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승민> 최근 3년새 국내 관광의 방향, 패러다임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 오충섭> 아무래도 코로나19 기간 중 여행을 못 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보복 관광 심리라 그럴까. 거꾸로 오프라인 경험을 강조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글로벌 관광 키워드를 보면 미식, 웰니스, 문화, 모험, 공연,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등 좀 더 개성적으로 바뀌었고, 매년 초 한국관광공사가 한국 관광 트렌드를 발표합니다. 올해는 8개 키워드인데 지속가능한 지역관광, 반려동물 친화관광, 한류 확장관광, 미식, AI, 웰니스 치유여행, 건강, 그리고 디지털 전환, 의미 있는 로컬 경험으로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 송승민> 과거에는 그냥 지나쳤던 골목길이 여행 콘텐츠가 되는 시대가 됐어요. 정읍에선 주민들이 운영하는 관광사업체도 발굴한다고요.
◆ 오충섭> 원래 관광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시군 단위 작은 마을 단위의 주민 협동 사업입니다. 두레라고 하면 조선시대부터 농민들이 농사를 짓기 위해서 마을 부락 단위로 하는 협동 노동 조직이거든요. 관광도 취지에 맞게 3인 이상 공동으로 참여합니다. 정읍은 공모를 실시해서 5월 22일까지 주민사업체를 공모하고 있습니다.
◇ 송승민> 여행업을 전문으로 하시는 분이 아니어도 지원을 할 수 있나요?
◆ 오충섭> 그럼요. 이거는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계획을 수립하고 총괄하는 사업입니다. 그리고 지자체는 간접적인 지원을 하고요. 지역 주민들이 유니크하고 고유의 숙박이나 식음료 여행 체험 기념품 등을 생산 판매하는 관광사업체를 창업하거나 기존 사업체를 육성하는 밀착 지원 사업입니다. 원래 관광두레 사업은 2013년도부터 시작됐습니다. 전국에는 50개 지역 200여 개 주민사업체가 있고요. 전북 지역에는 3개가 있습니다.
◇ 송승민> 어디일까요?
◆ 오충섭> 완주 전주가 있고요. 정읍이 4번째로, 정읍시 주민을 대상으로 뽑고 있습니다.
◇ 송승민> 지역에서 살고 계시는 분들이면 다 신청할 수 있는 건가요?
◆ 오충섭> 그렇습니다. 정읍 시민이면 되고 3인 이상 지역 콘텐츠로 창업을 희망하시면 누구나 가능합니다.
◇ 송승민> 관광공사에선 어떤 지원을 해주시나요?
◆ 오충섭> 관광두레 신청은 두 가지 종류입니다. 하나는 창업하는 경우이고 기존 관광 사업자가 육성 지원 형태로 참가하셔도 됩니다. 역량 강화를 위해서 교육이나 견학을 하거나 홍보 디자인, 법률 세무 컨설팅과 같은 세무 상담 등을 해주는 경우가 있고요. 신사업을 위한 파일럿 마케팅 지원을 해 줍니다. 단계별로 지원금이 다른데요. 최대 5년, 한 1억여 원까지 지원이 가능합니다.
◇ 송승민>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게 이번 사업의 가장 중요한 취지겠죠.
◆ 오충섭> 아무래도 지역은 제조업 공장을 짓더라도 자동화 때문에 고용 창출이 더 이상 안 되거든요. 그래서 정읍 시민이 고유한 그 지역의 콘텐츠를 관광 분야와 접목해서 정읍만의 유니크한 관광 콘텐츠 사업을 전개하는 게 중요하고요. 기존 관광 분야와 다른 점은 그 주체가 지역 주민이면서 협업을 해야 된다는 점, 또 하나는 관광 피디라는 시스템입니다.
◇ 송승민> 관광 피디
◆ 오충섭> 피디들은 결국 주민사업체들을 발굴하고 창업이나 육성 지원하고요. 컨설팅하고 콘텐츠를 모니터링 해드립니다. 그래서 성장 단계별로 주민사업체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송승민> 관광두레가 직접 상품을 개발해서 안착한 성공 사례 있을까요?
◆ 오충섭> 전주 전라감영 뒷편에 웨리단길이 있습니다. 전라감영이라는 이 사업체는 막걸리를 직접 제조하기도 하고 시음을 하고 전북 전통주를 팔기도 합니다. 이게 굉장히 반응이 뜨겁고요. 두 번째는 임실인데요. 임실 토마토 농가로 구성된 임실 레드팜 협동조합이라고 작년에 엄청난 성과를 올렸습니다. 2024년 국제발효식품엑스포에서 음식경영대회 1등을 했습니다. 작년엔 토마토 김밥으로 매우 인기를 끌었고요. 완주는 공동체 공간 수작이라고 5명이 만드신 건데 작년과 올해 참발효어워즈 막걸리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어요. 작년에는 대한민국 우리술품평회 약주 부문에서 TOP 20로 선정됐습니다. 지금은 전통주 시음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팔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완주에 반줄이라고 있어요.
◇ 송승민> 반줄?
◆ 오충섭> 이름이 특이한데 소양고택이나 아원고택 같은 데서 싱잉볼 하면서 명상도 하고 요가도 하고 치유 음식 같은 것도 관광 상품화 하고 있는데, 작년에 지방관광 특화상품 개발 공모 사업에서 당첨이 돼서 취미 전문 앱이 있어요. 프랩과 협업해서 여행 상품으로 관광객들부터 매우 좋은 반응을 일으켰어요. 그리고 올해도 소양고택 아원고택과 협업해서 계속 운영할 예정입니다.
◇ 송승민> 주민들이 직접 발굴하다 보면 확실히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는 편인가요?
◆ 오충섭> 그럼요. 지역은 지금 소멸하기 때문에 뭔가 조치가 필요하거든요. 지역의 지속 가능한 콘텐츠를 지역 주민이 관광과 어떻게 결합시키느냐가 핵심입니다. 모든 지자체는 청년 일자리 창출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달달구리'라고 완주에 지역 특산품이라고 하면 생강 곶감 딸기가 있는데, 이걸로 베이글이나 디저트를 만든 게 히트를 쳐서 EBS 방송 촬영을 하고, 해피빈 펀딩도 두 차례 걸쳐서 받았습니다. 다른 하나는 임실에 있는데요. 재갈재갈. 이름이 특이하죠.
◇ 송승민> 다 귀엽습니다.
◆ 오충섭> 창작 공방인데 임실만의 화투를 만들어서 잼있는 기념품도 만들고 임실치즈축제, 순창고추장축제, 떡볶이축제 등 각종 축제에도 직접 참여합니다. 저도 본사에 있을 때는 관광 두레가 뭐 하는지 잘 몰랐거든요. 여기 와서 보니까 진짜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한 굉장히 필요한 사업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정읍시청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2025 관광두레 신규주민사업체 공모 사업설명회. 정읍관광두레 제공 ◇ 송승민> 지사장님은 K-관광의 패러다임을 바꾼 분으로 유명하신데, '범 내려온다' 이걸 총괄했던 분으로 유명하시잖아요.
◆ 오충섭> 제가 최근에 운이 무척 좋습니다. 범 내려온다 시즌1도 완주 아원고택에서 찍었고 전주 수목원에서 찍었고 시즌2 원슈타인이라는 힙합 미녀도 전주 수목원과 아원고택에서 찍었는데 앞으로 전북지사에서 하고 싶은 게 3가지 정도인데요. 첫 번째는 올림픽을 계기로 대대적 캠페인 전개와 두 번째는 새만금을 해양관광 중심지로 만들자, 세 번째는 전주를 글로벌 관광 허브 도시로 만들자.
원주에 본사가 있기 때문에 그 현장을 봤어요. 강원도 평창 양양 속초가 발전해 나가는 모습. 제가 그때 한류 담당하면서 평창 동계올림픽 K-POP 콘서트를 고척돔에서 했고 드라마 평창올림픽 기념 콘서트도 했고 다양한 거를 했어요. 우리가 처음엔 무모한 시대라고 했어요. 올림픽 그게 결국은 꿈과 희망이거든요.
강원도 보면 동계올림픽으로 엄청난 인프라가 구축이 돼서 지금 핫해졌잖아요. 광주나 대구랑 협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에 대광법도 통과했잖아요. 광역통신교통망이 확충될 거라 생각해서 전북도와 대대적으로 캠페인을 내년에 전개하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새만금은 간척지 이미지거든요. 간척지뿐만 아니라 해양관광 이미지로 브랜딩하고 싶어요. 그래서 섬에서 해양관광 트래킹을 해요. 문체부, 해양수산부와 앞으로 몇 년간 해양관광을 추진하려고 하고 있고요. 실제 여행업계분들이 부안의 해안 트래킹이나 군산의 말도 명축도 K-관광섬에 대해서 훌륭한 아름다운 코스라고 해요.
세 번째는 전주의 관광 허브 도시화인데 앞으로 3년 후 컨벤션센터와 미술관이 들어서잖아요. 컨벤션이나 대형행사는 미리 유치를 해야 돼요. 지금부터 TF 조직을 짜서 끌어와야지 3-5년 후 바로 시작을 할 수 있어요.
또 미술관인데 안도 다다오나 빌바오의 프랭크 게리 등 훌륭한 건축가가 짓는 것도 좋지만 내부에 전시물이 많아야 돼요. 그럼 전북 아티스트 출신이나 전북 기업 성공하신 분들이 기부를 해서 미술품을 어떻게 전시할 건가 계획을 세워야 돼요. 십시일반 해서 우리가 진정으로 전북 전체의 관광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송승민> 시간이 부족하실 것 같아요.
◆ 오충섭> 작년에 스티브 바라캇이라는 글로벌 피아니스트와 대금, 가야금을 연결해서 전주 랩소디를 만들었어요. 유튜브 조회수가 100만 가까이 육박하고 있는데, 이런 다양한 예술과 관광을 접목하고 지역 아티스트를 활용한 이런 게 결국은 전북 관광, 전북의 미래 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 송승민>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한국관광공사 전북지사 오충섭 지사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