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에서 '왜가리'의 번식 전 과정이 관찰됐다. 울산광역시 제공울산 태화강에서 '왜가리'의 번식 전 과정이 관찰됐다. 교미부터 산란, 부화, 새끼의 이소(離巢)까지 모든 장면이 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울산광역시는 남구 태화강 삼호철새공원 대나무숲에 설치된 관찰카메라를 통해 왜가리의 번식 전 과정을 관찰했다고 8일 밝혔다.
암컷이 알을 낳은 순간부터 둥지를 떠날 때까지 전 과정을 카메라에 담겼다.
첫 관찰로 지난 3월 20일 알이 두 개가 있는 둥지가 카메라에 잡혔다.
이어 21일에는 암컷 왜가리(머리 깃이 짧음)가 1개의 알을 낳는 장면이 포착됐다. 27일 오후 2시 50분쯤 두 번째 알을 낳는 장면이 관찰됐다.
29일에는 세 번째 알을 낳아 암수가 교대로 알을 품었다.
알을 품은 지 28일 만인 4월 17일 첫 번째 알을 깨고 새끼가 나왔다. 4월 22일과 24일 두 번째, 세 번째 알이 각각 부화했다.
이는 조류도감에서 밝힌 산란 이후 부화까지 25일에서 28일까지 번식 과정이 기록된 것과 일치한다.
이후 부화한 새끼 왜가리 세 마리 중 하나인 세 번째 왜가리가 5월 13일 형제 왜가리들에게 밀려 둥지 밖으로 떨어져 사망한 채 발견됐다.
부화한 지 20일 만이었다.
남은 두 마리 새끼 왜가리에게도 시련이 있었다.
첫째 새끼가 짧은 비행 연습을 하는 도중 불안정한 착지로 둘째 새끼가 둥지 밑으로 떨어졌다가 필사적인 날갯짓으로 올라오기도 했다.
중대백로의 공격을 받은 첫째 새끼는 둥지 밑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둥지 위로 올라왔다.
첫째 왜가리 새끼는 부화 후 56일째 되던 지난 6월 12일 둥지를 떠났다. 부화 후 55일째인 16일에는 둘째 새끼가 둥지를 벗어났다.
이후 빈 둥지는 6월 19일부터 중백로들이 먹이를 물어 나르면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왜가리(학명: Ardea cinerea, 영어: grey heron)는 왜가리과 중 가장 큰 종으로 태화강 대숲을 찾는 백로류 중 가장 큰 새다.
몸길이 90~100㎝로 중대백로보다 크고 대백로보다 작다. 먹이로 어류와 개구리, 뱀, 들쥐, 새우, 곤충, 작은새를 먹는다.
2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3~5개 알을 낳고 25~28일 동안 품은 뒤 부화한다.
암수가 교대로 기르는데 50~55일 이후 이소한다고 기록돼 있으나 이번 관찰에는 이 기간을 넘겨 둥지를 떠났다.
한편, 울산시는 태화강을 찾아와 번식하는 다른 백로류들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다.
태화강 대숲에는 7종의 백로류(왜가리, 중대백로, 중백로, 쇠백로, 황로, 해오라기, 흰날개해오라기)들이 찾아와 번식하고 있다.
울산시는 매년 5월부터 7월까지 백로류의 번식 과정 관찰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