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국민의힘에서 "권력에 줄 서는 정치가 결국 계엄과 같은 처참한 결과를 낳았다"며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24일 국민의힘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은 당 정강·정책 방송 연설에서 "지난 4년 정치는 점점 더 나빠졌다. 저희 국민의힘의 행태 역시 국민들께 머리를 들지 못할 정도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통령의 심기를 살피며 두 명의 당대표를 강제로 끌어내렸고,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후보를 눌러 앉히기 위해 수십 명의 국회의원들이 연판장을 돌리기까지 했다"며 "그런 움직임을 추종했거나 말리지 못한 정치, 즉 권력에 줄 서는 정치가 결국 계엄과 같은 처참한 결과를 낳았다"고 반성했다.
이어 "그렇게 당이 만만했기 때문에 대통령도 계엄 계획을 당에 사전 통보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알았더라면 당내 많은 이들이 용산으로 달려가 결사코 저지했을 것이다. 얼마 전 파면 당하고 사저로 돌아간 대통령은 '이기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무엇을 이겼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당에 남겨진 것은 깊은 좌절과 국민의 외면뿐"이라고 했다.
다만 계엄의 원인이 더불어민주당에게도 있다는 점을 짚기도 했다.
윤 원장은 "계엄은 이 모든 것의 시작이 아니라 너무나 혐오스러우면서도 익숙한 우리 정치의 고름이 터진 결과"라며 "3년 전 새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바로 그날부터 다수당은 대통령 탄핵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세기도 어려울 만큼 많은 공직자들을 탄핵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리 차분히 바라본다 해도 지난 3년은 다수당이 의석 수로 정부를 무력화시킨 무정부상태였다"며 "국민의힘의 잘못을 회피하려고 드리는 말씀이 아니다. 이런 정치가 그대로인데, 정권만 바뀐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붕이 오래돼 비가 새고 쥐고 끓으면 새 지붕으로 싹 갈아엎듯이 이제 나라의 지붕을 갈아야 할 때"라며 "6월에 세워질 대한민국의 새 지도자는 징글징글한 정쟁을 뛰어넘어 국민 수준에 맞는 정치가 비로소 시작될 수 있도록, 그래서 한국 경제가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도록 새판을 까는 역할을 해야 한다. 국가 정상화 그리고 경제 안정"이라고 강조했다.
차기 대통령을 향한 제언도 이어졌다.
윤 원장은 차기 대통령은 "취임 첫날 당적을 버림으로써 1호 당원이 아닌 1호 국민임을 천명해야 한다"며 "취임 즉시 거국내각을 구성해 경제 안정화를 위한 노력을 쏟되 정쟁과 완전히 분리시켜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비정상적인 위기를 바로잡고 즉시 물러나는 '3년 대통령'이어야 한다"며 "2028년 4월 총선과 동시에 대선을 치를 수 있게 하겠다는 약속을 국민께 드리고 실천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우리 정치도 이제 썩은 것을 도려내야 한다. 당장 밉다고 한쪽에 회초리질만 하는 건 고름에 반창고를 붙이는 것과 같다"며 "진영화된 정치를 누구보다 더 악랄하게 이용해 먹은, 그래서 증오와 대립을 유발했던 정치인들이 희희낙락하며 그대로라면 지금과 같은 증오의 정치가 반복되기밖에 더 하겠나"고 호소하기도 했다.