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가 지난 9~10일 진행한 '청주가 그린 Green 페스티벌'. 청주시 제공충북 청주시가 처음으로 지역 기업들과 함께 마련한 친환경 축제를 놓고 뒷말이 나온다.
청주시는 녹색도시 구현을 위해 기업,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폐기물·소각업체의 축제 후원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청주시는 지난 9~10일 '청주가 그린 Green 페스티벌'를 열었다. 그동안 민·관·기업이 개별적으로 추진해 오던 환경 행사를 하나로 통합해 마련한 친환경 축제다.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와 SK하이닉스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축제 예산을 모두 1억 5천만 원이다.
이 가운데 SK하이닉스가 4천만 원을 후원했고,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의 환경교육예산 3500만 원이 투입됐다.
나머지 7500만 원은 환경 관련 기업 16곳의 후원이다. 지역 33곳의 기업에 축제 참여를 요청한 청주시의 공문에 이들 기업이 관심을 보였다.
후원 기업 일부는 환경 문제로 지역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청주시와 폐기물 처리업을 놓고 소송전까지 벌이기도 했다.
환경단체는 이들 업체를 지역의 대표적인 '반환경기업'으로 규정하면서 후원 진정성에 강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은 "청주시는 관리하고 감독해야 할 대상인 데다, 행정처분 등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환경 관련 기업들에게 7500만 원을 기부받아 축제 비용으로 사용했다"며 "과연 이것이 선의의 기부이고 후원일까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황상 청주시의 요청이 있었고, 업체들은 이 요청을 거부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이 밖에 기부에 참여한 기업들도 청주시의 위탁운영을 받았거나 오폐수 처리, 폐기물 처리업을 주로 하는 업체들"이라고 주장했다.
더구나 청원구 북이면 주민들은 축제에 후원한 모 업체의 불법 소각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며 주민청원을 제기한 상태다.
주민들의 폐암 급증의 원인을 제공한 업체가 '친환경'을 운운하는 것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게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청주시는 이같은 불편한 시선에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역사회 전체가 친환경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참여하자는 취지에서 기업 후원이 이뤄졌다"며 "환경 관련 업체들 역시 환경문제에 보다 책임감을 갖고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동참하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제의 취지와 의미를 부각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자원순환 도시를 구현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