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제공분쟁의 갈등을 겪었던 아시아 국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고통스러운 과거를 기록으로 보존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산하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ICDH)는 27~28일 충북 국제기록유산센터에서 유네스코와 함께 '갈등 해결과 평화구축을 위한 세계의 기억 국제회의'를 공동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과 동티모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등 아시아 6개국의 국가기록원, 관련 민간 단체, 박물관 등 전문가 50여 명이 참석한다.
첫날인 27일에는 '분쟁 해결과 평화 구축을 위한 아카이브와 기억'을 주제로 △동티모르(맥스스탈시청각센터 등) △캄보디아(대학살박물관 등) △대한민국(제주 4·3 평화재단 등)의 기관들이 과거사와 기록화 경험을 공유한다.
동티모르 '맥스 스탈' 컬렉션은 분쟁 현장을 다큐멘터리로 기록, 이를 국제사회에 알려 동티모르 독립의 계기가 됐다. 2013년에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캄보디아 대학살박물관은 2009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뚜얼슬랭 학살 기록'을 보존하고 학살 현장을 박물관으로 활용해 기억을 이어오고 있다.
28일에는 '아카이브 보존, 관리 및 접근에 대한 도전과제와 기회'를 주제로 아시아 6개국 국가기록원이 소장한 기록물 보존·활용 방안과 국제교류 사례를 소개한다.
또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와 인도네시아 아체 쓰나미 박물관, 한국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등이 기록을 통한 사회 통합과 평화 구축의 방향을 논의한다.
행안부 국가기록원은 이 자리에서 2024년 국제교류사업으로 추진한 파키스탄 고고학박물국 소장 '코란 필사본 복원 사례'를 발표한다.
이 필사본은 19세기 초 210쪽에 달하는 코란 전체를 손으로 쓴 것으로 종교를 통한 사회 통합과 평화를 염원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조윤명 국제기록유산센터 사무총장은 "이번 회의는 2020년 국제기록유산센터 설립 이후 주관하는 첫 국제행사로 우리 센터가 세계 유일의 기록유산 국제협력기관으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며 "기록을 통해 아시아의 아픈 과거를 성찰하고, 기억을 공유해 지속 가능한 평화를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