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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송화 "예술은 복지가 된다…조직과 사람을 회복시키는 뮤지컬 테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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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채송화 "예술은 복지가 된다…조직과 사람을 회복시키는 뮤지컬 테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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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오늘

    ■ 방송 : 대전CBS <인터뷰, 오늘> 표준FM 91.7, 홍성 99.3 (17:00~17:30)
    ■ 제작 : 손성경 PD
    ■ 진행 : 김세환 교수
    ■ 대담 : 채송화 대표 (엠아트플라이 대표)

    "예술로 사람을 살리다"…엠아트플라이, 뮤지컬 테라피로 마음 회복 실천
    노래·연기·움직임 결합한 집단 예술치유…개인 아닌 '공동체 회복'에 초점
    발달장애인·취약계층 대상 맞춤형 프로그램…감정 표현·자존감 회복 성과
    챗GPT 활용 로컬 창작뮤지컬…AI와 예술 결합한 새로운 치유 모델 실험
    기업·기관 워크숍 현장에 예술치유 도입…소통·팀빌딩·정서 회복 효과
    마인디케이션 플랫폼 통해 예술강사·기업·사회공헌 연결 허브 구축 목표

    엠아트플라이 채송화 대표. 자료사진엠아트플라이 채송화 대표. 자료사진
    ◇김세환: 엠아트플라이 채송화 대표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채송화: 안녕하세요.
     
    ◇김세환: 먼저 대표님이 이끌고 계신 '엠아트플라이', 어떤 곳인지 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채송화: 네, 저희 엠아트플라이는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아트테라피, 웰니스, 힐링 콘텐츠를 통해 개인과 조직의 회복을 돕는 문화예술 치유 HRD 전문 기업입니다. 예술과 심리, 교육을 융합해서 다양한 예술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이기도 합니다.
     
    ◇김세환: '엠아트플라이'라는 이름도 굉장히 감각적이고 의미심장한데요. 어떤 뜻이 담겨 있습니까?
     
    ◆채송화: 'M' 하면 뮤지컬을 떠올리시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저희 슬로건이 '만남 그 자체로 기적을 이룬다'입니다. 그래서 M에는 다섯 가지 의미가 담겨 있어요. 미팅(만남), 마인드(마음), 미라클(기적), 마더리스(엄마), 그리고 무한 가능성이라는 의미까지 담아서, 예술로 함께 창의적으로 자유롭게 비상하자는 뜻입니다.

    ◇김세환: 올해 사회적 기업 인증도 받으셨고, 여성 기업이라는 정체성도 갖고 계신데요.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채송화: 사실 처음부터 사회적 기업을 목표로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비영리 단체 활동을 하던 시절부터 주변에서 "사회적 기업의 가치가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육성 사업에 참여하게 됐고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교육과 사회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오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된 것 같습니다. 또 여성 대표로서, 엄마의 입장에서 창업을 지속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버텨나가는 모습을 긍정적으로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김세환: 대표님 원래 전공은 뭘 하셨습니까?
     
    ◆채송화: 저는 뮤지컬을 전공했습니다.
     
    ◇김세환: 현재 엠아트플라이에서 운영 중인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어떤 게 있습니까?
     
    ◆채송화: 대표 프로그램은 '뮤지컬 테라피'입니다. 제가 대한민국 1호 뮤지컬 테라피스트로 전국을 다니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고요. 이 외에도 다양한 아트테라피 프로그램을 기관과 기업에 보급하고 있습니다. 또 자체적으로 '마음 치유 카드 세트'라는 교보재도 개발해서 감정 카드와 컬러를 융합한 심리·정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세환: '뮤지컬 테라피' 어떤 프로그램입니까?
     
    ◆채송화: 뮤지컬이라고 하면 노래, 춤, 연기를 다 잘해야 할 것 같아서 부담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저희는 전혀 그런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개인이 아니라 집단 프로그램이고요. 같은 주제를 가지고 그룹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노래를 배우고, 직접 가사를 만들어서 몸으로 표현합니다. 말로 표현하지 못한 감정을 몸으로 표현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공동체가 하나 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롱테이크 영상으로 촬영해서 바로 결과물도 함께 보게 됩니다.
     
    ◇김세환: 개인보다는 '함께'에 더 초점을 두신 거군요. 연극, 음악, 춤이 결합된 뮤지컬이 감정 회복에는 어떤 도움을 줍니까?
     
    ◆채송화: 음악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건 이미 많이 알려져 있죠. 저희는 예술을 통해 타인의 감정을 느끼고 공감하는 경험 자체가 회복과 치유의 출발점이라고 봅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팀 빌딩, 사회적 유대감 형성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김세환: 역할극과는 또 다른 개념이군요.
     
    ◆채송화: 네, 역할극보다는 퍼포먼스에 더 가깝고, 이야기를 몸으로 풀어내는 작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기업 팀빌딩 강의에서 뮤지컬테라피를 선보이고 있다. 엠아트플라이 제공대기업 팀빌딩 강의에서 뮤지컬테라피를 선보이고 있다. 엠아트플라이 제공
    ◇김세환: 팀 빌딩이라고 하니까 스포츠 같은 느낌도 나는데요. 구체적인 진행 방식 궁금합니다.
     
    ◆채송화: 프로그램은 대상에 따라 맞춤형으로 진행합니다. 학생, 성인 발달장애인, 다문화 가족 등 대상이 다 다르기 때문에 공통 키워드를 먼저 찾고, 그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눈 뒤 노래를 배우고, 그 이야기를 가사에 담아 함께 표현합니다. 이 과정 자체가 참여자들에게 큰 변화와 회복의 계기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이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같은 주제를 놓고 서로 소통하면서 '다름'을 존중하게 되고,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힘이 자연스럽게 길러집니다. 소통의 능력이 그 안에서 함께 자라는 거죠.
     
    ◇김세환: 현장 반응은 바로바로 나타납니까?
     
    ◆채송화: 네, 거의 즉각적으로 나타납니다. 처음 들어갔을 때는 "뮤지컬 테라피가 뭐지?" 하고 바라보던 눈빛이, 끝날 쯤 되면 팀 분위기 자체가 완전히 달라져요. 열기도 굉장히 뜨겁고요. 끝나고 와서 "정말 감사하다"고 진심으로 말씀해 주시는 분들이 계실 때마다, 제가 이 짧은 시간 안에라도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힐링을 전했구나 하는 마음이 듭니다.
     
    ◇김세환: 특별히 기억에 남는 변화 사례가 있으신가요?
     
    ◆채송화: 대한상공회의소 프로젝트에서 3박 4일 오프라인 과정의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뮤지컬 테라피가 들어간 적이 있었어요. 그 과정에 처음부터 공동체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내내 호텔에만 머무르시던 분이 한 분 계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둘째 날 직접 찾아가서 연극 치료적인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눴고, 그분의 마음을 충분히 공감하고 응원해 드렸죠. 그랬더니 마지막 뮤지컬 테라피 시간에 그분이 너무 멋지게 표현을 해 주시더라고요. 심지어 "제가 노래 하나 해도 될까요?" 하시면서 직접 노래를 부르셨고, 그 순간 모두가 하나가 돼서 함께 뛰고 웃는 시간이 됐습니다. 무대 공포증이나 대인기피가 있는 분들도 이렇게 새로운 경험에 참여하면서 자신을 열어가는 모습을 정말 많이 보았습니다.
     
    ◇김세환: 여럿이 함께라서 더 가능한 변화 같네요.
     
    ◆채송화: 맞습니다. 그게 바로 공동체의 힘인 것 같아요. 예전에 내성적인 성향이 아주 강한 분들이 대부분이었던 한 집단이 있었는데, 담당자분이 "이번 팀은 정말 걱정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결과는 오히려 역대 최고 만족도가 나왔습니다. 그때 저도 정말 많이 놀랐어요.
     성인발달장애인들과 지역민들과 함께한 길거리 뮤지컬퍼레이드 '이상한나라의 우리스'. 엠아트플라이 제공성인발달장애인들과 지역민들과 함께한 길거리 뮤지컬퍼레이드 '이상한나라의 우리스'. 엠아트플라이 제공
    ◇김세환: 대표님은 뮤지컬 전공자시고 연출가이시기도 한데, 이런 예술 경험이 어떻게 '뮤지컬 테라피'로 이어지게 됐는지도 궁금합니다.
     
    ◆채송화: 예전 예술 강사로 활동할 때 만났던 한 고등학생이 있었어요. 밝고 예쁜 아이였는데, 어느 날 백혈병에 걸렸습니다. 멸균실에 있어 직접 만날 수도 없었고, 항암 치료가 너무 힘들어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던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그 아이의 이름을 넣어서 찬양 한 곡을 녹음해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 음악만 들으면 그 아이가 유일하게 편안하게 잠들 수 있었다고 어머니께서 말씀해 주셨어요. 이후 30분짜리 음성 녹음을 계속 보내드렸는데, 그 음악이 그 아이에게는 정말 큰 위로였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친구는 이후 하늘나라로 떠났지만, 마지막까지 제 이름을 부르던 모습이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그 일을 통해 저는 확신하게 됐습니다. 제 목소리, 제가 하는 음악, 예술이 누군가에게 정말 '회복'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경험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김세환: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시겠네요.
     
    ◆채송화: 네, 평생 잊지 못할 사랑 같은 기억입니다.
     
    ◇김세환: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계시는데, 수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채송화: 성인 발달장애인분들은 '지금 내가 어떤 감정인지'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 그걸 말로 표현하는 것도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만든 것이 '마음 치유 카드 세트'입니다. 원래는 일회용 교보재로 직접 만들어 쓰던 것을 정식으로 제작하게 됐어요. 88종이 넘는 감정 카드를 활용해서 상황극을 통해 감정을 이해하고, 그걸 다시 몸으로 표현하게 합니다. 얼마 전에도 장애인 가족지원센터에서 이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만족도가 너무 높아서 다른 그룹까지 연계됐습니다.
     
    ◇김세환: 그 마음 치유 카드 세트, 직접 제작하셨다고 하셨죠? 실제 수업에서는 어떻게 활용이 됩니까?
     
    ◆채송화: 이 카드는 상담사, 학교 교사, 교수님들도 누구나 활용하실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처음 만났을 때 어색한 분위기에서 감정 카드를 펼쳐놓고 "지금 기분이 어떤가요?" 하고 묻습니다. 그러면 "두근거려요", "불안해요" 같은 감정을 고르고, 그 감정에 집중해서 자기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또 '무지 카드'라고 해서 쓰고 지울 수 있는 카드도 있어요. 그 안에 자기 감정을 직접 적어보게 하면서 수업과 상담, 교육 현장에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융합대학에서 스포츠 관련 강의를 하시는 교수님이 계셨어요. 아이들에게 이론 강의를 쭉 하신 다음에, "너희가 잘 이해했는지 한 번 볼까?" 하면서 키워드를 카드에 하나씩 적어놓고, "자, 이 볼을 던져서 맞는 키워드를 골라보자" 이런 식으로 게임과 결합해서 수업을 진행하셨거든요.
     
    이렇게 놀이·게임과 결합된 교육에 감정 카드가 들어가면, 단순 수업을 넘어서 장기 기억으로 이어집니다. 감정적인 부분도 함께 케어하면서, 다른 교육 내용까지 결합할 수 있고, 상담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마음치유카드세트. 엠아트플라이 제공마음치유카드세트. 엠아트플라이 제공
    ◇김세환: 그렇군요. 또 하나 흥미로운 게, AI 첫 GPT와 함께 로컬 창작 뮤지컬 프로젝트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채송화: 요즘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이야기가 정말 많이 나오잖아요. 저는 이 AI를 예술 교육에도 적극적으로 융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특히 성인 발달장애인 친구들과 프로그램을 할 때, 창작 활동에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립니다. 일반인 참여자들은 비교적 빨리 이야기를 만들지만, 발달장애인 친구들은 생각을 정리하고 문장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인공지능을 '도와주는 도구'로 씁니다. 친구들이 떠올린 주제와 키워드를 하나씩 뽑아서 챗GPT에 입력하면, 그 키워드를 가지고 이야기를 쭉 풀어내 줍니다.
     
    ◇김세환: AI가 스토리를 쫙 풀어주는군요.
     
    ◆채송화: 네, 그러면 저희 예술가들이 그 내용을 다시 다듬고, 무대에서 공연할 수 있는 형태로 메이크업을 하는 거죠. 요즘은 희곡뿐만 아니라 음악도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작곡을 할 수 있고요.
     
    ◇김세환: 작곡까지 해줍니까?
     
    ◆채송화: 네, 가능합니다. 누구나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어요. 뮤지컬에서 제일 비용이 많이 드는 부분이 음악인데, 이 부분을 AI가 많이 도와주는 거죠. 그래서 저희는 로컬 창작 뮤지컬을 만들 때, 우리 지역의 이야기를 가사에 담고, AI가 만든 음악과 결합해서 성인 발달장애인 친구들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공연할 수 있도록 진행했습니다.
     
    AI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저도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요. 하지만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예술 현장에서 인공지능과 컬래버레이션 하는 작업은, 저는 이제 당연히 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하고요. 발달장애인 친구들도 이런 활동을 할 때 너무 신기해하고 즐거워합니다.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결과물이 나오니까요. 본인이 그린 그림이 AI를 통해 조금 더 고도화된 작품처럼 보이고, "내가 진짜 작가가 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 거죠. 그 경험이 자기효능감에도 큰 영향을 줍니다.
     
    ◇김세환: 이런 프로그램이 더 대중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비용은 어떻게 됩니까? 일반 강의 프로그램과 비교하면 어떤가요?
     
    ◆채송화: 지금 저희가 발달장애인이나 지역 주민 대상으로 진행하는 문화예술·치유 프로그램은 대부분 공공 지원사업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서, 당사자에게는 비용을 받지 않습니다. 사회 서비스 형태로 무료 제공을 하고 있고요. 다만 기업이나 기관에서 워크숍, 사회공헌 활동, 조직 프로그램으로 의뢰를 주실 때는 그 기관과 기업의 규모와 필요에 맞게 합리적인 비용을 받고 진행합니다.
     
    ◇김세환: 개인 대상 수업뿐 아니라, 기업 워크숍이나 조직 회복 프로그램도 하고 계신데, 예술이 조직 안으로 들어가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나요?
     
    ◆채송화: 저는 예술의 힘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술은 언어 장벽을 어느 정도 무너뜨려요. 지금 기업 현장을 보면, 다문화 인력도 많고, 같은 한국인끼리도 소통이 잘 되지 않아 갈등이 생기고, 1년 안에 조기 퇴사하는 비율도 상당히 높다고 하더라고요. 저희 프로그램은 단순 레크리에이션이나 일회성 이벤트 HRD가 아니라, 정서적인 부분을 만져주고,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고,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줍니다. 조직이 조금 더 튼튼해지고, 정서적으로도 건강해지는 방향으로 돕는 거죠. 그런 변화가 쌓이면, 저는 산업재해 같은 것도 분명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OECD 자살률 1위 국가잖아요. 대한민국 인구의 97%가 직장인인데, 그만큼 직장 내 인간관계와 스트레스가 크다는 의미라고 생각해요. 복지 국가들, 예를 들면 미국·스웨덴·독일 같은 곳은 문화예술 기반의 프로그램이 폭넓게 보급돼 있고, 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 같은 기업들도 예술 치유, 팀빌딩 활동을 거의 기본값으로 해요. 그러니 자연스럽게 창의성과 회복력이 높을 수밖에 없죠.
     
    우리나라는 산업이 너무 빨리 성장하면서 정서적인 부분이 사각지대에 놓였습니다. 경쟁 구도가 강하다 보니 사람의 마음을 만져줄 시간과 여유가 없었던 거죠. 그래서 요즘 들어 보건복지부나 여러 기관에서 사건·사고가 터진 뒤에야 예술치유·상담·정신건강·헬스케어 예산을 조금씩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느낍니다.
     
    ◇김세환: 보통 '치료'라고 하면 병원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병원 치료에는 항상 부작용 가능성이 있잖아요. 방금 이야기 들으면서, 예술 치유는 부작용이 거의 없는, 굉장히 건강한 치유 방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채송화: 네, 저희 프로그램에는 정신건강 약을 복용하는 분들도 종종 참여하세요. 병원에서는 증상을 빠르게 완화하기 위해 약물이 필요하지만, 저희는 예술 활동을 통해 그분이 스스로 설 수 있도록 천천히 돕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기간에 확 달라지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한 사람에게 깊이 스며드는 도움을 주는 방식이라고 할까요. 그런 점에서 예술 치유가 가진 가치가 크다고 봅니다.

    대덕구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환자분들 대상으로 진행한 프로그램의 일부. 엠아트플라이 제공대덕구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환자분들 대상으로 진행한 프로그램의 일부. 엠아트플라이 제공
    ◇김세환: 대표님께서는 문화예술 교육 강사 커뮤니티도 운영하고 계시죠? 어떤 분들이 함께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판'을 만들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채송화: 제가 올해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선정되면서, '마인디케이션(Mindication)'이라는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국에 훌륭한 예술 강사님들이 정말 많아요. 그런데 문체부 예산이 많이 줄어들면서, 이분들이 설 무대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반대로 기업에는 다양한 사회문제가 산적해 있고요 그래서 저희는 좋은 예술 강사님들을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과 잘 연결해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더 많은 강의가 이루어지도록 '브리지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좋은 콘텐츠를 플랫폼 안에서 잘 큐레이션하고, 강의 기회를 중개하고, 강사님들을 함께 성장시키는 구조를 만들고 싶어요. 현재는 SNS를 통해 강사님들을 모집하고, 오픈채팅방을 운영하면서 네트워킹과 커뮤니티를 꾸려가는 중입니다.
     
    ◇김세환: 대표님 말씀 들어보면, 현장부터 기업, 지역까지 쭉 연결하는 큰 허브 역할을 하고 계신 느낌이 듭니다. 특히 "숨어 있는 대전의 문화예술인들을 발굴하고 싶다" 이런 말씀도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풀어주시죠.
     
    ◆채송화: 사실 대전에도 정말 훌륭한 예술인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문화재단이나 시 예산으로만 지원하다 보면 분명 한계가 있거든요. 저희는 기업이다 보니까, 기업·기관과 연계해서 좀 더 다양한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공모사업은 경쟁도 치열하고, 떨어지면 다시 기회를 얻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잖아요. 그래서 그런 분들까지 포함해서, 예술인들에게 지속적인 일자리와 활동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우선은 대전에서부터 시작해서, 좋은 콘텐츠를 가진 강사님들이 나중에는 컨설턴트로도 활동할 수 있도록 '판'을 열어주는 역할을 마인디케이션이 해보려고 합니다.
     
    ◇김세환: 문화예술 강사를 꿈꾸는 분들에게 "같이 해보자" 하고 손을 내밀고 계신 셈이네요.
     
    ◆채송화: 예전에는 이런 말 많이 들었잖아요. "예술해서 밥 벌어 먹고 살 수 있겠냐", "차라리 회사 들어가라" 이런 이야기요. 그런데 요즘은 회사에 들어가도 30대에 희망퇴직 얘기가 나오고 그러잖아요. 저는 오히려 사람을 행복하게 하면서, 가치를 만들면서 돈을 벌 수 있는 게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술을 통해 누군가는 다시 비전을 품고, 희망을 갖고, 그런 걸 보고 자란 아이들이 또 따뜻한 사람으로 자라난다면, 사회가 훨씬 아름다워지지 않겠나 그런 생각으로 이 길을 걷고 있습니다.
     
    ◇김세환: 말씀하신 게 바로 '선한 영향력'이군요.
     
    ◆채송화: 네, 맞습니다.
     
    ◇김세환: 예술로 사람을 만나고, 회복시키고, 연결해 오신 대표님께 여쭙고 싶습니다. 대표님이 지금 이 길을 계속 걷고 계신 가장 큰 이유는 뭘까요?
     
    ◆채송화: 예술은 사람을 살리는 힘이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한 사람이 변화되면, 그 사람을 통해 또 많은 사람들이 변화될 수 있고, 그렇게 따뜻한 변화의 바람이 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길을 계속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세환: 마지막으로 앞으로 이루고 싶은 비전이나 꿈,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채송화: 지금 준비하고 있는 마인디케이션 플랫폼을 잘 구축해서, 앞으로는 많은 기업들과도 연결되고, 투자도 유치하면서 AI 콘텐츠까지 융합한 '예술 기반 회복 모델'을 더 넓게 확장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지금, K-아트테라피, K-HRD 콘텐츠로도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꿈도 갖고 있습니다.
     
    ◇김세환: 그 비전에 함께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어디로 연락하면 될까요?
     
    ◆채송화: 네, 네이버에서 '엠아트플라이'를 검색하시면 블로그가 나오고요. 유튜브나 다른 SNS 채널도 모두 '엠아트플라이'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아트테라피·융합교육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언제든지 편하게 연락 주시면 됩니다.
     
    ◇김세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채송화: 감사합니다.
     
    ◇김세환: 지금까지 엠아트 플라이 채송화 대표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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