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월드IT쇼 삼성전자 부스에 위치한 갤럭시S25로 AI 기능을 경험해 봤다. 박성은 기자"2025년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 일정을 찾아서 삼성 캘린더에 저장해 줘"
2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ICT(정보통신기술) 전시회 2025 월드IT쇼 삼성전자 부스에 비치된 갤럭시 S25에 마라톤 일정을 짜달라고 하니, 구간별 페이스 조절과 뛰는 방법 등 구체적인 팁을 제공해 줬다. 마라톤 일정을 캘린더에 저장하고 친구에게 공유해 달라고 말하니, 직접 메시지를 작성해 확인을 요청했다. AI를 실행하는 데만 손가락을 움직이면 됐다. 그야말로 '비서'가 따로 없었다.
각양각색의 'AI 에이전트' 도래
지난 2008년 이후 매년 개최하고 있는 월드IT쇼에서 올해 삼성전자·LG전자·SK텔레콤·KT 등 국내 기업들은 올해 슬로건인 'AI로 디지털 대전환, 과학기술로 미래 선도'에 맞춰 AI에 집중했다. 특히 부스들을 하나씩 뜯어보니, 공통적으로 'AI 에이전트'가 눈에 띄었다.
2025 월드IT쇼 삼성전자 부스. 박성은 기자이번 전시회에서 삼성전자는 갤럭시 S25에 올인했다. 전시관 입구에 '삼성' 로고 아래에도 'Galaxy AI' 로고가 크게 걸려 있었다. 전시관에는 갤럭시 S25의 다양한 모델 수십여대를 설치해 놓고,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카메라 AI를 이용해 사진을 편집하는 법, 갤럭시 AI 기능을 활용하는 법 등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2025 월드IT쇼 LG전자 부스. 박성은 기자삼성전자 바로 옆에 위치한 LG전자는 '가전제품 강자'답게 가전에서 경험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에 집중했다. 조그만 집 모형에 거실과 부엌, 세탁실로 나눠진 공간에 3인 가족의 일상을 보여줬다. 날씨에 맞는 옷을 추천하고, 샤워물의 온도를 자동으로 맞춰주는 등 일상에서 녹아든 AI 기술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재현했다.
2025 월드IT쇼 KT 부스. 박성은 기자'한옥마당'을 컨셉으로 한국적 AI를 내세운 KT는 한복을 입은 직원들이 직접 △K intelligence △어울림 마당 △기업 마당 △연구 마당 △배움 마당 △상생 마당 △놀이 마당 △즐거움 마당 총 8가지 구획을 소개했다.
SK텔레콤은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 컨셉으로 B2B(기업 대 기업) 기술부터, B2C(기업 대 개인) 서비스 등 다양한 AI 기술을 선보였다. SK텔레콤의 대표적인 에이전트 서비스인 '에이닷'과 맞춤형 구독 마켓 'T 우주'를 전시했다. 이외에도 SK그룹의 AI DC 역량이 결집된 관련 기술도 실제 서버 모양으로 재현된 부스에 소개됐다.
2025 월드IT쇼 SK텔레콤 부스. 박성은 기자CES 수상 기술혁신관 눈에 띄어…주요 기업 집중 아쉬워
기존에 소개된 AI 기술과 서비스를 화려하게 전시한 대기업들과 달리, '디지털혁신관'은 참신한 아이디어로 올해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인 'CES 2025'에서 수상한 스타트업들도 돋보였다.
2025 월드IT쇼 브이터치 부스. 박성은 기자
디지털 혁신관에 위치한 업체인 '브이터치'가 개발한 작은 반지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에는 놀라운 기능이 숨겨져 있다. 국내 최초 근접음성 인식 시스템을 학습시켜 입에 가까이 가져다 대면, 디바이스의 다양한 앱들을 자율자재로 제어할 수 있다. 휴대폰을 직접 조작하지 않아도 반지에 "10분 뒤 알람 맞춰줘"라고 하자, 곧바로 휴대폰 기본 알람이 설정됐다. '브이터치'는 국내 중소기업 중 최다 CES 수상 기업이다.
2025 월드IT쇼 에이슬립 부스. 박성은 기자숨소리로 수면 상태를 확인하고, 수면 솔루션을 제공하는 '에이슬립'도 디지털 혁신관에 위치해 있었다. 기존 수면 시스템은 맥박으로 수면 상태를 구분하지만, '에이슬립'은 마이크만 켜두면 된다. 올해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에이슬립'은 현재 경동나비엔의 온수배트와 SK텔레콤 '에이닷'에도 적용돼 있다.
이번 월드IT쇼에는 17개국 450개 국내외 기업과 연구개발(R&D) 기관이 참가해 IT 기술을 선보였다. 지난해보다 해외 참가국이 2배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입장이 지연될 만큼 수많은 인파가 전시회를 찾았다.
다만 대다수의 인파가 일반 부스보다 10배 이상 규모로 꾸려진 국내 주요 기업들 부스에 몰리면서 중소기업 부스는 오후가 되자 관람객이 뜸한 모습도 눈에 띄었다. 현장에서는 관람객의 집중이 됐던 국내 주요 기업들은 이미 올해 개최된 CES와 최대 모바일 박람회인 MWC에서 보여줬던 기술과 제품을 다시 한번 선보이는 데 그쳤다는 점이 아쉽다는 반응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