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암 김종희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왼쪽부터),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기념 촬영하는 모습. 연합뉴스한화그룹 오너 일가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 한화에너지 지분 일부를 매각한다. 대규모 지분 매각을 통해 후계 구도 확립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의 기업 공개(IPO)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김 사장 지분 5%, 김 부사장 지분 15%를 한투PE,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재무적 투자자(FI)에 매각할 예정이다. 매각 대금은 약 1조 1천억 원이다.
한화그룹은 "매도인들은 지분 매각 자금으로 증여세 등 세금을 납부하고 관심 분야 또는 신규 사업 등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매수인은 지분 인수 후 이사 선임 등을 통해 한화에너지의 중장기 경쟁력 제고와 기업가치 상승을 위한 다양한 협업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4월 보유 중인 ㈜한화 지분 22.65%의 절반인 11.32%를 김동관 부회장(4.86%)과 김 사장(3.23%), 김 부사장(3.23%)에게 증여했다. 김 사장과 김 부사장은 지분 매각 대금으로 증여세 등 세금을 납부하고 신규 사업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김동관 부회장은 다른 형제들과 달리 한화에너지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다. 거래가 완료되면 김 부회장은 한화에너지 최대주주(지분 50%)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게 되고 김 사장과 김 부사장의 지분율은 각각 20%와 10%로 줄어들게 된다.
재계에서는 김 부회장의 후계 구도가 더 명확해졌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한화에너지는 그룹 지주사 격인 (주)한화의 지분 22.1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인 만큼, 그룹 경영 승계 구도의 핵심 기업으로 통한다.
한화그룹은 재무적 투자자로의 지분 다각화로 한화에너지의 지배구조가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바뀌면서 IPO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상장사 수준의 절차를 갖춘 한화에너지가 중·장기적인 IPO 추진 기반을 공고히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