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신공항 조감도. 부산시 제공가덕도신공항 공사 기간을 놓고 국토교통부와의 마찰과 함께 지역 사회의 비난을 받았던 현대건설이 급기야 공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부지조성 공사 우선협상대상자였던 건설사 컨소시엄의 주간사가 빠지면서 2029년을 목표로 했던 가덕도신공항 적기 개항은 더욱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현대건설은 30일 가덕도신공항 공사 관련 입장이라는 자료를 통해 신공항 부지조성 공사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 공사의 안전하고 공정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하지만, 지역과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공항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무리한 공기 단축 요구와 조건을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미 국토교통부가 컨소시엄과의 수의계약 절차를 중단했으며, 부산시와 지역 시민단체가 즉각적인 재입찰과 당사의 입찰참여 배제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 공사에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결정했다"고 사업 포기 책임을 돌렸다.
이어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기본설계 과정에서 250여명의 전문가와 600억원의 비용을 투입해 6개월간 심도 있는 기술검토를 진행해 안전과 품질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적정공기를 도출했다"며 "이는 오로지 공항을 이용하게 될 국민의 안전과 국책사업의 성공만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판단"이었다고 공기 연장 요구 배경을 거듭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공사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사업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협조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현대건설은 "정부의 입찰 재공고 및 후속사업자 선정 과정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정부에 제출한 기본설계도서와 관련해 보유하고 있는 권리를 포기하겠다"고 했다.
끝으로 "이는 당사가 속한 컨소시엄의 입장이 아닌 단독 입장 표명"이라며 "컨소시엄과 관련된 모든 권리를 포기함으로써 컨소시엄이 와해되지 않고 사업 참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가덕도신공항 예정부지. 부산시 제공 이처럼 현대건설이 공사 불참을 선언하면서 2029년을 목표로 했던 가덕도신공항 적기 개항은 더욱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다.
컨소시엄 주간사인 현대건설이 빠진 상황에서 포스코이앤씨와 대우건설 등 참여 업체들을 중심으로 컨소시엄 재편이 이뤄질 수 있을 지 미지수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대건설 측이 권리를 포기했다고 하는 기본설계도는 적기 개항 마지노선인 84개월의 공사 기간보다 2년이 연장된 108개월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현 구조를 이어가기에는 더욱 무리가 따른다.
부산시는 하루라도 빨리 애초 공고와 같이 공사 기간을 84개월로 잡은 입찰을 재공고해야 한다고 국토부를 압박하고 있다.
앞서 부산시 김광회 미래혁신부시장은 "지금은 적기 개항을 실현하기 위한 결정적 순간"이라며 "이 시기를 놓치면 사업 지연은 물론 지역 발전 전체가 수년씩 늦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사 기간을 변경하지 않고 기존 입찰을 재공고할 경우 건설사들이 참여할지 미지수다. 10조 5천억원이 넘는 대규모 공사에다 공사 기간까지 빠듯한 터라 지난해 입찰 당시에 경쟁구도가 형성되지 않아 4차례에 걸친 공고 끝에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수의계약 대상자로 전환된 바 있기 때문이다.
만일, 입찰 재공고에도 건설사가 나타나지 않으면 공사 기간을 조정할 경우 재입찰을 해야 하는데, 이때는 입찰 절차를 다시 거친 뒤 기본설계도를 새롭게 짜야 해 물리적으로 적기 개항은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