 사실 30만 잔이나 팔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해서 좀 놀라긴 했습니다.

    '집요함'이 빚어낸 황금 레시피, 기록되지 않은 무수한 시도들

    ◆ 유슬비> 진짜로 쌀도 그렇고 하루 종일 음료를 계속 먹다 보니 그렇게 되더라고요. 이걸 제가 한 잔을 다 먹지는 않지만 여러 번 개발을 하니까요. 제가 좀 집요한 부분이 있어서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들면 '한 번 더 해보자, 한 번 더 해보자' 하거든요.

    그리고 고객님들이 메뉴를 받고 한 30분 정도 뒀다가 드시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러면 밍밍해지지는 않을까 싶어서 여러 시간 두고 제가 직접 먹어보기도 했습니다.

    ◇ 김나영> 보통 몇 단계 정도 거쳐야 최종적으로 레시피가 확정되나요?

    ◆ 유슬비> 70번에서 한 80번 정도는 됐을 거예요. 제가 기록해 놓지 않은 것들까지 합치고, 연구소랑 파우더 개발을 하면서 "이거 조금 바꿔주세요, 이거 조금 변경해주세요" 했던 세부적인 것까지 다 합치면 진짜 100번 이상의 시도 끝에 나온 음료들입니다.

    대학가를 점령한 '할매니얼' 열풍, 로컬 음료의 미래를 보다

    ◇ 김나영> 매장에서 직접 주문하는 손님을 보신 적도 있나요?

    ◆ 유슬비> 네, 봤죠. 5초에 한 잔씩 팔리다 보니 자주 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매장에 직접 가보기도 하는데요. 저는 아무래도 연령대가 좀 높은 분들이 이천쌀 라떼를 많이 드실 거라 생각했었어요. 고소한 맛이니까요. 그래서 30~40대분들이 많이 드시겠구나 싶었는데, 의외로 매출 추이를 보면 대학가에서도 많이 먹더라고요. 그래서 깜짝 놀랐어요. 젊은 타깃층에서도 이른바 '할매니얼' 트렌드가 다가가고 있고, 이게 계속 유지가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김나영> 실제로 이 쌀 음료와 관련해서 받았던 피드백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으세요?

    ◆ 유슬비> 기억에 남는 건 "하루에 세 잔도 먹겠다"는 말이었어요. 사실 커피 말고는 하루에 두세 잔 먹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부담 없이 하루에 세 번도 먹겠다"는 말에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기분 좋은 포인트는 역시 매출 실적이 아닐까 싶어요. 실적이 좋으면 그만큼 많은 소비자분들이 즐기고 계신다는 뜻이니까요. 제가 블로그나 SNS도 다 찾아보는데, 어린 친구들이 "이거 너무 맛있다, 두 번 먹어라 세 번 먹어라" 이런 식으로 표현을 굉장히 많이 해주더라고요.

    ◇ 김나영> 그러면 다음 로컬 음료도 지금 기획하고 계신 게 있나요?

    ◆ 유슬비> 그럼요. 아직은 대외비지만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아마 더벤티는 지역 특산물 원재료를 활용한 메뉴로 많이 찾아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나영> 네 알겠습니다. 너무 맛있을 것 같아서 저도 이미 먹어봤지만 오늘도 한 잔 더 마셔야 할 것 같네요.

    ◆ 유슬비> 네, 두 잔 드세요.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