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 연합뉴스순직해병 특검팀은 참고인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있는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에 대해 공판 전 증인신문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주 김장환 목사 공판 전 증인신문 청구서를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한기붕 전 극동방송 사장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판 전 증인신문은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시도했으나 출석이나 진술 확보가 쉽지 않은 경우 법원의 첫 공판기일 전에 법정으로 소환해 증인신문을 해서 증언을 확보하는 방법을 말한다. 김 목사는 참고인 신분이라 현 상황에서 출석을 강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이에 따라 강제성 있는 소환이 가능한 법원을 통해 진술 확보에 나선 셈이다.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을 방문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의 항의를 뒤로한 채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종민 기자특검팀은 김 목사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구체적인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특검팀은 참고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여러 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김 목사와 한 전 사장은 불응했다.
특검팀은 '격노 회의' 이후 국방부가 채상병 사건을 재검토하던 시기인 2023년 8월쯤 김 목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고 임 전 사단장과 통화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한 전 사장의 증거 인멸 정황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한 전 사장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자동 통화 녹음 기능으로 1만 9천여개 녹음 파일이 저장됐는데, 채상병 사건이 발생한 2023년 7월 19일부터 지난해 8월 30일까지의 기록은 13개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김 목사 측은 "김장환 목사와 한기붕 전 극동방송 사장은 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 구명로비를 한 사실이 없다"며 "김 목사는 특검이 수사하고 있는 임 전 사단장에 대해 어느 누구에게 구명로비를 하거나 어느 누구로부터 구명로비를 부탁받은 사실이 결코 없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한 전 사장은 임 전 사단장의 구명로비에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으며 자신의 휴대폰 녹음내용을 삭제하거나 극동방송 직원들에 사무실 컴퓨터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해 특검이 수사하는 이 사건의 증거를 인멸한 사실이 결코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특검팀은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에 출석하지 않은 이종호 전 해군참모총장(대장)에 대해서는 재판이 시작되면 증인으로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장은 2023년 7월 30일 김계환 당시 사령관으로부터 임 전 사단장이 혐의자로 포함된 채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한 초동수사 내용을 보고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