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반도체 수출 호조 등의 영향으로 지난 6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인 143억 달러를 기록했다.26개월 연속 흑자로 2000년대 들어 세 번째로 긴 흑자 흐름이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142억7천만달러(약 19조7천7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직전 5월(101억4천만달러)과 지난해 6월(131억달러)보다 많은 역대 최대 흑자로, 26개월 연속 흑자다.
올 들어 지난 6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도 493억7천만달러 흑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401억6천만달러)보다 92억달러 많다.
항목별로 보면 6월 상품수지 흑자(131억6천만달러)가 전월(106억6천만달러)과 비교해 25억달러 늘어났다.역대 세 번째 규모 흑자다.
수출(603억7천만달러)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 늘었다.반도체 등 IT(정보기술) 품목의 호조가 이어지고 의약품 등 비(非) IT 품목 수출도 증가하면서다.통관 기준 컴퓨터주변기기(13.6%)·반도체(11.3%)·의약품(51.8%)등의 증가율이 높은 반면,승용차(-0.3%)·석유제품(-0.9%)·철강제품(-2.8%)은 감소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인 배경에 대해 "미국 관세 부과에 앞서 선(先)수요 효과도 있었고, DDR5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사양 반도체의 수요도 견조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자동차의 경우 하반기부터 미국 관세의 영향이 나타날 수 있지만, 현지 생산과 수출 다변화 등 업체들의 대응을 더 지켜봐야한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EU(14.7%)·동남아(6.0%) 지역으로의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일본 등으로의 수출이 증가로 전환했다.미국(-0.5%)과 중국(-2.7%)에서는 고전했다.
수입(472억1천만달러)은 3개월 만에 증가했고,지난해 같은 달 대비 증가율은 0.7%로 집계됐다.반도체제조장비(38.8%)·반도체(22.7%) 등 자본재 14.8%, 직접소비재(10.9%)·승용차(7.3%) 등 소비재는 7.6% 각각 늘었다. 석유제품(-33.1%)·석탄(-25.9%)·원유(-15.2%) 등 원자재 수입은 에너지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6.4% 줄었다.
서비스수지는 25억3천만달러 적자를 냈다.전월(-22억8천만달러)이나 지난해 같은 달(-16억4천만달러)보다 적자 규모가 커졌다.서비스수지 중 여행수지(-10억1천만달러)는 입국자 수 감소로 전월인 5월(-9억5천만달러)보다 적자가 늘었다.
본원소득수지(41억6천만달러)는 배당소득수지가 늘면서 5월(21억5천만달러)의 2배로 증가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72억9천만달러 늘었다.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9억2천만달러,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7억4천만달러 각각 늘었다.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 위주로 98억4천만달러 증가했고,외국인의 국내 투자도 채권 중심으로 54억1천만달러 증가했다.
신 국장은 경상수지 전망과 관련해 "7월 통관 무역수지가 7월 기준으로 최대 흑자였기 때문에 7월 경상수지도 6월보다는 줄더라도 계속 상당 폭 흑자를 이어갈 것 같다"며 "하반기 미국 관세 정책이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반도체 수출과 배당소득 호조가 이어지면서 하반기에도 경상수지는 양호한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국장은 "앞으로 반도체·의약품에 대한 미국의 품목관세가 결정되더라도,일단 한·미 무역합의를 통해 반도체·의약품 최혜국 대우를 받는만큼 우리나라만 경쟁력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인공지능(AI) 관련 제품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예전보다 반도체 경기 확장기도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