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해병 특검팀의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임종득 의원실을 찾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채상병 사망사건 수사방해 의혹을 수사 중인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이 11일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른바 'VIP 격노설'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함인데,
국민의힘 측은 "야당 탄압이자 정치 보복"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특검팀을 향해 "즉각 압수수색을 중단하고 철수하라"고도 촉구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특검이 국회의원회관 소재 임 의원 사무실에 진입하자,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모두 지금 즉시 임 의원실 앞으로 모여 달라'고 공지했다.
금요일인 이날 지역구로 향한 당 의원들도 많아 실제 현장에 모인 인원은 20여 명 남짓인 것으로 파악된다.
송 위원장은 특검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인 임 의원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압수수색 자체가 대단히 잘못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검이 수사하는 사건이 임 의원이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가 아닌, 윤석열 정부 때 대통령실에 근무할 때 일어난 일임을 지적한 것이다.
송 위원장은 "대통령실에 가서 압수수색을 해야지, 왜 의원실에 와서 압수수색을 하는가"라며 "의원들은 한분 한분이 헌법기관이고 입법기관이다.
특검이 야당 망신주기 내지는 탄압, 정치 보복 차원에서 무차별적 압수수색을 하는 것에 대해 국민과 함께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성을 높였다.
그러면서 "임 의원은 분명히 이번 특검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다. 압수수색이 수사상황상 필요하다면, 대통령실에 근무할 때 썼던 PC든 노트북이든 그 곳(용산 대통령실)에 가서 압수수색을 해야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 위원장은 또 "국회 사무처에도 엄중히 경고한다"며 "의원실에 대한 무차별적 압수수색을 아무런 조건도 (사전)통보도 없이 그냥 통과시켜 준 그 행위에 대해서도 정치적으로 엄중히 책임을 따져 묻겠다"고 덧붙였다.
송 위원장과 동행한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수사 자체가 과잉 수사고, 망신주기식 수사"라며 "더 나아가 (다음 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민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정치적 고려까지도 들어 있는 게 아닌가"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부적절한 정치공세에 대응해 야당으로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도 높은 대응을 할 생각"이라며, 구체적 수단과 방법은 추후 밝히겠다고 언급했다.
나경원 의원도 임 의원 사무실을 방문한 뒤 "저희는 과잉수사에 대해 항의하는 것"이라며 "(수사를) 법대로, 절차대로 해달라고 (특검에)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병특검 압수수색 받은 임종득 의원실 찾은 송언석 원내대표. 연합뉴스다만, 국민의힘은
'스크럼'을 짜서 특검팀을 물리적으로 막아 세운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의원실 안에서 특검팀과 의원들 간 몸싸움이 없었는지 묻는 질문에 "전혀 그런 부분은 없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묻지마식 압수수색' 관련 규탄 대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송 위원장은 "의원들께서는 전원 참석해, 현재 자행되고 있는 이재명정부의 야당 탄압이 국민의 힘으로 즉각 중단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 의원은 이날 국회를 비우고 지역구에 머무르고 있다가, 상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민의힘을 향한 특검의 수사 압박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앞서 김건희씨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의혹과 관련해서 김선교 의원을 출국금지했다. 또 공천 개입 의혹 관련 수사를 위해 윤상현 의원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